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K-바이오, 기대감 넘어 현금흐름 증명 시점"

키움증권이 2026년 8월 18일 발간한 제약·바이오 산업분석 리포트 'The New K-BIO'에서 국내 바이오 섹터가 단순 기술이전 이벤트 중심에서 실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입증하는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이 2026년 8월 18일 발간한 제약·바이오 산업분석 리포트 'The New K-BIO'에서 국내 바이오 섹터가 단순 기술이전 이벤트 중심에서 실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입증하는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커버리지 종목으로는 유한양행(목표주가 11만원)과 셀트리온(목표주가 25만원), 한올바이오파마(목표주가 8만원)에 매수의견을 제시했고, 바이오텍 관심종목 최선호주로 올릭스를 꼽았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은 기술이전과 임상 성공에 기대가 높아졌다가 실패와 반환을 경험하는 사이클을 반복해왔다"며 "이제는 이벤트보다 기대가 실제 가치로 이어진다는 신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HLB의 글로벌 3상 관련 불확실성, 알테오젠의 로열티율 공개,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이전 약물의 빅파마 개발 우선순위 하락 등 2026년 상반기에 집중된 악재들이 시장의 학습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리포트가 K-바이오 투자 프레임 전환을 주장하는 근거는 미국 바이오산업의 역사적 선례다. 2010년대 초 Gilead(소발디), Biogen(텍피데라), Regeneron(아일리아) 등이 잇달아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나스닥 바이오테크 지수(NBI)가 2010년부터 2015년 7월까지 394% 급등한 사례를 제시했다. 리포트는 "미국 바이오 섹터의 리레이팅은 특정 기업 한 곳의 성공보다, 실제로 돈을 버는 바이오텍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모델을 신뢰하기 시작할 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변곡점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 이 리포트의 핵심 주장이다. 알테오젠이 MSD와 체결한 ALT-B4 플랫폼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Keytruda Qlex)'는 2025년 9월 미국 FDA 승인을 받고 같은 달 판매를 개시했다. 2026년 4월 보험 청구 코드(J-Code)를 부여받은 후 2분기 매출은 4억6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62% 급증했다. SC 전환율도 1분기 1.6%에서 2분기 5.5%로 올랐다. MSD 측은 향후 12~18개월 내 전환율이 30~4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한양행·오스코텍이 J&J에 기술이전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2024년 8월 미국에서 'Lazcluze'로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리포트는 기술이전 이후 6년 만에 상업화를 달성한 사례로 평가했다. 다만 2분기 미국 처방액은 약 3000만 달러 수준으로, 경쟁약인 타그리소 대비 처방 침투율 상승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솔직하게 지적했다. 리포트는 "올해 하반기에도 침투율 상승이 제한적일 경우, 단순한 출시 초기 램프업 문제를 넘어 의사들이 OS(전체생존) 개선 효과보다 타그리소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더 중요시하는 구조적 요인인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두 제품의 로열티 유입 규모는 아직 초기 단계다. 키움증권은 2025년 기준 국내 주요 기술이전 품목에서 발생한 로열티 유입액이 약 140억원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2026년에도 300~40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지만, 2027년부터 시장 침투율에 따라 700억~1400억원, 2029년 이후에는 수천억원대로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리포트는 투자 전략으로 'Cash Flow + Growth'를 동시에 갖춘 기업을 선별할 것을 권고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처방 확대와 유한화학의 고마진 원료의약품 수주 증가(2026년 5월 길리어드와 2102억원 규모 공급계약 체결)를 근거로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의 하반기 미국 출시(올릭클로 2025년 유럽 매출 993억원 달성)와 짐펜트라 RA 적응증 확대를 주요 모멘텀으로 꼽았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27년 예정된 그레이브스병(GD)·중증근무력증(MG) 임상 결과 발표를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고 봤다. 이번 리포트에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신규 커버리지(BUY, 목표주가 8만원)로 처음 편입됐다.

다만 이 리포트가 제시하는 전망은 낙관적 가정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후기 파이프라인의 로열티 추정치는 에이비엘바이오 담도암 치료제의 FDA 허가 획득, 아리바이오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3상 성공 등 개별 임상이 모두 성공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글로벌적으로 3상 실패가 반복된 영역이며, 에이비엘바이오 담도암 치료제(토베시미그)는 2차 평가지표인 전체생존(O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FDA가 현재 데이터를 허가 근거로 인정할지가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기술이전의 질적 수준에 대한 평가 기준 변화도 주목할 대목이다. 리포트는 "기술이전도 단순히 계약 체결 여부가 아니라 계약금(업프런트)과 단기 마일스톤, 로열티율, 파트너의 개발 의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이후 국내 기술이전 계약금이 최대 마일스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2%에 불과하며, 실제 계약 체결 시 유입되는 현금과 발표 기준 총 계약 규모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점을 데이터로 제시했다.

블랙록이 2026년 8월 기준 유한양행 지분 6.5%, 알테오젠 5.03%를 보유하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K-바이오 지분 확대 움직임도 이 리포트가 주목하는 신호 중 하나다. 다만 리포트 자체도 "블랙록은 ETF와 인덱스 자금을 대규모로 운용하므로 패시브 자금 유입이나 지수 리밸런싱 효과가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K-바이오 전반에 대한 해외 기관의 적극적 투자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스스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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