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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승부수

스마일게이트가 애니메이션 스타일 게임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전략 방향을 공식화했다. 백영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향후 당사 게임 라인업에서 애니메이션 장르의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며, 이를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Odin Park기자
스마일게이트 사옥.
스마일게이트 사옥.

스마일게이트가 애니메이션 스타일 게임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전략 방향을 공식화했다. 백영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향후 당사 게임 라인업에서 애니메이션 장르의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며, 이를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단순한 장르 다변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겨냥한 구조적 전략 전환으로 풀이된다.

애니메이션 게임, 왜 지금인가

애니메이션 스타일 게임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장르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일본풍 애니메이션 미감을 적용한 모바일·PC 게임의 글로벌 매출은 2020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호요버스가 개발한 '원신'이 2020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 50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 장르의 폭발적 잠재력을 입증했고, 이후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이 연이어 흥행하며 시장 표준을 새로 정의했다.

한국 게임 업계도 이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가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국내 개발사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시프트업은 니케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24년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이번 전략 발표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대한 명확한 응답이다. 그간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로 대표되는 FPS 장르와 '에픽세븐' 등의 모바일 RPG를 주력으로 삼아왔다. 에픽세븐은 애니메이션 스타일 2D 그래픽을 채택해 북미·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팬덤을 유지해온 사례로, 이번 전략의 실질적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강점과 전략적 계산

스마일게이트가 애니메이션 게임 확대를 자신 있게 선언할 수 있는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 강점이 있다. 우선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퍼블리싱 역량과 함께 중국, 동남아, 북미에 걸친 광범위한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를 통해 구축한 중국 시장 네트워크는 현지 애니메이션 콘텐츠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또한 스마일게이트는 산하 투자·인큐베이팅 조직을 통해 다수의 인디·중소 개발사를 육성해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일게이트가 자체 개발 외에도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 또는 인수를 통해 애니메이션 게임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실제로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등 사내 독립 조직을 통한 개발 다양화 시도는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CBO가 비즈니스 총괄 수장으로서 이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는 단순한 개발 방향 제시가 아니라 투자, 파트너십, 유통 전략을 포괄하는 사업 전반의 재편 신호로 읽힌다. 즉, 애니메이션 게임은 개발 트렌드를 넘어 스마일게이트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재구성하는 축이 될 수 있다.

과제와 리스크: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니메이션 게임 시장은 이미 극도로 포화된 레드오션이기도 하다. 호요버스를 비롯해 쿠로게임즈('명조: 워더링 웨이브'),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등 국내외 대형사들이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개발비를 투입한 타이틀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 시장에서 후발로 진입하는 것은 상당한 자원과 차별화된 IP 경쟁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애니메이션 게임은 그래픽 완성도뿐 아니라 캐릭터 서사, 세계관 구축,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역량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단기 흥행보다 장기 라이브서비스 운영 능력이 더 중요한 장르라는 의미다. 이는 스마일게이트가 기존 크로스파이어 운영을 통해 일부 축적한 역량이지만, 애니메이션 특유의 팬덤 문화와 IP 관리는 별도의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이용자 취향의 세분화도 변수다. 애니메이션 게임의 주 소비층은 충성도가 높은 반면, 새로운 IP에 대한 진입 장벽 역시 높은 편이다. 기존 인기 IP가 없는 신규 타이틀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려면 마케팅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해외 사례가 주는 교훈

일본의 세가, 반다이남코 등 전통 게임사들도 애니메이션 게임 시장 재편 과정에서 쓴맛을 본 바 있다. 반다이남코는 강력한 원작 IP를 보유하고도 모바일 애니메이션 게임 여러 타이틀을 조기 서비스 종료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원신의 호요버스는 자체 오리지널 IP를 수년에 걸쳐 정교하게 구축하며 성공을 거뒀다. 이 차이는 결국 IP 구축에 대한 장기 투자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이 교훈을 내재화한다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선투자를 감행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그룹 전체 재무 역량과 경영진의 장기적 시각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전략이다.

전망: 2~3년이 분수령

업계에서는 스마일게이트의 애니메이션 게임 전략이 실질적 성과를 드러내는 시점을 2027~2028년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타이틀들이 이 시기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스마일게이트가 얼마나 독창적인 IP를 구축하고, 글로벌 유통 파트너십을 확보하느냐가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백영훈 CBO의 발언은 스마일게이트가 포스트-크로스파이어 시대를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크로스파이어가 구축한 현금 창출 기반 위에서 애니메이션 장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세우려는 이 시도가, 한국 게임 산업의 차세대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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