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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힙 최초로 받아든 랩게임 '졸업증명서'

빌스택스의 은퇴작 《Live Fast Die Skrt》, 끝까지 살아남은 래퍼의 마지막 기록

Odin Park기자
국힙 최초로 받아든 랩게임 '졸업증명서'

힙합에서 은퇴는 흔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번복된다. "마지막"이라고 말한 래퍼가 몇 년 뒤 다시 마이크를 잡는 일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그래서 빌스택스의 《Live Fast Die Skrt》는 더 특별하다. 단순히 커리어의 마지막 앨범이 아니라, 수십 년간 한국 힙합 최전선에서 살아남은 래퍼가 스스로 무대를 내려오며 남긴 은퇴작이기 때문이다.

이 앨범에는 더 이상 증명하려는 욕심이 없다. 누군가를 디스하거나 유행을 좇지도 않는다. 젊은 래퍼들과 경쟁하려는 기색도 없다. 대신 자신의 커리어를 조용히 정리하며, 랩이라는 인생을 담담하게 마무리한다.

과거 바스코 시절부터 빌스택스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한국 힙합을 살아왔다. 언더그라운드와 메이저를 모두 경험했고, 힙합 신의 흥망성쇠를 온몸으로 통과했다. 누구보다 많은 논란과 부침을 겪었지만 끝내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그래서 《Live Fast Die Skrt》는 화려한 피날레를 선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뺀다. 랩은 여전히 날카롭지만 과시하지 않고, 비트는 절제돼 있으며, 분위기는 담담하다. 오랜 시간을 버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앨범 전체를 감싼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서 특별한 앨범'이 아니라, 마지막이기에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었던 앨범이라는 점이다. 더 이상 차트를 의식할 필요도, 자신의 위치를 증명할 이유도 없다. 경쟁을 끝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우승 트로피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학교를 가장 잘 다닌 학생에게 주어지는 것은 상장이지만, 끝까지 과정을 마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은 졸업장이다.

빌스택스 역시 한국 힙합이라는 긴 학교를 끝까지 걸어온 몇 안 되는 래퍼다. 그리고 《Live Fast Die Skrt》는 그가 랩게임으로부터 받아든 졸업증명서다.

★★★★☆ (4.0/5.0)

한줄평

"우승보다 어려운 것은 완주다. 《Live Fast Die Skrt》는 빌스택스가 한국 힙합에 남긴 가장 품위 있는 작별 인사이자, 랩게임이 건넨 졸업증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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