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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테이지] 아르테미스: 팬이 주주가 되는 아이돌 실험

소송 끝에 다시 뭉친 아르테미스는 팬이 투표로 그룹의 운영에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팬덤 시스템으로 210억원 투자를 이끌어냈고, 이제는 멤버 공백 속에서도 이 실험적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컴백을 시작했다

Odin Park기자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ARTMS)는 모드하우스 소속의 5인조 걸그룹이다. 2023년 12월 1일 데뷔했으며, 멤버는 희진·하슬·김립·진솔·최리다. 그룹명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에서 따왔는데, 이들의 전신 그룹인 이달의 소녀의 영문 표기 'LOOΠΔ'가 '달'을 뜻하는 영단어 'luna'를 응용한 이름이었던 점을 계승한 작명이다. 루나가 1세대 달의 여신이라면 아르테미스는 2세대 달의 여신이라는 상징으로, 재데뷔의 의미를 담았다. 공식 슬로건 "We rise together, back to the Moon and beyond(우리는 함께, 다시 달과 그 너머를 향해 나아갑니다)"는 NASA가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임무를 발사하며 내걸었던 문구를 그대로 가져왔다.

성장 스토리 — 소송으로 시작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까지

아르테미스의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멤버들은 원래 12인조 걸그룹 이달의 소녀 소속이었는데, 전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와의 전속계약 분쟁 끝에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신생 기획사 모드하우스로 이적했다. 2023년 4월 처음 공개될 당시엔 '그룹명'이 아니라 '프로젝트명'으로 소개됐고, 희진·김립·진솔·최리 4인으로 시작해 그해 6월 하슬이 합류하며 5인 체제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이달의 소녀 나머지 멤버들은 각자 다른 소속사로 이적하거나 독자 행보를 택했다.

이렇게 다시 뭉친 아르테미스는 모드하우스가 자체 개발한 팬 참여형 플랫폼 '코스모(Cosmo)'를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코스모는 팬들이 멤버들의 대체불가토큰(NFT) 포토카드 '오브젝트(Objekt)'를 구매하면 '코모(COMO)'라는 토큰과 투표권을 함께 얻는 구조다. 팬들은 이 투표권으로 유닛 구성이나 콘셉트, 콘텐츠 제작 방향 등 그룹 운영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실물 NFT 포토카드는 GS25 편의점과 독점 계약을 맺고 판매되기도 했는데,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자매 그룹 트리플에스의 NFT 보유자 수가 2년 새 5만 명을 넘어섰을 만큼 이 시스템은 예상보다 빠르게 팬덤 경제로 자리 잡았다. 백광현 모드하우스 부대표는 "코스모 플랫폼의 궁극적 목표는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돌의 지식재산권(IP)을 포함시켜 멀티플 IP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슈 — 1년 2개월 만의 컴백, 그러나 완전체는 아니다

아르테미스는 지난 7일 미니 2집 'Hyper-Ego'를 발매하며 1년 2개월 만에 컴백했다. 더블 타이틀곡 '본 스터너(Born Stunner)'와 '블루 블러드(Blue Blood)'를 앞세운 이번 앨범은 앞서 발표한 'Virtual Angel', 'Icarus'로 이어온 세계관을 확장하는 작품으로 소개됐다. 발매에 앞서 지난달 24일 타이틀곡을 글로벌 선공개하고 미국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초반부터 해외 시장을 정조준한 활동 방식도 눈에 띈다.

다만 이번 활동에는 멤버 하슬이 함께하지 못한다. 어깨 수술로 인해 컴백 활동과 2026년 월드투어 참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트로 트랙 '프롬 윙스 투 솔(From Wings To Soul)'에는 하슬의 서프라이즈 등장이 담기며 완전한 공백은 아니라는 점을 알렸고, 회복 이후 무리 없는 범위 내에서 솔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르테미스는 오는 9월 5~6일 서울에서 새 월드투어 'Art of BLUE BLOOD'의 막을 올리며 글로벌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향후 과제 — 팬덤 플랫폼의 성공이 그룹 자체의 성공으로 이어질까

아르테미스가 속한 모드하우스는 지난해 8월 국내 벤처캐피털로부터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2025년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단일 기업 기준 최대 규모였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한 이 투자에는 하이브 초기 투자사였던 L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국내 상위권 벤처캐피털들이 새롭게 참여했다. 투자사들이 주목한 건 아르테미스나 트리플에스라는 개별 그룹의 티켓·음반 판매 실적보다도, 팬들이 콘셉트 선정과 유닛 구성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IP 가치 자체를 함께 키워가는 코스모 생태계의 확장성이었다.

이는 기존 대형 기획사들의 '팬덤 소비' 모델과는 결이 다른 실험이다. 통상 아이돌 산업에서 팬은 음반과 굿즈, 콘서트 티켓의 구매자에 머물지만, 코스모 시스템에서는 팬이 토큰과 투표권을 보유한 이해관계자에 가까워진다. 다만 이 실험이 완전히 매끄럽지만은 않다. 코스모 라이브 기능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트래픽 폭증으로 자동 로그아웃이나 화질 저하 문제가 발생해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만이 제기됐고, 블록체인 기반 특성상 이더리움 네트워크 수수료(가스비) 급등 시 토큰 전송이 실패하는 등 블록체인 지식이 부족한 팬들이 혼란을 겪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결국 아르테미스의 진짜 시험대는 음악적 완성도만이 아니라, '팬이 곧 주주가 되는' 이 새로운 아이돌 소유 구조가 실제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하슬의 공백 속에서도 완주하는 이번 컴백과 9월 월드투어의 흥행 여부는, 모드하우스가 그리는 '멀티플 IP' 확장 전략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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