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은 오너 지배력 — 반도체 투톱의 주주환원이 서로 다른 진짜 이유
SK하이닉스는 소각, 삼성전자는 배당.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인 것은 같은데 방식은 다르다. 규제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한 겹 더 들어가 보면 결국 두 회사 다 오너의 지배력을 지키는 쪽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는 사실이 나온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풀겠다는 카드조차, 여전히 오너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는 셈이다.
SK증권은 13일 반도체 산업 분석 리포트를 통해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사이클이 과거보다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용 컴퓨트 자산이 소모품이 아닌 금융 가능한 인프라 자산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가 핵심 논거다.

SK증권은 13일 반도체 산업 분석 리포트를 통해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사이클이 과거보다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용 컴퓨트 자산이 소모품이 아닌 금융 가능한 인프라 자산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가 핵심 논거다.
SK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을 2026년 641조원, 2027년 977조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글로벌 최상위권 수준으로, 두 회사를 합산한 영업이익이 2026년 대비 2027년에만 52% 이상 추가 성장한다는 의미다. 증권사는 이익 지속성과 가시성을 근거로 메모리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AI 컴퓨트 자산에 대한 인식 전환이 있다. GPU 등 AI 가속기가 출시 후 빠르게 가치를 잃는 기술재가 아니라, 세대별로 재배치되며 반복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논리다.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최근 실적 발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2019년 출시된 A100 기반 GPU가 2029년까지 장기 계약이 체결되고 있으며, 구형 GPU 가격도 의미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SK증권은 아마존의 공시 내용도 분석 근거로 제시했다. 아마존은 서버와 네트워킹 장비 투자가 평균 3년 이내에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GPU를 포함한 컴퓨트 자산의 경제적 수명이 3년을 넘길 경우, 이후 활용 기간은 단순 원금 회수를 넘어 순수 이익 구간이 된다는 설명이다. SK증권은 A100처럼 출시 9년차까지 활용 가능하다면 시장이 우려하는 투자 회수 기간과 실제 경제적 수명 사이에 고수익 초과 수익 구간이 형성된다고 봤다.
메모리 반도체의 위상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AI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며, 물리적 공급 능력은 단기간에 확대될 수 없다. SK증권은 주요 AI 기업들이 메모리 업체와 5년 이상의 구속력 높은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가 고객의 실질 수익 구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메모리 업체의 밸류에이션 평가 방식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높은 고정비, 공급 과잉 위험, 짧은 이익 지속 기간 등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 위주의 낮은 멀티플이 적용됐다. 반면 LTA와 선수금(Prepayment) 구조, 고객별 생산능력 예약, 커스텀 HBM 로드맵 공유 등이 확산되면서 이익의 지속성과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게 SK증권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 기반의 높은 멀티플 적용이 가능해진다고 봤다.
주주환원 강화도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SK증권은 메모리 업체들의 배당성향이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익의 지속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이 안정적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자사주 매입을 늘릴 여지가 커진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괴리율 추이도 주주환원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는 신호로 해석했다.
다만 이번 리포트는 단일 증권사의 분석으로, 낙관적 시나리오에 기반한 측면이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반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AI 투자 둔화 가능성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HBM과 고용량 DRAM 수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꺾일 수 있다. AI 모델의 효율성이 개선되면 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완만해질 수도 있다는 점도 변수다.
공급 과잉 재연 가능성도 잠재 리스크다. 과거 메모리 사이클에서 반복됐듯, 호황기에 집중된 증설 투자는 수년 뒤 공급 초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LTA 계약 구조가 이를 완충할 수 있다는 SK증권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지만, 계약 이행 여부와 조건 변경 가능성은 검증이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최근 상당 기간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올라가는 반면 주가 상승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SK증권은 이 현상이 이익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면서, 이익 지속성 확인이 주가 재평가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봤다.
B200 GPU의 시간당 임대 가격도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Ornn 데이터 기준 B200 임대 가격은 2026년 3월 1달러대 초반에서 8월 7달러대 수준까지 상승했다. Silicon Data 기준으로도 2025년 중반 이후 완만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컴퓨트 수요가 실수요 기반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소각, 삼성전자는 배당.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인 것은 같은데 방식은 다르다. 규제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한 겹 더 들어가 보면 결국 두 회사 다 오너의 지배력을 지키는 쪽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는 사실이 나온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풀겠다는 카드조차, 여전히 오너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2026년 주주환원 규모를 최대 110조 원으로 제시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자본 환원 계획을 공표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화려한 선언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뜻밖에도 차가웠다.

삼성전자가 2025년 한 해 동안 주주들에게 90조~110조 원 규모의 자금을 돌려주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3분기에만 약 30조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숫자만 봐도 어마어마한 규모인데, 이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왜 중요한지 차근차근 풀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