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이프] 네이버 클로바노트: 회의록 쓰던 시간을 돌려준 AI](https://cdn.sanity.io/images/mezmw80r/production/7dea07f43995d942d87882762fa9ad2e150d93d0-512x512.png?rect=0,112,512,288&w=480&h=270)
[스와이프] 네이버 클로바노트: 회의록 쓰던 시간을 돌려준 AI
받아 적는 수고는 사라졌지만, 공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챗GPT보다 오래 붙잡는 힘은 증명했다. 이제는 그 힘을 어떻게 다룰지 증명할 차례다

[스와이프]는 국내에서 화제가 되는 AI 앱·서비스를 직접 열어보고 파헤치는 코너입니다. 여덟 번째로 열어본 서비스는 국내 AI 캐릭터챗 시장의 1인자, 스캐터랩의 '제타(zeta)'입니다.
소개
제타는 '이루다'를 만든 스캐터랩이 운영하는 AI 캐릭터 채팅 플랫폼이다. 2023년 하반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2024년 4월 오픈 베타로 출시됐다. 이용자가 캐릭터의 이름·성격·말투·세계관을 직접 설정하고, 다른 이용자가 만든 캐릭터와도 대화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구조다. 스캐터랩은 지난 28일 '비주얼 노벨 모드'를 출시하며 이 서비스를 텍스트 채팅에서 시각적 콘텐츠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한국·일본·미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2026년 9월 기준 글로벌 누적 가입자는 1,300만 명을 넘었다.
핵심 기능
제타의 기본은 '대화가 곧 스토리'라는 점이다. 실제 이용 경험은 로맨스·판타지·BL 등 해시태그로 원하는 캐릭터와 플롯을 찾아 대화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날짜·시간·장소·감정 같은 서사 정보를 보여주는 상태창, 버튼으로 전개 방향을 고르는 선택지, 키워드에 세계관을 연결해두는 로어북 기능이 붙어 있다. 무료로 쓰는 기본 모델 외에 유료 모델이 따로 있고, 광고 시청 무료 이용과 광고 없는 월 구독 '제타 패스', 인앱 재화가 함께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나온 비주얼 노벨 모드가 눈에 띈다. 대화 맥락에 따라 캐릭터의 표정·행동과 배경이 실시간으로 바뀌고, 새 인물이 등장하면 AI가 캐릭터 이미지를 즉석에서 만들어낸다. 상태창과 선택지, 주사위 이벤트 같은 게임 요소도 더했다. 창작자가 캐릭터 의상을 등록하면 AI가 스토리 상황에 맞는 옷을 불러와 적용하고, 직접 만든 의상은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창작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까지 넣은 셈이다.
성과 — 이용자 수는 2위, 사용 시간은 1위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2026년 2월 조사에서 제타의 월간 총 사용 시간은 1억1341만 시간으로 챗GPT(5047만 시간)의 2.2배에 달했다. 이용자 수는 챗GPT가 2293만 명, 제타가 402만 명으로 챗GPT가 압도적이었지만, 한 번 들어오면 훨씬 오래 머무는 서비스라는 뜻이다. 스캐터랩이 공개한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2시간 40분이다. 이용자의 약 87%가 10·20대로 알려졌다.
같은 캐릭터챗인 3편 크랙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같은 조사에서 크랙의 사용 시간은 988만 시간이었다. 딜사이트는 제타와 비교한 크랙의 월간 활성 이용자가 4분의 1 수준이고 총 사용 시간은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짚었다. 다만 해당 수치를 전체 시장 점유율로 보기는 어렵다는 단서가 붙는다.
강점과 한계
강점은 몰입을 만드는 설계다. 사용자가 만든 캐릭터와 세계관이 끊임없이 쌓이는 생태계라 콘텐츠가 고갈되지 않고, 메시지당 과금이 없어 부담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여기에 비주얼 노벨 모드로 이미지 연출까지 더하면서, 채팅앱과 게임·웹툰 사이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한계는 바로 그 몰입에서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제타 월간 활성 이용자 중 10대 이하 비중은 58.3%였다. 청소년 이용자가 많은 만큼 장시간 이용과 정서적 의존, 선정적 대화 우려가 커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 달 12일 국정감사에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용 연령을 15세로 설정해 확인한 결과 선정적·폭력적 표현이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7월 보고서에서 기존 유해매체물 중심 규제만으로는 AI 챗봇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생기는 과도한 의존 같은 구조적 위험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스캐터랩은 기본 환경인 '세이프 모드'에서 청소년유해매체물 수준의 콘텐츠 생성을 제한하고,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언리밋 모드'는 본인 인증을 거친 성인에게만 제공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쟁사인 뤼튼은 크랙에 하루 3시간, 월 10만원 결제 한도를 두고 초과 시 보호자 동의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제타도 이용 시간이나 결제 제한 같은 추가 장치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스토어 후기에는 광고가 많고 캐릭터의 기억력이 아쉽다는 불만도 있다.
총평
제타는 '국내 AI 챗봇의 진짜 승부처가 어디인가'라는 크랙 편의 질문에 가장 분명하게 답하는 서비스다. 정보 검색이 아니라 이야기와 관계에 시간을 쓰는 이용자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은 국내 AI 시장의 단면이다. 다만 성장의 동력인 몰입이 청소년 보호와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어, 국정감사를 앞두고 서비스 설계 자체를 어떻게 바꿔 나갈지가 다음 국면의 핵심이다.
★★★☆☆ (3.5/5.0)
한줄평
"챗GPT보다 오래 붙잡는 힘은 증명했다. 이제는 그 힘을 어떻게 다룰지 증명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