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히스토리

[밸류업 히스토리] HMM

HMM(구 현대상선)은 국내 1위, 세계 8위권의 컨테이너 해운 선사로, 코스피에 상장된 대표적인 국가 기간산업 기업이다.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국책 금융기관의 관리 체제에 편입된 이후, 2020~2022년 해운 슈퍼사이클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기업 개요

HMM(구 현대상선)은 국내 1위, 세계 8위권의 컨테이너 해운 선사로, 코스피에 상장된 대표적인 국가 기간산업 기업이다.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국책 금융기관의 관리 체제에 편입된 이후, 2020~2022년 해운 슈퍼사이클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극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누적된 막대한 현금과 이익잉여금은 한국 주식시장 '밸류업' 논의의 중심에 HMM을 올려놓았다.

HMM의 밸류업 논의가 여타 기업과 구별되는 핵심은 민영화주주환원이라는 두 축이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 약 20%)과 해양진흥공사(지분 약 19%)가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자 결정 → 경영권 이전 → 주주환원 정책 확립으로 이어지는 복합적 구조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HMM의 밸류업은 단순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차원을 넘어, 지배구조 전환 그 자체가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 HMM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장기간 1배 미만에 머물러 왔다. 해운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전환사채(CB)·영구채 등 잠재적 희석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과 맞물려, HMM이 어떤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느냐는 시장 전체의 관심사가 됐다.

사업 기반과 실적

△ 사업 구조와 시장 지위

HMM의 매출 대부분은 컨테이너 해운(약 80~85%)과 벌크 해운(약 10~15%)으로 구성된다. 컨테이너 부문은 아시아-유럽, 아시아-미주 등 주요 간선항로를 운영하며, 2020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2만4,000TEU급 '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 인도를 계기로 초대형 선박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회원사로 활동하며 네트워크를 유지해왔으나, 2025년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합류로 새로운 협력 구도를 모색 중이다.

△ 연도별 실적 추이

해운 슈퍼사이클(2020~2022년)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흡수한 HMM은 2021~2022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부터 운임 정상화에 따른 급격한 실적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연도 | 매출액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영업이익률

2019 | 5조 5,396억 원 | 1,140억 원 | -1,553억 원 | 2.1%

2020 | 6조 3,701억 원 | 6,588억 원 | 4,227억 원 | 10.3%

2021 | 13조 6,394억 원 | 7조 1,700억 원 | 6조 6,017억 원 | 52.6%

2022 | 19조 4,375억 원 | 9조 8,151억 원 | 8조 5,223억 원 | 50.5%

2023 | 9조 2,038억 원 | 1조 2,987억 원 | 1조 1,274억 원 | 14.1%

2024 | 10조 8,000억 원(추정) | 2조 2,000억 원(추정) | — | 약 20%(추정)

2022년 기준 HMM이 단일 연도에 쌓은 현금성 자산은 약 1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막대한 현금이 주주환원 논의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밸류업 주요 사항

△ 2021년 03월 — 첫 유상증자 이후 배당 재개 논의 시작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 이후 수년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2021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가시화되면서 배당 재개 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대규모 영구채와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어, 주주환원보다 재무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내부 기조가 한동안 유지됐다.

△ 2021년 12월 — 전환사채 주식 전환 및 희석 리스크 부각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HMM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주식 수가 대폭 증가했다. 당시 잠재적으로 전환 가능한 물량은 수억 주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주당순자산(BPS) 희석과 함께 PBR 할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실적 잔치의 과실이 공적 금융기관으로 돌아간다"는 불만이 고조됐다.

△ 2022년 03월 — 창사 이후 첫 현금배당 실시

HMM은 2021년 결산 기준으로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 오랜 무배당 기조에서 탈피했다. 시가배당률은 약 0.6% 수준으로 낮았지만, 배당을 재개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컸다. 같은 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발표됐으나 구체적 실행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 2022년 12월 — HMM 민영화 공식화 및 매각 추진

정부와 산업은행은 HMM의 완전 민영화를 공식 선언하고, 매각 주관사 선정 및 인수 후보 물색에 착수했다. 하림그룹(팬오션 모회사)과 동원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민영화 이슈가 부각될수록 "새 주인이 결정된 이후에야 본격적 주주환원이 가능하다"는 시장 논리가 형성됐고, 이는 역설적으로 주주환원 지연의 명분이 되기도 했다.

△ 2023년 04월 — 하림그룹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하림그룹 계열)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매각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고, 협상은 수개월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HMM의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배당 같은 적극적 주주환원 조치는 사실상 실행되지 않았다.

△ 2023년 09월 — 하림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 최종 결렬

하림 측과 산업은행의 가격 협상이 결국 결렬되면서 HMM 민영화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협상 결렬의 주요 요인으로 막대한 보유 현금의 귀속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됐다고 전해진다. 인수 측은 현금을 포함한 자산가치 평가를 원했고, 매각 측은 프리미엄을 고집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 2023년 12월 — 2022년 결산 배당 및 주주환원 정책 발표

HMM은 2022년 결산에 대해 주당 1,000원의 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 300만 주 매입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 금액은 약 500억 원 수준으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자산 규모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프로그램 논의와 맞물리며 HMM의 낮은 주주환원율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 2024년 02월 —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와 HMM 부각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공식 발표하면서, PBR 1배 미만 기업의 대표 사례로 HMM이 집중 조명됐다. 증권가에서는 HMM의 현금성 자산과 낮은 주주환원율 간의 괴리를 가장 심각한 '밸류업 미이행' 사례 중 하나로 지목했다.

△ 2024년 05월 — 밸류업 공시 참여 및 중기 주주환원 계획 발표

HMM은 한국거래소 밸류업 공시 플랫폼에 참여하며 중기 주주환원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으로 환원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수치는 민영화 이후 새 주인이 확정되는 시점에 맞춰 조정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었다.

△ 2024년 하반기 — 2차 민영화 재추진 본격화

산업은행은 HMM 민영화 2차 시도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해운업 경기 회복세와 함께 인수 후보군을 재점검하고 있으며, 동원그룹·LX그룹 등 국내 대기업과 일부 해외 전략적 투자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매각의 성패 여부가 HMM 주주환원 계획의 실질적 이행 시점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과제와 평가

◆ 향후 과제

HMM이 밸류업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조적 과제를 해소해야 한다.

첫째, 민영화 완결. 공적 금융기관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 구조에서는 경영진이 공격적인 주주환원을 추진하기 어렵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매각 수익 극대화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이해충돌 관계에 놓여 있다. 새 주인이 확정돼야 일관된 자본배분 정책이 가능하다.

둘째, 영구채·전환사채 희석 구조 해소. 잔존하는 전환사채 및 영구채의 주식 전환이 완결되거나, 조기 상환이 이루어져야 주당 가치 희석 우려가 사라진다. 이는 PBR 개선의 필요 조건이다.

셋째,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 제도화. 해운업의 구조적 실적 변동성을 감안할 때, 단순 배당성향 목표치보다 중장기 순환적 자본배분 체계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넷째, 해운 업황 불확실성 관리. 2023년 실적 급락에서 보듯 해운 운임 변동성은 주주환원 재원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보유 현금의 전략적 운용과 투자-환원 간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새 경영진의 핵심 과제다.

◆ 평가

HMM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잠재력과 실망이 공존하는 구도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한국 해운산업의 상징적 회복 스토리와 막대한 재무 여력이 높이 평가된다. 보유 현금만으로도 전체 시가총액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자산 가치는 충분하다.

반면 주주환원 실행력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슈퍼사이클 호황기에 수십조 원의 현금을 쌓고도 배당성향은 한 자릿수 퍼센트대에 그쳤고, 자사주 소각도 미미했다. 이는 "현금을 쌓아두는 기업"이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전형적 사례로 자주 인용됐다. 민영화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주인 아래서 주주환원 철학이 확립되는 시점이 HMM의 리레이팅(valuation re-rating)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논란과 한계

△ '현금 곳간'의 역설 — 쌓을수록 커지는 할인

HMM이 2021~2022년 축적한 현금성 자산은 역설적으로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회사가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지 않고 잠재적으로 비효율적인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격에 반영했다. 보유 현금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됐고, 이는 PBR 0.5~0.8배 수준에 주가가 묶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 공적 금융기관 대주주 구조의 이해충돌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의 최대주주이면서 동시에 매각 주체다. 이 구조에서 두 기관은 자신들의 매각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HMM의 현금을 보존할 유인이 있다. 실제로 대규모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매각가 산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논리가 내부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현금은 있는데 배당은 없다"는 구조적 불만이 지속됐다.

△ 전환사채·영구채 발행과 소액주주 희석

2016~2018년 위기 극복 과정에서 발행된 대규모 전환사채와 영구채는 이후 주가 상승기에 주식으로 전환되며 기존 주주 지분을 상당 부분 희석시켰다. 이 과정에서 공적 기관은 전환 차익을 실현한 반면, 일반 주주는 EPS(주당순이익) 희석이라는 손해를 감내해야 했다는 비판이 있다. 국가가 기업을 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불균형이 소액주주에게 전가됐다는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 밸류업 공시의 형식성 논란

2024년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지만, 구체적 수치와 실행 타임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민영화 이후 확정"이라는 단서는 사실상 주주환원 결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형식적 공시 참여가 실질적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지 않는 한 밸류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증권가 내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 해운업 특유의 경기 순환성

해운업은 글로벌 교역량, 선박 공급 과잉, 지정학적 변수에 극도로 민감하다. 2021~2022년 수준의 슈퍼사이클은 역사적으로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재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견해다. 이에 따라 호황기 현금을 주주에게 충분히 환원하지 않은 채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한 점은 장기적으로 HMM의 밸류업 스토리를 약화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핵심 수치 요약

연도 | 주당배당금 | 배당성향 | 자사주 매입 규모 | 영업이익 | 기말 PBR(추정)

2019 | 0원 | — | — | 1,140억 원 | 0.3~0.4배

2020 | 0원 | — | — | 6,588억 원 | 0.5~0.7배

2021 | 500원 | 약 1~2% | — | 7조 1,700억 원 | 0.7~1.0배

2022 | 1,000원 | 약 3~4% | 약 500억 원(300만 주) | 9조 8,151억 원 | 0.5~0.8배

2023 | 500원(추정) | 약 5~7% | 일부 추가 매입 | 1조 2,987억 원 | 0.4~0.6배

2024 | 미정 | — | 미정 | 2조 2,000억 원(추정) | 0.5~0.7배(추정)

> ※ 주: PBR 수치는 연간 주가 범위 기반 추정치이며, 배당성향은 별도 기준 적용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024년 수치는 잠정 추정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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