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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파일] HYPE: 탈중앙화 1위, 그런데 위기 때마다 '중앙화적'이었다

탈중앙화 파생상품 시장 1위에 올랐지만, 위기 때마다 드러나는 '중앙화적 대응'이 하이퍼리퀴드의 다음 시험대다

Odin Park기자
[크립토 파일] HYPE: 탈중앙화 1위, 그런데 위기 때마다 '중앙화적'이었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가는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DEX)다. 코인베이스나 바이낸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완전히 온체인에서 작동한다는 게 핵심 차별점이다. HYPE는 이 플랫폼의 네이티브 토큰으로, 2024년 11월 출시 이후 2년도 안 돼 탈중앙화 파생상품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고 2026년 들어 현물 ETF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됐다.

탄생 스토리

하이퍼리퀴드는 공동창립자 제프 얀(Jeff Yan) 등이 중앙화 거래소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직접 목격하면서 시작됐다. 사용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새로운 탈중앙 금융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었다. 가장 파격적인 부분은 토크노믹스다. 벤처캐피털 등 외부 자금 조달 없이 거래 수수료 수익을 유동성 공급자와 커뮤니티에 직접 환원하는 구조를 택했다. dYdX 같은 선행 프로젝트들이 에어드랍으로 반짝 사용자를 모았다가 시간이 지나며 영향력이 희미해진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2024년 한 해에만 일일 거래량이 15배(150억 달러), 미결제약정이 24배(43억 달러), 총예치자산(TVL)이 37배(21억 달러)로 뛰는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고, 이후 패러다임(Paradigm)·판테라캐피털(Pantera Capital) 같은 거물급 투자자들까지 끌어들였다.

무엇을 하는 코인인가

HYPE는 단순한 거래 수수료 토큰이 아니라 거버넌스 도구이자 경제적 지분이다. 보유자는 프로토콜 업그레이드에 투표할 수 있고, 토큰을 스테이킹해 보상을 받으며, 플랫폼 거래 수수료가 토큰 가치와 연동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최근에는 무기한 선물을 넘어 예측시장(HIP-4)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비트멕스(BitMEX) 공동창립자 아서 헤이즈는 하이퍼리퀴드가 폴리마켓·칼시 같은 기존 예측시장과 달리 토큰 보유자에게 플랫폼 성장의 직접적 수혜를 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평가했다.

현황과 논란

성장세는 숫자로 뚜렷하다. 나스닥 상장사 하이퍼리퀴드 스트래티지스(PURR)는 HYPE 토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 디지털자산 재무회사로, 2026년 3분기 HYPE 토큰 가치가 43.6% 오르며 1억 5,25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이 회사의 주당순이익은 사실상 0달러이고 운영 수익은 미미해, 암호화폐 시세에 통째로 기댄 실적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아서 헤이즈는 HYPE가 향후 126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후 자신의 포지션 일부를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며 "펌프 앤 덤프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더 근본적인 논란은 2025년 3월 '젤리(JELLY) 사태'다. 한 트레이더가 초저유동성 밈코인 JELLY로 롱·숏 포지션을 동시에 열어 하이퍼리퀴드의 유동성 공급 볼트(HLP)를 겨냥한 시세조작을 시도했다. 청산 위기가 임박하자 하이퍼리퀴드는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JELLY를 강제 상장폐지하며 가격을 0.0095달러에 고정, 검증인 투표로 이를 승인했다. 손실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탈중앙화를 표방하면서 위기 때는 중앙화 거래소처럼 개입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이퍼리퀴드는 이후 자산 상장폐지 절차를 완전 온체인 검증인 투표로 바꾸는 업그레이드로 대응했다. 2025년 10월에는 시장 대폭락 당시 하이퍼리퀴드에서만 100억 달러가 넘는 강제청산이 발생하며, 변동성을 증폭시킨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평가

하이퍼리퀴드는 짧은 시간에 탈중앙화 파생상품 시장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고, 외부 자금 없이 수수료를 커뮤니티에 환원하는 토크노믹스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다만 JELLY 사태와 10월 대폭락에서 드러난 것처럼, 극단적 상황에서는 검증인들이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는 점이 '진짜 탈중앙화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따라다니게 만든다. 트레저리 기업의 실적이 토큰 가격 등락에 그대로 연동되는 구조 역시, 화려한 성장 이면의 구조적 리스크로 남아 있다.

별점

투자 위험도: ★★★★☆ (4/5) — 높은 변동성에 더해 위기 시 검증인 개입이라는 특유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기술 완성도: ★★★★☆ (4/5) — 완전 온체인 운영과 빠른 처리 성능은 강점이나, 극단적 상황 대응 체계는 아직 진화 중

생태계 확장성: ★★★★☆ (4/5) — 무기한 선물을 넘어 예측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는 중

종합 관심도: ★★★★★ (5/5) — ETF 상장, 트레저리 기업 실적, 헤이즈발 화제성까지 겹치며 업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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