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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트랙] 레드벨벳 - 빨간 맛: 여름 하면 떠오르는 팀이 된 한 곡
9년 뒤 '벨벳 서머'로 돌아온 서머퀸, 대표곡이 만든 여름 공식을 스스로 바꾸다
고래 점프 영상은 구매한 촬영본, 박은빈은 우영우 의상만 100벌 이상 입었다

편집자주: [비하인드더씬]은 K드라마 흥행작의 촬영장 안팎, 제작 과정과 산업 이야기를 파헤치는 코너입니다. 다섯 번째 작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2022년 6월 29일 ENA에서 첫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1회 시청률은 0.95%였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약 7주 뒤인 8월 18일 방송된 최종회는 17.53%로 마무리됐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21.86%까지 올랐다. 신생 채널의 수목 드라마가 ENA 역대 최고 시청률을 새로 쓰기까지는 화면 밖에서도 적지 않은 선택과 고민이 있었다.
여러 플랫폼과 부딪친 끝에 ENA와 넷플릭스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는 인터뷰에서 여러 플랫폼과 협상이 순탄치 않았다고 돌아봤다. 더 많은 권리를 요구하는 쪽과 갈등을 겪었고, 결국 방영권만 넘기는 조건으로 넷플릭스와 계약해 신생 채널 ENA와 넷플릭스 두 곳에서 방영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주변에서는 ENA 편성을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제작사의 구조적 고민이 있었다. 대다수 제작사는 자체 편성 채널 없이 방송사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이 대표는 "제작사가 아무리 일을 열심히 잘해도 큰 이익을 낼 수가 없는 거죠."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상장 이후 공모자금을 제작비에 투입해 작품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려 했다고 설명했고, 우영우의 순제작비는 200억 원 가까이라고 밝혔다.
고래는 전부 CG가 아니었다
고래 장면은 한 종류가 아니었다. 대본에는 고래가 영우 뒤로 지나가는 장면이 적혀 있어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고품질 CG를 썼다. 반면 결정적 해결책이 나올 때 삽입되는 고래 점프 영상은 이미 촬영된 장면을 구매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화질 스톡 영상을 인서트로 쓰자고 제안한 사람은 문지원 작가였다.
고래를 쓰는 규칙도 있었다. 해결책이 명확하면 시원하게 뛰어오르는 고래가, 억지스럽지만 참신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움직임이 적은 고래가 나오는 식이었다. 우영우가 기억력을 발휘할 때 허공에 뜨는 서류 이미지 같은 작은 CG도 곳곳에 쓰였고, 한바다 로펌 내부는 드라마를 위해 새로 지은 세트였다.
고래 설정은 대본 초기 단계에서 나왔다. 문 작가는 8화 대본까지 쓴 뒤 유인식 감독이 합류했고, 영우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청에서 고래 이미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른 후보들은 대사로 풀기에 너무 어려웠다. 인간을 제외한 동물 중 장애를 가진 개체를 돕는 것은 고래가 유일하다는 최재천 교수의 분석도 이 설정을 뒷받침했다.
거절하려던 작가가 마음을 바꾼 이유
문지원 작가는 처음에는 이 작품을 거절하려 했다. 에이스토리가 먼저 집필을 제안했을 때 영화 연출을 준비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바꾼 것은 영화 '증인'의 지우가 자라 변호사가 된다는 설명이었고, 작가는 당시 반응을 "재밌겠는데?"였다고 떠올렸다.
작가는 제작 초기 여러 사람에게 자폐인이 변호사가 될 수 있는지 물었다. 법조인은 대체로 가능하다고 답했고, 비법조인은 증상이 약해 겉으로 구분되지 않아야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차이를 보고 작가는 주인공을 첫눈에 봤을 때 이상하게 느껴지는 인물로 설정했다. 16개 에피소드는 기획안을 한 페이지씩 먼저 써서 전체 얼개를 잡았다. 인터뷰에 따르면 보통 4화 정도까지 쓴 뒤 나머지를 쓰는 관행과 달리, 전체 기획안을 먼저 짠 방식은 제작진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한다.
박은빈의 핑크 장갑, 강기영의 애드리브
현장에서 만들어진 디테일도 적지 않았다. 4회에서 교복과 떡볶이 코트 차림에 낀 핑크색 장갑은 박은빈의 개인 소장품으로, 현장에서 즉석 소품으로 쓰였다. 이 장갑은 박은빈이 드라마 '연모' 촬영 때도 착용했던 것이라 일부 팬들이 먼저 알아봤다.
우영우의 의상은 고민 끝에 정해졌다. 박은빈은 까끌거리지 않는 소재에 몸을 죄지 않는 편안한 옷을 골랐다며 "영우한테 편한 게 무엇일까 생각하니 그런 의상을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이트한 핏 대신 펑퍼짐한 옷, 바지보다 치마를 택했고, 비슷한 스타일로 "영우 의상으로 100벌 이상 입었다"고 했다. 그는 이 작품이 개인적으로 "부담이 가장 컸던 작업"이었다고도 돌아봤다.
정명석 변호사 역 강기영의 애드리브도 있었다. 우영우의 첫 자기소개에 건넨 "진짜 재밌어요"라는 대사와 전화 장면의 "우영우 변호사 안녕?" 인사가 애드리브였고, "으에?" 하는 리액션은 대본에 "어?"로 적혀 있었다.
'자폐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선
유인식 PD는 7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패러디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좋아하는 인물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제작자로서는 사람들이 자폐인 캐릭터를 따라 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당시 한 유튜버가 우영우의 자폐 증상을 따라 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희화화 비판을 받고 사과한 사례가 언급됐다. 유 PD는 "누구도 자폐인을 대표할 수는 없고, 우리 드라마도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숫자로 남은 결과
시청률은 1회 0.95%에서 최종회 17.53%로 약 18배 올랐다. 수목 드라마 1위를 마지막 회까지 유지했고, ENA에는 역대 최고 시청률이 남았다. 해외에서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올랐고, 31개 언어로 번역돼 공개됐다. 이 대표는 웹툰이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수출됐다고 밝히며 "수퍼IP로서의 완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줄평
대본 속 고래는 영우의 머릿속을 보여줬고, 제작사의 고래는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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