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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대 34% — 코스닥이 코스피의 절반밖에 못 오른 이유

같은 1년, 같은 한국 증시 안에서 이렇게 다른 두 개의 그래프가 그려질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1월 2일~12월 26일) 코스피 지수는 약 7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34%로, 코스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

72% 대 34% — 코스닥이 코스피의 절반밖에 못 오른 이유

2025년 한 해의 격차였다. 그런데 2026년 6월, 코스피가 9,000을 뚫는 동안 그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9배까지 벌어졌다

이 기사의 핵심 3줄

- 2025년 한 해 코스피는 72%, 코스닥은 34% 올랐다. 격차는 역대 최대로, 2000년 IT버블 붕괴 때보다 컸다. 그리고 2026년 6월에도 이 양극화는 이어지고 있다. - 코스닥이 소외된 이유는 단순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기대는 크지만 당장 돈을 버는 회사는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 정부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 국민성장펀드의 코스닥 자금 유입이라는 두 개의 카드를 준비해뒀다. 다만 이 카드들이 실제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같은 1년, 같은 한국 증시 안에서 이렇게 다른 두 개의 그래프가 그려질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1월 2일~12월 26일) 코스피 지수는 약 7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34%로, 코스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두 지수의 격차는 역대 최대치였고, 2000년 IT버블 붕괴 당시보다도 컸다. 코스피 지수를 코스닥으로 나눈 상대강도는 2025년 초 3.49에서 4.64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격차는 더 선명하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3,483조 2,977억 원으로 연초 대비 약 77% 늘었지만, 코스닥은 47.8% 증가한 509조 2,756억 원에 그쳤다.

이 격차는 2025년에 끝나지 않았다. 2026년 6월 19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시장에서는 "코스피 9천 사상 최고치 속, 코스닥 지수와 9배 괴리"라는 진단이 나왔다. "모든 투자자금이 삼전닉스로 향한다"는 표현과 함께 "천스닥(코스닥 1,000)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같은 날 보도됐다. 2025년의 양극화가 해를 넘겨서도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직접 주식시장 양극화를 언급할 정도로, 이 격차는 더 이상 시장 안의 이야기로만 머물지 않는다. 한 시장 분석에서 안주원 디에스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코스닥의 현실을 정확히 짚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기대 가치는 굉장히 많으나, 당장 돈을 버는 회사들은 없다"는 것이다.

같은 시기, 정반대의 외국인 수급

흥미로운 것은 이 격차가 외국인 수급에서는 정반대 그림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코스피에서 거센 매도세를 보이는 외국인이, 5월 한 달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는 3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의 반도체 대형주에서 자금을 빼낸 외국인이 코스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이미 시작됐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이 흐름이 코스닥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기엔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늘었다는 사실과,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를 따라잡았다는 사실은 다른 이야기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다수가 아직 본격적인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금이 들어와도 그 효과가 지수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지 않는다.

정부가 꺼낸 첫 번째 카드 — 옥석 가리기

정부가 마련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체질 개선이다. 다음 달부터 시가총액 200억 원 미만 기업의 퇴출이 시작되고,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 폐지도 시행된다. 한국거래소 로드맵에 따르면 시가총액 퇴출 기준은 현행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크게 높아지고, 2027년 200억 원, 2028년 300억 원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코스닥 우량주를 가려내는 승강제는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정책의 논리를 명확히 짚었다. "수익성이나 매출액이 매우 열악한 종목들이 상장폐지가 되면 우량주 종목으로 지수에 많이 기여를 하게 돼서 코스닥 지수가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실 기업을 걸러내 지수의 질을 높이는 방식인데, 다만 이 효과는 "중장기적"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당장 다음 달부터 상장폐지가 시작된다고 해서 코스닥 지수가 즉시 반등하는 것은 아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도 비슷한 시간표를 제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코스닥 지원 정책과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 활성화로 인해 벤처투자사 전반에 온기가 퍼질 전망"이라며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시가총액 미달 기업 상장폐지 확대 등은 코스닥 지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뢰도 제고는 내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하는 변화다.

정부가 꺼낸 두 번째 카드 — 150조 원의 물줄기

또 하나의 변수는 국민성장펀드다. 정부와 민간이 5년간 총 150조 원(공공 75조 원, 민간 75조 원)을 AI·반도체·바이오·2차전지·로봇 등 첨단전략산업에 투입하는 초대형 정책 펀드로, 2026년에는 30조 원이 집행될 계획이다.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6,000억 원 규모로 5월 22일부터 3주간 판매됐고, 선착순 방식으로 조기 완판됐다.

이 펀드가 코스닥에 의미를 갖는 이유는 자금 배분 구조에 있다. 개별 자펀드는 결성금액의 30% 이상을 비상장기업(최소 10% 이상)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최소 10% 이상)에 신규 자금으로 투입해야 한다. 반면 코스피 투자는 10% 이내로 제한된다. 이상헌 iM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이 구조를 정확히 짚었다. "국민참여형 펀드 6,000억 원이 완판됐는데, 그런 자금도 6월 중순 이후부터는 코스닥 시장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코스닥 반등의 또 다른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펀드에도 그늘은 있다. 과거 유사한 정책형 펀드들—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펀드, 문재인 정부의 국민참여형 뉴딜펀드—은 모두 "초기 과열 후 후반 부진"이라는 패턴을 반복했다. 정권 초반 정부 홍보로 자금이 몰리다가 정책 기조 변화나 경기 변동, 정권 교체를 거치며 외면받았고, 수익률은 대부분 예금금리 수준 이하이거나 마이너스로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 재정의 손실 우선 부담과 세제 혜택이라는 두 개의 안전장치를 더해 이 패턴을 피하려 하지만, 과거 사례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펀드 안내 자료에도 명시된 경고다.

신규 상장이라는 또 다른 변수 — 다만 숫자는 아직 크지 않다

코스닥의 기대감을 높이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신규 상장 흐름도 거론된다. 202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84곳(스팩 제외)으로 전년보다 4곳 줄었지만, 자금 조달 규모는 전년 대비 1,100억 원 늘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와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에서 비교적 활기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흐름을 '우량 기업의 대거 입성'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더 필요하다. 상장 건수 자체는 줄었고, 자금 조달 규모 증가도 코스피 대형주의 쏠림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신규 기업 유입이 동시에 진행되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의 '평균적 질'이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이 효과가 실제로 지수에 반영되려면 기존 부실 종목이 충분히 걸러지고 새로운 기업들의 실적이 누적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이 시차를 최소 1~2년으로 본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말의 의미

코스닥을 둘러싼 지금의 상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펀더멘털의 문제(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위 종목 구조)와 정책의 시차(체질 개선과 자금 유입 모두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정책)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5월 역대 최대 순매수는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이미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이지만, 그 관심이 지수 전체의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상장폐지 로드맵이 실제로 집행되고,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실제로 코스닥 기업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

반도체가 군계일학으로 빛나고, 조선·방산이 차례를 기다려 순환매로 화답받는 동안, 코스닥은 정책이라는 또 다른 시간표를 따라가고 있다. "아직은 때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되는 다음 달과 국민참여형 펀드 자금이 실제로 시장에 들어오는 6월 중순 이후의 흐름을 봐야 더 분명해질 것이다.

주목할 것: 7월 시가총액 200억 원 미만 기업의 실제 상장폐지 집행 규모, 그리고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자금의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 유입 첫 사례. 두 변화가 동시에 가시화된다면 "기대만 있고 이익은 없다"는 코스닥에 대한 평가가 바뀌기 시작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구분 | 코스피 | 코스닥

2025년 연간 상승률 | 약 72% | 34%

2025년 시가총액 증가율 | 약 77% | 47.8%

2025년 시가총액 (절대치) | 3,483조 2,977억원 | 509조 2,756억원

2026년 6월 상황 | 사상 첫 9,000선 돌파 | "코스닥과 9배 괴리" 진단 (6월 18일)

2025년 5월 외국인 수급 | 매도 우위 | 순매수 3조원 (역대 최대)

핵심 약점 | — | 시총 상위주 다수가 이익 미실현

신규 상장 (2025년) | — | 84곳, 전년 대비 4곳 감소·조달액 1,100억원 증가

정책 대응 ① | — | 상장폐지 기준 40억→150억→300억원 단계적 강화

정책 대응 ② | — | 국민성장펀드 자펀드의 30% 이상 코스닥·비상장 의무 투자

효과 발현 시기 | — | 중장기 (이효섭 연구위원), 내년 (신한투자증권)

*수치 출처: 한국거래소(2025.12.30 기준), Investing.com·lovefund(2026.6.18 기준). 시점이 다른 통계가 혼재돼 있으니 인용 시 출처와 기준일을 함께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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