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쇼핑/인바운드

크래프톤, AI 전담조직 신설…게임사 수익 판도 바꾸나

크래프톤이 인공지능(AI) 사업화를 전담하는 독립 조직을 신설하며 게임 산업과 AI 기술의 결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연구개발(R&D) 차원을 넘어 수익 창출과 운영 효율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 전략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Odin Park기자
크래프톤, AI 전담조직 신설…게임사 수익 판도 바꾸나

크래프톤이 인공지능(AI) 사업화를 전담하는 독립 조직을 신설하며 게임 산업과 AI 기술의 결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연구개발(R&D) 차원을 넘어 수익 창출과 운영 효율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 전략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2026년 상반기 기준 AI 사업화 전담 조직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 조직은 기존 기술 개발 부서와 별개로 운영되며, AI 기반 신규 수익 모델 발굴과 함께 내부 업무 프로세스의 자동화·효율화를 동시에 담당하는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닌, 크래프톤의 중장기 사업 전략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AI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주력 타이틀 '배틀그라운드(PUBG)'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구조적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연간 매출에서 PUBG 관련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신작 출시 주기가 길고 흥행 리스크가 큰 게임 산업 특성상, AI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게임 개발 비용 자체를 줄이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AI는 게임 개발 비용 절감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게임 내 NPC(비플레이어 캐릭터) 대화 생성, 배경 그래픽 자동 생성, 품질보증(QA) 자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도입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AI 도구를 적극 도입한 게임사는 개발 기간을 평균 20~30%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인건비 절감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사례를 보면 크래프톤의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 AI 기반 게임 개발 도구 '코파일럿 포 게임'을 내부 스튜디오에 적용하며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유비소프트는 AI 스크립팅 도구 'Ghostwriter'를 개발해 NPC 대화 생성에 활용 중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자체 AI 연구소 'NC AI'를 통해 게임 내 AI 캐릭터 및 콘텐츠 자동 생성 기술을 상용화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게임사들이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크래프톤의 이번 조직 신설은 업계 표준을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 선점 경쟁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게임 개발 현장에서는 AI 도입이 창의성보다 효율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흐를 경우, 게임의 고유한 예술적 완성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게임학회 관계자는 "AI가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세계관 설계나 스토리텔링 같은 창작 영역에서는 여전히 인간 개발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며 "AI 전담 조직이 개발 철학을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기술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 데이터 편향, 이용자 경험 저하 등도 선결 과제로 꼽힌다.

투자 시장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크래프톤의 이번 조직 신설이 AI 관련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AI 사업 부문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가 재평가를 이끌어낸 것처럼, 게임사도 AI 전환 서사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반 수익 모델을 공식화한 게임사들의 주가는 발표 직후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크래프톤의 AI 전담 조직이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째는 AI 기술을 게임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내부 역량의 내재화, 둘째는 AI 서비스 수익화를 위한 외부 파트너십 또는 플랫폼 구축, 셋째는 AI 윤리 및 이용자 신뢰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질 경우 AI 전담 조직은 조직 개편의 외형만 갖춘 채 실질적 전환에 실패하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

크래프톤의 이번 결정은 한국 게임산업이 AI 시대에 어떤 생존 전략을 택할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콘텐츠 제작의 도구로 AI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자체를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게임사의 정체성 재정의를 요구한다. 크래프톤이 이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경우, 국내 게임업계 전체에 새로운 사업 모델의 기준점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공유X

관련 기사

데브시스터즈, 주가 반등 신호탄 쏘아올리나
K콘텐츠/쇼핑/인바운드

데브시스터즈, 주가 반등 신호탄 쏘아올리나

데브시스터즈(194480)의 주가가 2026년 하반기 들어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때 '쿠키런' 지식재산권(IP) 하나에 의존한다는 구조적 한계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이 회사가 다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복합적인 요인들을 짚어봤다.

Odin Park
김범석 총수 지정 막은 쿠팡, 7월 15일이 진짜 분기점
K콘텐츠/쇼핑/인바운드

김범석 총수 지정 막은 쿠팡, 7월 15일이 진짜 분기점

쿠팡에게 3주가 남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총수로 지정한 처분의 효력이 7월 15일까지 법원에 의해 멈춰 있다. 이날 이후 법원이 효력 정지 연장을 불허하면 사익편취 금지·친인척 자료 제출·해외 계열사 공시 등 전방위 규제가 쿠팡에 한꺼번에 쏟아진다. 쿠팡은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공정위는 지난 4월 29일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 개인으로 변경했다. 쿠팡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2021년 이후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가 이 결정을 내린 핵심 근거는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다. 김유석 씨는 사내에서 미국명 '유 킴'으로 불렸지만 부사장급으로 쿠팡 내 최상위 등급에 해당한다고 공정위는 파악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 예외 요건 중 하나가 '친족의 국내 계열사 경영 비참여'인데, 이 요건에서 벗어났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쿠팡에 적용되는 규제 강도가 한층 세진다. 사익편취 금지, 친인척 자료 제출 의무, 김 의장이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해외 계열사 현황 공시 등이 새롭게 적용된다. 지금까지 법인을 동일인으로 유지하면서 이 규제들을 피해온 쿠팡 입장에서는 경영 전반에 걸쳐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김 의장이 지분을 보유한 해외 계열사 현황까지 공시 대상에 포함되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쿠팡의 글로벌 지배구조가 상당 부분 드러나게 된다. 쿠팡은 즉각 반발했다.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처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냈다. 서울고법 행정7부는 직권으로 이 처분의 효력을 7월 15일까지 정지했다. 지난 6월 16일 진행된 심문에서 쿠팡 측은 "공정위가 에쓰오일·지엠대우 같은 외국계 기업도 국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는데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쿠팡만 개인으로 바꿨다"며 신뢰 보호 원칙과 평등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위 측은 "규제 공백은 회복 불가능한 손해"라며 집행정지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 7월 15일 이후의 시나리오는 두 갈래다. 법원이 집행정지 연장을 허용하면 본안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규제 적용이 미뤄진다. 반면 연장이 불허되면 김범석 의장 동일인 지정 효력이 즉시 발생하면서 전방위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행정소송 본안에서 쿠팡이 최종 승소하지 않는 한 규제 적용을 막을 방법이 없어진다. 쿠팡 입장에서는 3주 뒤 법원의 판단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이번 갈등의 출발점은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태다. 2025년 11월 발생한 비인가 무단 접근으로 가입자 이름·이메일 등 3367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전화번호·주소가 포함된 배송지 목록은 1억4000만회 조회됐다. 국내 쿠팡 가입자 대부분에 해당하는 규모다. 쿠팡은 고객 1인당 5만원의 구매이용권을 보상안으로 제시했지만 이용률이 저조한 서비스에 금액을 편중 배분하고 탈퇴자는 재가입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구조여서 '보상을 빙자한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사태가 공정위를 자극해 김범석 동일인 지정 논의를 앞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이 포춘 500 132위에 오르며 연매출 345억달러를 기록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이, 국내에서는 총수 지정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 이미지와 국내 규제 당국과의 정면 충돌이라는 이중적 구도가 7월 15일을 기점으로 어떤 방향으로 결론날지 주목된다.

Odin Park
스트레이키즈·트와이스가 먹여살리는 JYP…저연차 IP 수익화가 리레이팅 관건
K콘텐츠/쇼핑/인바운드

스트레이키즈·트와이스가 먹여살리는 JYP…저연차 IP 수익화가 리레이팅 관건

JYP엔터테인먼트가 2025년 매출 36.6% 증가라는 호실적을 냈지만, 그 성장의 실질적 무게는 스트레이키즈와 트와이스 두 그룹에 집중돼 있다.

Odin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