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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트랙] 뉴진스 - Hype Boy: 타이틀곡이 아니어도 오래 남았다

데뷔 앨범엔 타이틀곡이 셋이었다. 그런데 가장 늦게 조명받은 곡이, 결국 가장 오래 남았다

Odin Park기자
뉴진스.
뉴진스.

편집자주: '원 트랙'은 노래 한 곡을 통해 K팝 산업의 흐름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세 번째 편은 밈 하나로 3년 넘게 살아남은 곡, 뉴진스의 'Hype Boy'입니다.

2022년 8월 1일, 뉴진스는 데뷔 앨범 'New Jeans'를 발표하며 이례적인 전략을 택했다. 'Attention', 'Hype Boy', 'Cookie' 세 곡을 동시에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 중 가장 먼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Attention'이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뉴진스를 대표하는 곡으로 더 자주 언급되는 건 오히려 'Hype Boy'다.

탄생 배경

'Hype Boy'는 뭄바톤과 일렉트로팝을 결합한 청량한 사운드의 곡이다. 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 5인조로 구성된 뉴진스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으로 2022년 데뷔했는데, 데뷔 앨범부터 트리플 타이틀곡이라는 파격적인 구성을 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 곡 모두 공개와 동시에 국내외 차트를 강타했지만, 초반 화제성만 놓고 보면 'Attention'이 한발 앞서 있었다.

실제로 'Attention'은 공개 당일인 2022년 8월 9일 밤 11시, 멜론 톱100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이는 멜론 차트 개편 이후 데뷔곡 최초의 1위 기록이었고, 개편 이전을 기준으로 봐도 예능 방송 음원이 아닌 아이돌 곡으로는 2016년 블랙핑크의 '휘파람' 이후 6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 진입 순위에서도 'Attention'(82위)이 'Hype Boy'(116위)보다 앞섰다. 이런 초반 성적 덕분에 나무위키를 비롯한 여러 평가에서는 'Attention'이 뉴진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으로 꼽히기도 했다.

역전의 시작 — 밈이 만든 롱런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판도가 바뀌었다. 'Hype Boy'의 쿨하고 힙한 안무가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는 밈이 탄생했다. 이 밈은 단순한 온라인 유행어를 넘어 뉴스 기사에 인용될 정도로 파급력을 키웠다.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변정현은 원래 쓰던 닉네임을 버리고, 이 곡의 제목이 예쁘다는 이유로 닉네임을 아예 'Hype'로 바꾸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Hype Boy'가 정작 음악방송 1위는 한참 늦게 받았다는 것이다. 데뷔 35주 차인 2023년 4월 2일에야 SBS '인기가요'에서 첫 1위를 차지했다. 발매 초기 화제성에서는 'Attention'에 밀렸지만, 밈의 확산력을 등에 업고 뒤늦게 정상에 오른 셈이다.

성과 — 결국 역전한 스트리밍 지표

장기 흥행의 결과는 스트리밍 수치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해 9월 기준 'Hype Boy'는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7억 회를 넘어서며 뉴진스의 스포티파이 통산 네 번째 7억 스트리밍 곡에 등극했다. 이는 'Attention'의 5억 회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초반 화제성에서는 밀렸던 곡이 장기 스트리밍에서는 완전히 역전한 셈이다.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버전은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중 최초로 1억 조회수를 돌파하기도 했다. 발매 3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순위권에 꾸준히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Hype Boy'는 2020년대 대중음악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롱런한 곡 중 하나로 꼽힌다.

의미

'Hype Boy'가 보여주는 건 K팝 흥행 방식의 또 다른 축이다. Dynamite가 전략적으로 설계된 영어 싱글이었고 강남스타일이 의도치 않은 바이럴 확산이었다면, 'Hype Boy'는 그 중간 지점에 있다. 처음부터 세 타이틀곡 중 하나로 기획됐지만, 실제 흥행을 이끈 건 기획이 아니라 숏폼 플랫폼에서 자생적으로 퍼진 밈이었다. 이는 곡 하나의 성패가 발매 시점의 화제성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대중이 스스로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확산시키는 과정이 곡의 수명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한줄평

"먼저 주목받은 건 다른 곡이었지만, 끝까지 남은 건 밈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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