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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올렸는데 왜 남는 게 없나: 교촌의 딜레마

교촌에프앤비가 2026년 2분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이익 없는 성장'의 역설에 빠졌다. 가맹점 수 확대와 가격 인상으로 외형을 키웠지만, 원가 압박과 비용 구조의 경직성이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Odin Park기자
교촌그룹 판교 신사옥.
교촌그룹 판교 신사옥.

교촌에프앤비가 2026년 2분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이익 없는 성장'의 역설에 빠졌다. 가맹점 수 확대와 가격 인상으로 외형을 키웠지만, 원가 압박과 비용 구조의 경직성이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쪼그라들었다

교촌에프앤비의 2분기 실적은 외형과 내실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분기 변동이 아닌 구조적 수익성 저하의 신호로 읽는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이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bhc, BBQ 등 경쟁사 역시 최근 수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의 이중고에 시달리며 영업이익률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닭고기 도매가격은 2023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모두의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비용 구조의 구조적 경직성

전문가들은 교촌의 수익성 하락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지목한다. 첫째, 원재료비 상승이다. 주원료인 닭고기 가격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사료비 상승의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인건비와 물류비 등 고정비 증가다. 최저임금 인상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가맹점 지원 비용과 물류센터 운영비가 동반 상승했다. 셋째, 마케팅 비용 확대다. 경쟁이 치열해진 치킨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한 광고·프로모션 지출이 늘었다.

외식산업 전문 컨설턴트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매출 상승분을 가격 인상으로 만들어냈지만, 비용 증가 속도가 이를 추월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가격 인상의 한계: 소비자는 이미 피로하다

교촌은 지난 2022년 '허니콤보' 가격을 2만 원대로 올리며 국내 치킨 2만 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소비자 반발과 불매 운동이 일었지만, 교촌은 가격을 유지하며 버텼다. 그러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사실상 카드를 소진한 상태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 민감도는 다른 외식 품목에 비해 특히 높은 편이며, 이는 추가 가격 인상이 소비 이탈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배달 플랫폼 데이터에서도 치킨 주문 건수 증가세가 이전보다 둔화되는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가성비' 소비 트렌드의 확산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소형 치킨 브랜드나 대체 외식 메뉴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 사례: 가격 인상의 덫에 빠진 글로벌 치킨 브랜드들

이러한 딜레마는 교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치킨 브랜드 레이징 케인스(Raising Cane's)와 파파이스(Popeyes)도 팬데믹 이후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글로벌 치킨 업계의 공통된 교훈은 '가격 인상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원가 효율화와 메뉴 다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KFC 재팬이 닭 공급망을 국내 농가와의 장기 계약 방식으로 재편하고,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헤지 전략을 도입해 원가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에게 참고 사례가 된다.

가맹점과 본사 사이의 갈등 구조

수익성 악화는 가맹점과 본사 간의 긴장 관계로도 번지고 있다. 본사가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재료 단가를 조정하거나 로열티 구조를 변경할 경우,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커진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관련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며, 치킨 업종이 그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교촌의 경우 가맹점이 전국 1,200여 개에 달해, 가맹점 관리 비용과 지원 체계 유지에도 상당한 고정 비용이 수반된다. 가맹점 수익이 저하될 경우 폐점 증가와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본사로서는 단순히 내부 비용만 줄이기 어려운 딜레마를 안고 있다.

향후 전망: 다각화와 효율화가 돌파구

업계는 교촌이 이 구조적 문제를 돌파하려면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공급망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촌이 최근 케이(K)-푸드 수출과 해외 매장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의 포화 상태를 해외 성장으로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한 제도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 정보공개서 제도를 강화하고, 필수 구매 품목 마진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한다면, 구조적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줄어드는 역설은 교촌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가 '성장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재구축하는 장기적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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