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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테이지] 웨이션브이: 한한령이 만든 이름, 그 이름으로 다시 컴백하다

한한령을 우회하기 위해 'NCT V' 대신 태어난 웨이션브이는 멤버 이탈과 정체성의 변화를 겪으며 5인 체제로 재편됐고, 설립 취지였던 '중국 시장 전용'이라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다시 증명해야 하는 컴백을 시작했다

Odin Park기자
웨이션브이.
웨이션브이.

웨이션브이(WayV, 威神V)는 SM엔터테인먼트와 중국 기업의 현지 합작 레이블 '레이블 브이(LABEL V)' 소속의 남성 그룹으로, 2019년 1월 17일 데뷔했다. 데뷔 당시 멤버는 쿤·텐·윈윈·루카스·샤오쥔·헨드리·양양 7명이었다. 팀명은 파도가 인다는 뜻의 영단어 'wavy'와 발음이 비슷한데, 이는 데뷔 전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상 속 멤버 윈윈이 꿨다는 꿈 내용과 일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장 스토리 — 원래 이름은 'NCT V'였다

웨이션브이의 탄생 배경은 K팝 산업이 마주한 지정학적 제약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유통이 사실상 막히자, SM은 '한국 그룹'이 아니라 '중국인 멤버로 구성된 그룹'을 통해 우회적으로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2021년 카이스트 특별강연에서, 원래 'NCT V'라는 팀명으로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한한령 때문에 팀명을 웨이션브이로 바꿨다고 직접 밝히며 이 그룹이 애초부터 NCT의 중국 현지화팀으로 기획됐음을 확인해줬다.

이 전략은 세부적인 곳에서도 드러난다. 데뷔곡 'Regular'는 선배 그룹 NCT127의 정규 1집 타이틀곡과 동일한 곡인데, "CT 앞에 N 붙여"라는 원곡 가사가 수정 없이 그대로 포함됐다. 이를 두고 SM이 중국 당국의 감시를 피하면서도 'NCT'라는 원래 정체성을 은근히 드러내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세계관 역시 데뷔 시점부터 NCT와 연결돼 있었다. 이 때문에 한때 팬들 사이에서는 웨이션브이가 한한령으로 태어난 "홍길동"(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존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슈 — 멤버 변동을 겪으며 5인 체제로, 8개월 만의 신보

고정 그룹임에도 웨이션브이는 유독 멤버 구성 변화가 잦았다. 2021년 8월 루카스가 여러 여성과의 교제 및 가스라이팅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했고, 약 2년 만인 2023년 5월 공식 탈퇴했다. 중국 활동에 집중해온 윈윈 역시 웨이션브이가 한국 활동을 본격화한 2024년부터 앨범과 활동에 불참해오다, 2026년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완전히 떠났다. 현재 웨이션브이는 쿤·텐·샤오쥔·헨드리·양양 5인 체제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웨이션브이는 지난 10일 여덟 번째 미니앨범 'Vision Wings(비전 윙스)'로 컴백했다. 지난해 12월 발매한 겨울 스페셜 앨범 이후 8개월 만의 신보다. 타이틀곡 '鸢(비전 윙스, 솔개)'의 중국어·영어 버전을 포함해 총 7곡이 수록됐는데, 특히 '鸢(솔개)'·'源(근원)'·'圆(완전함)'·'元(시작)'·'愿(소원)'·'园(낙원)' 등 발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중국어 단어들을 각 곡의 키워드로 삼아, 그룹을 움직이는 본질적인 힘에 대한 메시지를 유기적으로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웨이션브이는 오는 9월 12~13일 서울 KBS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 투어 'BORN THIS Way'도 예고했다.

향후 과제 — '한한령 우회'라는 존재 이유가 흔들릴 때

웨이션브이의 존재 이유는 처음부터 명확했다. 한국 그룹으로서는 넘을 수 없는 중국 시장의 벽을, 중국인 멤버로 구성된 그룹을 통해 우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의 핵심 전제 자체가 최근 몇 년 사이 흔들리고 있다. 애초에 그룹의 상징성과 다름없던 윈윈(가장 먼저 중국 활동에 집중하며 그룹 정체성을 지탱해온 멤버)이 결국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났고, 루카스의 조기 탈퇴까지 겹치며 7인 완전체는 데뷔 당시의 기획 의도와 점점 멀어진 모습이 됐다.

여기에 최근 웨이션브이가 한국 활동에 무게를 싣는 흐름도 눈에 띈다. 이는 역설적으로 "중국 시장 전용 그룹"이라는 설립 취지가 시간이 지나며 다소 희석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신보에서 중국어 동음이의어 활용이라는 정체성을 여전히 힘주어 강조한 것도, 어쩌면 그룹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스스로 확인시키려는 시도로 읽힌다. 한한령이라는 특수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태어난 웨이션브이가, 그 배경이 흐려지는 시점에도 독자적인 팀 색깔과 존재감을 계속 증명해낼 수 있을지가 이제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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