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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테이지] aespa: SM이 6년을 준비한 실험, 광야에서 레모네이드까지

SM이 6년을 준비한 메타버스 실험체. 광야에서 시작해 레모네이드까지, 에스파는 아직 세계관 밖을 탐험 중이다

Odin Park기자
[온더스테이지] aespa: SM이 6년을 준비한 실험, 광야에서 레모네이드까지

그룹 소개

에스파(aespa)는 카리나(리더·메인댄서)·지젤(메인래퍼)·윈터(리드보컬·리드댄서)·닝닝(메인보컬) 4인조 다국적 걸그룹이다. 2020년 11월 17일 SM엔터테인먼트에서 디지털 싱글 'Black Mamba'로 데뷔했다. 레드벨벳 데뷔(2014년) 이후 6년 만에 SM이 내놓은 신인 걸그룹이다. 카리나·윈터는 한국인, 지젤은 일본인, 닝닝은 중국인으로 구성된 다국적 라인업이다. 팬덤명은 MY(마이)로 '나의 소중한 친구(my precious friends)'를 뜻한다.

그룹명 'aespa'는 '아바타 X 익스피리언스(Avatar X Experience)'를 표현한 'æ'와 '양면'을 뜻하는 'aspect'를 합친 조어다. 이름 자체에 세계관이 담겨있다. 각 멤버에게는 디지털 자아 'æ(아이)'가 존재하며 '광야'라는 가상 차원에서 활동한다. 실제 멤버와 æ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SYNK(싱크)'라 불린다. SM엔터테인먼트가 SMCU(SM Culture Universe) 프로젝트의 첫 주자로 에스파를 선택한 이유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2015년부터 구상을 시작했다.

성장 스토리 — 광야에서 레모네이드까지

데뷔 첫날부터 기록이 쏟아졌다. 데뷔곡 'Black Mamba' 뮤직비디오는 공개 24시간 만에 2140만 조회수를 달성하며 K팝 그룹 데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95개국 음원 차트에 동시 진입했다. 세계관이 완전히 이해되기도 전에 팬덤이 먼저 형성됐다.

2021년 'Next Level'은 에스파가 팬덤을 넘어 대중 현상이 됐음을 증명한 곡이다. 기존 곡을 완전히 재해석한 이 노래는 전 세계 수백만 개의 챌린지 영상을 낳았다. 디지털 아바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그룹이 가장 물리적인 문화 현상을 만들어냈다는 아이러니가 선명했다. 이후 미니앨범 '세비지'는 빌보드 200 20위로 데뷔해 당시 K팝 걸그룹 데뷔 EP 최고 순위를 기록했고, '걸스'는 그 기록을 경신하며 발매 첫 주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2024년 정규 1집 'Armageddon'의 타이틀곡 'Supernova'는 2024년을 대표하는 곡이 됐다. 기존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다중우주로 세계관을 확장한 시즌2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2026년, 정규 2집 'LEMONADE'를 발매했다. G-Dragon·Ty Dolla $ign·Becky G와의 협업을 담은 이 앨범의 타이틀곡 'WDA(Whole Different Animal)'은 에스파를 글로벌 팝 씬의 플레이어로 재정의했다. 2026년 8월부터는 'SYNK : COMPLæXITY' 월드투어가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북미·중남미·유럽을 거쳐 2027년 2월까지 이어진다.

이슈 — 세계관 피로도와 립싱크 논란

에스파의 가장 오래된 논란은 립싱크다. TV 방송 무대에서의 립싱크 논란이 여러 차례 제기됐고 그룹의 대응은 일관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에스파의 음악적 완성도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장르 간 혼합과 창의적 발상으로 만들어진 프로듀싱이 SMP의 깊이를 한 단계 더 파고든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대 퍼포먼스와 음반 완성도 간의 간극이 에스파를 둘러싼 가장 뚜렷한 역설이다.

세계관 피로도도 이슈다. 광야·SYNK·블랙맘바·æ로 이어지는 복잡한 세계관은 코어 팬에게는 깊이 있는 몰입을 제공하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진입 장벽이 된다. SM은 시즌2에서 다중우주로 세계관을 확장하며 스케일을 키웠지만, 세계관이 복잡해질수록 음악 자체보다 설정이 앞서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과제

에스파의 과제는 역설적으로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아바타와 광야라는 설정이 에스파를 차별화시킨 동시에, 에스파를 그 설정 안에 가두는 구조가 됐다. 'LEMONADE'에서 G-Dragon·Ty Dolla $ign 등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세계관 밖으로 나온 시도는 그 방향성을 보여준다. 에스파가 광야라는 세계관 없이도 글로벌 팝 씬에서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장기 생존의 핵심 질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도 변수였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SM 이사회의 갈등이 2023년 표면화됐고, 에스파의 세계관을 설계한 이수만이 SM을 떠난 이후에도 에스파가 세계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현재까지는 세계관이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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