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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D램, 3분기 최대 18% 급등…장기계약이 바꾸는 메모리 판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2026년 3분기 서버용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Mathew Rio기자
서버 D램, 3분기 최대 18% 급등…장기계약이 바꾸는 메모리 판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2026년 3분기 서버용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다만 상승폭 자체는 당초 업계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그 배경에는 구조적 변수로 자리 잡은 '장기공급계약(LTA·Long-Term Agreement)'이 있다.

장기계약, 가격 상승의 천장을 낮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이미 2분기 계약 가격에 향후 인상분을 선반영했고, 미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다년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고객군에 대한 추가 가격 인상이 사실상 제한되고 있다. 쉽게 말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안정적 공급을 위해 가격 상한을 설정한 대신, 메모리 제조사들은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이 같은 LTA 확산은 최근 반도체 공급망 충격을 거치며 빠르게 정착한 트렌드다. 2021~2022년 반도체 공급 부족 당시 CSP들이 공급 불안에 극심하게 노출된 이후,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은 일회성 현물 계약보다 다년간 약정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도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설비투자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LTA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과적으로 3분기 가격 상승의 수혜는 장기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고객과 기존 LTA 고객에 대한 '추가 공급 물량'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부터의 가격 인상은 비계약 고객과 기존 계약의 초과 물량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명시했다.

CPU 병목 해소가 수요 폭발의 방아쇠

흥미로운 점은 2분기 CSP들의 D램 재고가 예상보다 늘었다는 사실이다. 트렌드포스는 그 원인으로 서버용 CPU 공급 부족을 지목했다. CPU가 없으면 서버를 완성할 수 없는 만큼, 메모리를 구매했더라도 실제 서버 가동률이 올라가지 못해 D램이 창고에 머무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병목은 일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의 차세대 서버 플랫폼 출시와 AMD EPYC 신제품 공급 확대 등으로 CPU 공급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곧 억눌렸던 서버 생산량이 가파르게 회복되고, 축적된 D램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수요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2027년 공급 부족 전망, 선제적 재고 확보 경쟁 시작

더 중요한 시그널은 2027년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서버용 D램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이미 올해 하반기 물량을 확보한 CSP들조차 추가 재고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는 메모리 시장 특유의 '사재기(double ordering)' 사이클이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메모리 시장은 역사적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될 때마다 수요자들의 과잉 주문으로 인해 재고 사이클이 증폭되는 경향이 있었다. 2016~2018년 D램 슈퍼사이클 당시에도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스마트폰 탑재 용량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3년에 걸쳐 3배 이상 치솟은 전례가 있다. 현재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전환 가속화에 따른 범용 D램 공급 타이트화 우려가 과거와 유사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격 상승은 지속되되 기울기는 점차 완만해진다

트렌드포스의 최종 메시지는 명확하다. 서버용 D램 가격은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하반기까지 분기마다 상승하겠지만, 그 폭은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공급 측면에서 메모리 3사가 수익성 회복을 확인한 뒤 본격적인 증설에 나설 경우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고, 수요 측면에서도 LTA 중심의 계약 구조가 가격의 급등락을 완충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국 메모리 업계 입장에서는 이중적 과제가 주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기 스팟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리면서도, LTA 고객과의 약정 가격이 시장 상승폭을 전부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제약을 안게 된다. 동시에 HBM 전환 투자 부담이 범용 D램 증설 여력을 제한하고 있어, 공급 타이트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오히려 추가 가격 상승의 여지가 생기는 역설도 존재한다.

결국 2026~2027년 메모리 시장의 핵심 변수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CPU 공급 정상화 속도,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성, 그리고 LTA가 형성한 가격 상한선이 실제 수급 불균형 앞에서 얼마나 버텨낼 것인가다. 메모리 업황의 사이클은 여전히 살아 있되, 과거보다 훨씬 복잡한 계약 생태계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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