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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배민 품는다…글로벌 배달 판도 흔들

우버가 독일 기반의 글로벌 음식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딜리버리 히어로의 핵심 자산인 한국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새 주인이 우버로 바뀌게 됐다.

Odin Park기자
우버, 배민 품는다…글로벌 배달 판도 흔들

우버가 독일 기반의 글로벌 음식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딜리버리 히어로의 핵심 자산인 한국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새 주인이 우버로 바뀌게 됐다. 이번 거래는 글로벌 모빌리티·배달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동시에,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도와 소비자·소상공인 생태계 전반에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의 배경: 딜리버리 히어로의 위기와 우버의 전략적 확장

딜리버리 히어로는 2019년 약 4조 7,500억 원(40억 달러)을 들여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익성 악화, 주가 급락 등으로 심각한 재무 압박에 시달렸다. 딜리버리 히어로의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했으며, 수년간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서 핵심 자산 매각 압력이 높아졌다.

반면 우버는 최근 수년간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Uber Eats)'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며 공격적인 외형 확장 전략을 구사해왔다. 우버이츠는 현재 전 세계 45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배달 부문 매출이 우버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딜리버리 히어로 인수는 우버이츠의 글로벌 커버리지를 한층 확대하고, 아시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배달의민족, 국내 시장 압도적 1위지만 수익성 논란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 앱 시장에서 점유율 60% 안팎을 유지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00만 명을 웃돌며, 연간 거래액은 수십조 원 규모에 달한다. 그러나 높은 수수료 구조와 광고비 부담 등으로 입점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2024년 배달의민족이 배달 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집단 반발이 거세졌고, 정치권과 규제 당국의 감시망도 강화됐다. 우버가 배민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게 될 경우, 수수료 정책의 방향성과 플랫폼 운영 철학이 어떻게 바뀔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소비자·소상공인 영향: 기회인가, 위협인가

인수에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우버는 글로벌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달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수수료 체계를 합리화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우버이츠는 일부 시장에서 구독 서비스 '우버원(Uber One)'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또한 우버의 모빌리티 플랫폼과 배민의 배달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배달 라이더 수급 안정화나 배달 단가 효율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핵심 생활 인프라를 사실상 독점 지배하게 된다는 점에서 플랫폼 종속 우려가 높아진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시장 지배력 남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및 자영업자 단체들은 "글로벌 자본의 수익 극대화 논리가 국내 소상공인 생태계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해외 사례로 본 빅테크 배달 플랫폼 인수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형 플랫폼의 배달 앱 인수 사례는 다양한 결과를 남겼다. 우버는 2020년 미국 배달 앱 포스트메이츠(Postmates)를 약 2조 원에 인수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고, 2021년에는 일본 출퇴근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와의 경쟁에서 우버이츠가 밀려 결국 일부 시장에서 철수하는 쓴맛도 봤다. 아마존이 영국 배달 앱 딜리버루(Deliveroo)에 투자했다가 규제 당국의 제동으로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우아한형제들의 딜리버리 히어로 피인수 당시 공정위가 요기요 매각을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한 전례가 있다. 이번 우버의 딜리버리 히어로 인수 역시 국내 경쟁법 심사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우버이츠가 국내 시장에서도 서비스를 운영할 경우 수평 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규제와 노동 이슈: 라이더 처우 문제 새 국면

배달 라이더의 노동권 문제도 이번 인수를 계기로 재점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배달 라이더의 고용 형태, 산재 보험 적용, 최저 배달 단가 보장 등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버는 과거 전 세계 각국에서 드라이버의 고용 지위 문제로 수많은 소송과 규제 압박에 직면한 바 있다. 영국 대법원이 2021년 우버 드라이버를 '노동자'로 인정한 판결은 대표적 사례다. 우버가 배민을 인수한 이후 국내 라이더 처우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노동계와 정책 당국 모두의 핵심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이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이번 인수가 최종 완료되기까지는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주주 승인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우버가 배민을 독립 브랜드로 유지하면서 우버이츠와의 시너지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이번 거래는 한국 배달 플랫폼 시장이 글로벌 빅테크 경쟁의 직접적인 무대가 됨을 의미한다. 쿠팡이츠를 앞세운 쿠팡과의 양강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소비자 혜택 경쟁과 소상공인 수수료 인하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잡한 역학이 펼쳐질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플랫폼 공정 경쟁 환경 조성, 라이더 노동권 보호, 소상공인 수수료 규제 등 입체적인 정책 대응 마련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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