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히스토리

[밸류업 히스토리] 영풍

영풍(000670)은 아연·연 제련을 핵심 사업으로 영위하는 비철금속 전문 기업으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지위를 통해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Mathew Rio기자
[밸류업 히스토리] 영풍

기업 개요

영풍(000670)은 아연·연 제련을 핵심 사업으로 영위하는 비철금속 전문 기업으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지위를 통해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1949년 설립된 영풍은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를 기반으로 아연·납 제련 사업을 수십 년간 영위해왔으며, 자회사 고려아연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상 그룹 전체의 가치를 사실상 대표하는 지주사적 성격을 띤다.

영풍이 밸류업 논의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2024~2025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맞물리면서부터다. MBK파트너스·장형진 영풍 회장 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대립 구도 속에서, 영풍은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특히 현금 배당 '5원'이라는 상징적 수치는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짠물 배당'의 대명사로 회자되며 지배구조 개선 요구의 불씨가 됐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기관투자자·행동주의 세력의 압력이 집중되며 영풍의 밸류업 히스토리는 사실상 외부 요인에 의해 촉발된 변화의 연대기로 기록되고 있다.

사업 기반과 실적

△ 제련 사업과 고려아연 연결 구조

영풍의 사업 구조는 크게 직접 제련 부문과 지분 투자 부문으로 나뉜다. 석포제련소는 연간 수십만 톤 규모의 아연·연을 생산하며, 국내 아연 시장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영업이익 기여 측면에서는 고려아연 지분(약 25% 안팎)에서 발생하는 배당 수익과 지분법 이익이 그룹 수익성의 상당 부분을 좌우한다. 이러한 구조는 영풍 자체의 수익 창출 능력보다 고려아연의 실적과 주가에 기업가치가 연동되는 결과를 낳는다.

△ 연도별 실적 추이

연도 | 영업이익(연결, 추정) | 순이익(연결, 추정) | 주요 특이사항

2021 | 약 1,800억 원대 | 약 1,500억 원대 | 아연 가격 상승 수혜

2022 | 약 2,100억 원대 | 약 1,800억 원대 | 고려아연 실적 호조 반영

2023 | 약 1,200억 원대 | 약 900억 원대 | 아연 가격 하락, 환경 규제 부담

2024 | 적자 전환(추정) | 적자(추정) | 석포제련소 환경 이슈, 경영권 분쟁 비용

2025 | 회복세(추정) | 일부 개선(추정) | 구조조정 및 주주환원 정책 전환 시도

영풍의 별도 기준 실적은 석포제련소의 가동률 및 환경 규제 대응 비용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에는 경영권 분쟁에 따른 법적 비용과 함께 제련 부문 수익성 악화가 겹치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 주주 구성과 지배구조의 특수성

영풍의 최대주주는 장형진 회장을 포함한 장씨 일가로,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지분율은 과반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오너 일가의 압도적 지분 구조는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독립적 이사회 구성의 취약성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밸류업 주요 사항

△ 2024년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논의의 폭발적 확산

2024년 하반기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연합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면서 영풍의 지배구조 문제가 전면에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영풍이 고려아연에 비해 극도로 낮은 주주환원을 유지해왔다는 점이 부각됐고, 주주·언론·시민단체의 비판이 집중됐다. 특히 영풍의 현금 배당액이 주당 5원 수준에 그쳤다는 사실은 "실질 자산가치와 괴리된 대표적 저평가 기업"으로 영풍을 지목하는 근거가 됐다.

△ 2026년 03월 — 정기주총에서 개정 상법 반영 및 밸류업 강화 추진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은 개정 상법 내용을 정관에 반영하고 밸류업 강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회사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지속적 노력의 일환임을 강조했으나, 구체적 수치 목표나 실행 계획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 2026년 03월 — KZ정밀의 주주제안 수용 검토

2026년 3월 5일, 영풍은 KZ정밀이 제안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및 자사주 소각 등 거버넌스·주주환원 관련 주주제안을 검토한 후 주총에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KZ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연계된 주주로 알려졌으며, 이번 주주제안은 "영풍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KZ정밀이 요구한 핵심 사항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범위 확대를 통한 독립 감사 기능 강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실질적 주주가치 제고 등이었다. 이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영풍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공략하는 동시에, 소액주주와의 연대를 모색하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됐다.

△ 2026년 03월 — '현금 5원 배당' 논란과 회사 측 해명

2026년 3월 13일, 영풍의 주당 현금 배당 5원이 언론에 집중 조명되며 '짠물 배당'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영풍 측은 "현금 배당은 소액이나 실질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한 주주환원 규모는 약 300억 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주당 실질가치는 1,685원으로, 이는 주가 대비 현금 배당의 괴리를 자산가치 기준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 2026년 03월 — 자사주 20만 3,500주 소각 결정

2026년 3월 25일, 영풍은 보유 자사주 20만 3,500주를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회사 측은 이를 밸류업 의지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KZ정밀의 자사주 소각 주주제안을 검토한 이후 실행에 옮긴 조치로, 소각 규모가 시가 기준으로 상당한 금액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2026년 05월 — KZ정밀 주주제안 검토 후 상정 방침 재확인

2026년 5월 17일에도 영풍은 KZ정밀의 주주제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며 "주주가치 제고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경영권 분쟁 국면 속에서도 주주환원·거버넌스 개선 이슈를 중심으로 한 대화 채널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과제와 평가

◆ 향후 과제

영풍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질적 수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가 요구된다. 현재 시점에서 확인되는 핵심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배당 정책의 근본적 전환이다. 현금 배당 5원이라는 상징적 수치가 반복되는 한, 투자자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수익 구조에 연동된 배당 성향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둘째, 이사회 독립성 확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가 주주제안 형태로 제기된다는 사실 자체가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반영한다. 사외이사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고 감사·보상위원회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셋째, 석포제련소 환경 리스크 해소다. 환경 규제 강화와 지역사회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제련 부문의 수익성 회복과 기업가치 재평가 모두 제약될 수밖에 없다.

넷째, 고려아연 지분 관계의 안정화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은 영풍의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 평가

2026년 들어 영풍이 단행한 일련의 조치—자사주 20만여 주 소각, 개정 상법 반영, KZ정밀 주주제안 상정 검토—는 과거와 비교할 때 분명한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추동된 것인지, 아니면 경영권 분쟁이라는 극단적 외부 압력에 떠밀린 반응적 대응인지는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시각은 여전히 회의적인 부분이 크다. 주당 5원의 현금 배당을 유지하면서 "실질 주주환원 300억 원 규모"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투자자의 눈높이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자사주 소각 역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 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외부 충격 없이도 주주가치를 일관되게 추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영풍 밸류업의 본질적 과제다.

논란과 한계

△ '5원 배당'이 드러낸 구조적 모순

영풍의 현금 배당 주당 5원은 단순한 인색함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 구조적 모순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에서 수백억 원대의 배당 수익이 유입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다시 주주에게 환원하지 않는 구조는, 결국 오너 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내부 현금 축적을 위해 일반 주주가 희생되는 형태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외부 압력에 의존한 변화의 한계

2026년 초 영풍의 밸류업 행보는 KZ정밀—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주체—의 주주제안이라는 외부 압력에서 촉발된 측면이 강하다. 이는 영풍 이사회와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밸류업 어젠다를 설정한 것이 아니라, 경영권 방어의 필요성에 의해 주주친화 조치를 채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외부 압력이 사라지면 원점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따르는 이유다.

△ 경영권 분쟁과 밸류업의 혼재

영풍의 밸류업 관련 행보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뒤얽혀 있어 정책의 순수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KZ정밀의 주주제안 수용 여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검토 등이 모두 경영권 분쟁의 정치적 맥락과 맞물려 있어, 진정한 지배구조 개선인지 분쟁 국면에서의 전략적 포지셔닝인지를 시장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영풍의 밸류업은 아직 의지의 산물이 아닌 상황의 산물에 가깝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 석포제련소 환경 리스크와 ESG 디스카운트

영풍의 밸류업 논의에서 종종 간과되는 것이 환경 리스크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수질 오염 논란의 중심에 수 차례 오른 바 있으며, 환경부와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생산 차질 및 막대한 환경 대응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ESG 기준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이러한 환경 리스크는 장기적으로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수치 요약

연도 | 현금 배당(주당) | 자사주 소각 | 영업이익(연결, 추정) | PBR(추정) | 주요 밸류업 이벤트

2021 | — | — | 약 1,800억 원 | 0.2~0.3배 | —

2022 | — | — | 약 2,100억 원 | 0.2~0.3배 | —

2023 | — | — | 약 1,200억 원 | 0.2배 내외 | —

2024 | 5원 | 미확인 | 적자 전환(추정) | 0.2배 미만 | 경영권 분쟁 본격화, 지배구조 논란

2025 | — | — | 회복세(추정) | 0.2배 내외 | 밸류업 정책 대응 검토 시작

2026 | 5원(논란) | 20만 3,500주 소각 | 미확정 | — | 자사주 소각 단행, KZ정밀 주주제안 수용 검토, 개정 상법 반영, 주주환원 규모 300억 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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