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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TL' 글로벌 직접 운영 선언…반전 노린다

엔씨소프트가 자사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의 글로벌 서비스를 직접 맡기로 결정했다. 기존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의 계약 구도를 재편하고, PC와 콘솔 플랫폼을 통합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Odin Park기자
엔씨 'TL' 이미지.
엔씨 'TL' 이미지.

엔씨소프트가 자사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의 글로벌 서비스를 직접 맡기로 결정했다. 기존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의 계약 구도를 재편하고, PC와 콘솔 플랫폼을 통합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이 결정은 단순한 유통 구조 변경을 넘어,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퍼블리셔 의존 전략의 실패, 그리고 방향 전환

TL은 2024년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초기 스팀 동시접속자 수가 20만 명을 상회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이후 빠른 속도로 이용자가 이탈하면서 흥행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했다. 대형 퍼블리셔와의 협업이 현지화와 마케팅 측면에서 강점을 가져다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와 커뮤니티 대응에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아마존게임즈가 '뉴월드' 이후 자체 IP 운영에 집중하면서 TL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가 낮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의사결정 단계가 많을수록 시장 반응에 대한 대응이 느려진다는 것은 이미 여러 해외 사례에서 검증된 구조적 문제다. 액티비전과 번지의 '데스티니' 운영권 분쟁, 스퀘어에닉스의 유럽 퍼블리싱 자회사 매각 이후 자체 유통 전환 등이 대표적 선례로 꼽힌다.

직접 운영의 핵심: 속도와 데이터 주권

엔씨소프트가 직접 운영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의사결정 속도'와 '이용자 데이터 통제권' 확보다. 퍼블리셔를 경유할 경우, 콘텐츠 패치 일정·이벤트 설계·과금 모델 조정 등 모든 사안에서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 반면 직접 운영 체계에서는 국내 서비스와 동일한 속도로 글로벌 업데이트를 적용할 수 있어, 국내외 이용자 경험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게임 밸런스 및 수익화 전략에 즉각 반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라이브 서비스(Live Service) 게임의 생명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글로벌을 직접 운영하며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 성공 모델로 언급된다.

PC-콘솔 플랫폼 통합의 기술적 도전

이번 전략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PC와 콘솔 플랫폼의 통합 운영이다. TL은 스팀(PC)과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X|S를 동시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타이틀이다. 플랫폼별로 상이한 업데이트 심사 주기와 기술 사양을 하나의 운영 체계로 묶는 것은 상당한 기술적·행정적 부담을 수반한다.

콘솔 플랫폼은 소니·마이크로소프트의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PC 대비 패치 반영이 수일에서 수 주 지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엔씨소프트가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면 글로벌 기술지원 인프라와 인력 확충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이 부분이 직접 운영 전환 이후 가장 먼저 가시화될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엔씨소프트의 구조적 위기와 생존 전략

이번 결정은 엔씨소프트의 경영 위기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해석돼야 한다. 회사는 2023~2024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으며, 주력 IP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TL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지 못한다면, 중장기 재무 전망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TL을 단순한 하나의 타이틀이 아니라, 글로벌 직접 서비스 역량을 내재화하는 시험대로 삼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비용 구조 측면에서도 퍼블리셔 수수료가 사라지는 만큼, 충분한 이용자 규모를 확보한다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망: 성패는 '초기 6개월'이 가른다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 시장의 선행 사례들을 보면, 퍼블리셔 교체 혹은 직접 운영 전환 이후 초기 6개월이 이용자 신뢰 회복의 결정적 구간으로 작용한다. '파이널판타지 XIV'가 서비스 재정비 이후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로 반전에 성공한 것, 반대로 '배틀본'이 운영 주체 변경에도 불구하고 이탈 흐름을 막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 양극단의 사례다.

엔씨소프트가 직접 운영 전환과 동시에 얼마나 빠르게 고품질 콘텐츠를 공급하고, 글로벌 커뮤니티와의 소통 체계를 재건하느냐가 TL의 재도약 여부를 가를 것이다. 이번 결정이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전략 재편에서 의미 있는 변곡점이 될지, 아니면 뒤늦은 구조조정으로 기록될지는 앞으로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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