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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티타늄 힌지, 폴더블 폰의 숙명 '주름'을 정복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차세대 폼팩터로 자리 잡은 폴더블 폰이 오랜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분기점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5년 7월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티타늄 기반 힌지 구조를 공식 적용한 신기술을 첫 공개하면서, 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적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Odin Park기자
삼성 티타늄 힌지, 폴더블 폰의 숙명 '주름'을 정복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차세대 폼팩터로 자리 잡은 폴더블 폰이 오랜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분기점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5년 7월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티타늄 기반 힌지 구조를 공식 적용한 신기술을 첫 공개하면서, 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적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화면 중앙에 생기는 '크리즈(Crease)', 즉 접힘 주름이었다. 삼성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와 플립 시리즈 모두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 폰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 중 약 43%가 '화면 내구성과 주름'을 핵심 기피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가격(38%) 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기술의 핵심은 힌지 구조에 항공우주 소재로 쓰이는 티타늄 합금을 적용한 것이다. 기존 스테인리스 스틸 대비 강도는 유사하면서도 무게는 약 40% 가벼운 티타늄은, 힌지의 정밀한 각도 제어를 가능하게 해 화면이 접힐 때 가해지는 응력(stress)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폴리이미드(PI) 필름 기반 디스플레이 패널에 가해지는 물리적 변형을 최소화함으로써, 주름의 가시도를 기존 대비 30~4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연구개발 관계자는 "티타늄 소재의 특성상 반복 굴곡 내구성이 스테인리스 대비 월등히 높으며, 10만 회 이상의 개폐 테스트에서도 힌지 변형률이 현저히 낮게 측정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은 애플이 아이폰 15 프로 시리즈에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하며 소재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 전략을 폴더블 내부 구조에까지 확장한 셈이다.

이 기술의 상업적 의미는 단순한 소재 교체를 넘어선다. 폴더블 시장은 2023년 전 세계 출하량 약 2,000만 대에서 2027년 1억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IDC의 전망이 나오는 성장 시장이다. 그러나 주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중화의 벽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폴더블 폰의 주요 수요층이 하이엔드 얼리어답터에 국한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었다.

경쟁사들의 행보를 보면 기술 격차의 윤곽이 더 뚜렷해진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물방울 힌지' 구조로 주름을 일정 부분 줄였으나,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인해 첨단 소재 수급에 제약이 크다. 구글은 픽셀 폴드 시리즈에서 힌지 내구성에 주력했지만 주름 개선 측면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삼성은 갤럭시 Z 폴드7 이후 라인업에 이번 티타늄 힌지를 순차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 낙관론에만 기댈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의 한 연구위원은 "주름을 줄이는 것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물리적으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유리 기반 초박막 커버글라스(UTG)의 굴곡 반경 한계를 극복하지 않는 한, 힌지 개선만으로는 구조적 주름 자체를 제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30~40% 개선'이 실사용 환경에서 얼마나 체감될지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가격 문제도 변수다. 티타늄은 스테인리스 대비 원자재 비용이 수배에 달한다. 이미 200만 원을 상회하는 폴더블 폰의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 대중화 전략과 충돌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울트라 라인업에만 티타늄 힌지를 적용하고 중간 라인업은 기존 소재를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소재 혁신이 시장 흐름을 바꿔온 선례는 분명히 있다. 애플이 알루미늄 유니바디 구조를 맥북에 도입했을 때, 그리고 사파이어 글라스 대신 강화 세라믹 실드를 아이폰 12에 적용했을 때 모두 업계 표준이 재편됐다. 삼성의 티타늄 힌지가 단순한 마케팅 포인트를 넘어 폴더블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할 수 있을지, 향후 1~2년의 출하량 데이터와 소비자 만족도 지표가 그 답을 줄 것이다.

폴더블 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다음 챕터'로 확실하게 도약하려면 기술·가격·소비자 경험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맞아 떨어져야 한다. 삼성의 티타늄 힌지는 그 첫 번째 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되지만, 나머지 두 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이 기술이 시장의 변곡점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프리미엄 라인업의 스펙 항목 하나로 머물지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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