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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트랙] BTS - IDOL: 영어 대신 추임새를 택했다

Dynamite가 영어로 미국을 겨냥했다면, 이 곡은 국악 추임새로 세계를 겨냥했다

Odin Park기자
BTS.
BTS.

편집자주: '원 트랙'은 노래 한 곡을 통해 K팝 산업의 흐름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여덟 번째 편은 시리즈 첫 편이었던 Dynamite와 정반대의 선택을 한 곡, BTS의 'IDOL'입니다.

2018년 8월 24일 공개된 'IDOL'은 BTS의 세 번째 컴필레이션 음반 'Love Yourself: 結 Answer'의 리드 싱글이다. Dynamite보다 2년 앞서 나온 이 곡은, 훗날 BTS가 영어 싱글로 빌보드를 정면 공략하기 전, 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전면에 내세워 세계 시장에서 반응을 이끌어낸 사례로 남아 있다.

탄생 배경 — 국악과 아프리카 리듬의 결합

'IDOL'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탄생한 장르 '그콤(Gqom)'의 리듬 위에 한국 전통 국악 장단과 추임새를 얹은 EDM 곡이다. 방시혁, 로만 캄폴로, 강효원, 김남준(RM), 신동혁, 알리 탐포시, 오니카 마라즈(니키 미나즈)가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프로듀서 피독이 편곡을 맡았다. '얼쑤', '지화자', '덩기덕 쿵더러러' 같은 국악 특유의 추임새가 아프리칸 비트와 뒤섞이며, 이질적인 두 요소가 만나 오히려 독창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매 방식도 흥미로웠다. 8월 22일 티저 영상이 먼저 공개됐고, 발매 당일에는 미국 인기 래퍼 니키 미나즈가 피처링한 버전이 보너스 트랙으로 추가된다는 소식이 갑작스레 알려지며 화제를 더했다. 니키 미나즈 버전 뮤직비디오는 이후 9월 6일 별도로 공개됐다.

뮤직비디오 — 한국의 이미지를 압축하다

뮤직비디오는 한복과 북청사자놀음, 한국 전통 팔각지붕 정자, 사물놀이와 탈춤 퍼포먼스를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담아냈다. 안무에도 아프리칸 댄스 '구아라구아라'와 한국 무용이 함께 녹아들었다. 열대 사바나 초원과 유럽·아시아 건축 양식이 뒤섞인 세트장 위로, 한국 전통 문화 요소가 전면에 배치된 셈이다. 영상 속 등장하는 불을 뿜는 용 그림은 멤버 정국이 직접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과와 기록

'IDOL'은 공개 직후 빌보드 핫 100 차트 11위,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21위에 올랐다. 니키 미나즈 버전과 오리지널 버전을 합친 미국 내 첫 주 다운로드 판매량은 4만3000건에 달했고, 미국레코드산업협회(RIAA)로부터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뮤직비디오는 이후로도 오랜 기간 꾸준히 재생되며, 올해 7월에는 조회수 14억 회를 넘어서 BTS가 낸 뮤직비디오 중 이 기록을 달성한 다섯 번째 영상이 됐다.

이 곡의 영향력은 대중음악 순위를 넘어 국악계에도 미쳤다. 국립국악원에 따르면, 'IDOL'이 각종 시상식 무대에서 선보여진 이후 국내외 음악가들 사이에서 국악기 음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한다. 방송·스포츠 콘텐츠에서도 이 곡은 꾸준히 소환됐는데, 한 코미디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데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득점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의미

'IDOL'이 갖는 의미는 시리즈 첫 편이었던 Dynamite와 정확히 대칭을 이룬다. Dynamite가 영어 가사와 미국식 디스코 사운드로 빌보드 1위를 달성했다면, 'IDOL'은 정반대로 국악이라는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오히려 전면에 내세워 해외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당시 롤링스톤은 BTS의 북미 투어를 두고, 가사 대부분이 한국어임에도 이전 K팝 그룹이 가보지 못한 길을 당당히 가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즉 'IDOL'은 '외국어로 다가가야 통한다'는 통념과, '한국적일수록 오히려 차별화된다'는 또 다른 전략이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다.

한줄평

"영어로 다가가지 않고, 국악 추임새로 세계를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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