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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더씬] 스카이 캐슬: 시청률 1.7%로 출발해 23.8%로 끝난 입시 풍자극의 촬영장 뒷이야기

스타 없는 캐스팅과 10회분 선행 대본, 대치동 현장 취재로 만든 ‘SKY 캐슬'

Odin Park기자
스카이 캐슬.
스카이 캐슬.

편집자주: [비하인드더씬]은 K드라마 흥행작의 촬영장 안팎, 제작 과정과 산업 이야기를 파헤치는 코너입니다. 일곱 번째 작품은 JTBC ‘SKY 캐슬'입니다.

2018년 11월 23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1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7%였다. 2019년 2월 1일 나온 최종회는 23.8%였다. 극본은 유현미, 연출은 조현탁이 맡았고 HB엔터테인먼트와 드라마하우스가 제작한 20부작이다. 스타 배우도, 요란한 홍보도 없이 출발한 이 작품이 어떻게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기록을 쓰게 됐는지 촬영장 안쪽을 짚어 본다.

대치동 골목에서 시작된 연출

조현탁 PD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대치동 학원가를 직접 찾아 한참 지켜봤다. 큰 가방을 멘 학생들이 신용카드를 들고 학원 사이를 오가며 편의점과 식당에서 끼니를 때웠고, 자정이 넘어도 식당마다 야식을 먹는 학생이 가득했다. 조 PD는 간담회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게 굴러가고 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김주영 같은 입시 코디를 찾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는 이야기도 그곳에서 들었다고 한다.

유현미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 영재와 예서가 작가의 실제 자녀라는 말이었다. 조 PD는 이를 두고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작가가 자녀를 입시 과정에 보낸 경험이 바탕일 뿐, 극적인 설정은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어 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타 없는 캐스팅, 오디션으로 뽑은 신인

캐스팅은 조 PD가 직접 챙겼다. 캐스팅 디렉터 없이 연출부가 신인 배우를 모았고, 아역은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오디션을 반복했다. 최종 결정은 무기명으로 의견을 받아 내렸다. 조 PD는 염정아가 대본이 완성되기 전에 출연을 결정해 작품의 출발점을 만들어 줬다고 평가했다.

김서형은 김주영 역을 처음에는 거절하려 했다. 전작이 몸이 아플 만큼 힘들었던 데다, 감독과 처음 일하는 부담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어쨌든 못하겠다 하다가 역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내가 한 것이니까"라고 돌아봤다. 김주영은 소개된 설명이 홈페이지 수준이어서 대본 연습을 거치며 세부 배경을 감독에게 물어 채웠다. 말투가 사극처럼 들리지 않도록 말투보다 분위기를 살렸고, 대본에 없던 어깨를 누르는 동작도 이때 넣었다. 다음 행동은 대본이 나와야 알 수 있어 연기가 더 어려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7%의 첫 방송과 4%의 농담

출발은 조용했다. 1회 1.7%에 이어 2회 4.4%, 3회 5.2%, 4회 7.5%로 올랐다. 조 PD는 첫 방송 성적에 괴로웠지만 다음 촬영을 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촬영감독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문자를 보내 힘을 줬고, 유현미 작가와는 시청률이 4% 정도 나오면 좋겠다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시청률 조사 회사에 불이 나 한동안 수치를 알 수 없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대본이 일찍 나온 것이 연출에 도움이 됐다. 첫 회 촬영을 시작할 때 이미 10회까지 대본이 나와 있었고, 덕분에 엔딩을 여유 있게 고민하고 편집 단계에서도 여러 갈래를 비교할 수 있었다. 조 PD는 극적인 엔딩이 나온 비결을 "대본의 힘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세트에 들인 공, 현장에서 정한 잠자리

미술감독 이철호는 집마다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도록 설계했다. 드라마 속 외관은 용인의 한 타운하우스를 썼고, 한서진 집은 몰딩과 카펫, 난간 장식을 많이 넣어 과거를 감추려는 성격을 표현했다. 차민혁 집은 스틸과 유리, 세라믹으로 차갑게 꾸며 실제로는 살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김주영의 펜트하우스는 송도의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외부를 촬영했고, 케이가 살던 집은 실제 가정집이었다. 세트 촬영 분량이 여느 드라마의 두 배에 이른다고 했고, 촬영이 끝나면 세트가 철거되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연출 디테일 가운데는 현장에서 정해진 것도 있다. 조 PD는 촬영지를 둘러보다 한겨울 학교 복도에 죽은 잠자리가 있는 것을 보고 그 장면을 넣었다고 밝혔다. 조 PD가 연출에서 가장 공을 들인 것은 겉과 속이 다른 얼굴이었다. 그는 "웃는 얼굴로 상대를 속일 순 있지만, 손은 그렇게 못한다"며 표정뿐 아니라 뒷모습과 손짓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한서진이 김주영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은 엄마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연기하려 한 장면으로 꼽았다.

대본 유출과 논란

인기가 커지며 부작용도 따라왔다. 2019년 1월 16일 17회와 18회 대본 일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고, 제작진은 17일 "대본 불법 유포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조 PD는 17회 편집 중에 이 소식을 들었다. 그는 유출이 마케팅이라는 시각을 부인하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범죄라고 말했다.

의료계 반응도 있었다. 강준상이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에게 위협받는 장면을 두고 대한의사협회가 비판 성명을 냈다. 조 PD는 큰 문제를 맞닥뜨린 인물의 반응을 보여주려 했을 뿐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메시지는 아니었다며, 심려를 끼쳤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입시 코디를 찾는 시청자가 생긴 데 대해서는 드라마의 의도가 끝까지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23.8%, 그리고 별명들

숫자는 계속 올랐다. 18회는 22.3%로 당시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기록을 세웠고, 19회 23.2%에 이어 2월 1일 최종회가 23.8%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시청자들은 배우마다 별명을 붙였다. 염정아에게는 극 중 대사에서 나온 '아갈미향', 김서형에게는 한서진이 위급할 때마다 부르던 말투에서 나온 '쓰앵주영', 대사가 거의 없던 이현진에게는 '픽업해조'라는 별명이 붙었다. 마지막 회를 앞두고 결말을 묻는 말에 김서형은 "시청률 25퍼센트 찍으려면 보셔야하니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1.7%에서 시작한 드라마는 그의 말처럼 25%를 눈앞에 두고 막을 내렸다.

한줄평: 1.7%로 출발한 입시 풍자극을 대치동 현장 취재와 10회분 선행 대본,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23.8%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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