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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中 선전 동시 출점…K-패션 플랫폼의 승부수

한국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 '무신사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동시에 출점하며 중국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Odin Park기자
무신사.
무신사.

한국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 '무신사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동시에 출점하며 중국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동시에 구축하려는 복합 전략으로 평가된다.

무신사가 선전을 첫 중국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결과다. 선전은 상하이·베이징과 더불어 중국 3대 소비 도시 중 하나로, 20~30대 MZ세대 인구 비중이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층이 두터운 도시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선전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2023년 기준 약 7만 4,000위안(약 1,380만 원)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패션 소비 여력이 있는 젊은 소비층이 밀집한 도시라는 점에서 K-패션 브랜드의 교두보로 최적의 입지라는 분석이다.

무신사의 중국 진출 방식은 경쟁사들과 차별화된다. '무신사 스토어'는 국내 입점 브랜드들의 상품을 한데 모은 멀티 브랜드 셀렉트숍 형태로 운영되며,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의 자체 제작 기본 의류 라인을 선보이는 단독 매장이다. 두 포맷을 동시에 선보임으로써 플랫폼 생태계 전체를 중국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쇼케이스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무신사라는 브랜드 자체를 팔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K-패션의 중국 시장 가능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의류·패션 상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12% 증가했으며,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소비 확대와 맞물려 K-패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틱톡(더우인) 등 중국 숏폼 플랫폼에서 한국 패션 스타일 관련 콘텐츠 조회수가 수십억 건을 넘는 등 젊은 세대의 관심이 실수요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그러나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 패션 시장은 이미 자국 브랜드인 SHEIN, 안타(Anta), 리닝(Li-Ning) 등이 강력한 가성비와 민족주의적 소비 정서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궈차오(國潮, 국산 트렌드)' 열풍은 외국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패션 유통 업계 전문가들은 "무신사가 단순히 '한국 옷'이라는 원산지 프리미엄에만 의존해서는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현지화 전략과 브랜드 스토리텔링, 그리고 디지털 마케팅과 오프라인 경험의 유기적 결합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의 멀티 브랜드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ZOZOTOWN)이 해외 오프라인 매장 출점 없이 온라인 플랫폼에만 집중하다 글로벌 확장에 한계를 드러낸 것과 달리, 무신사는 오프라인 쇼룸을 전진 기지로 활용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을 택했다. 이는 2010년대 중반 H&M,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중국 1·2선 도시 플래그십 스토어를 발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급속히 확장했던 방식과 유사한 접근이다. 다만 이들 글로벌 브랜드 역시 이후 중국 로컬 브랜드의 부상에 밀려 구조조정을 단행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전략의 정교함이 더욱 중요하다.

무신사의 이번 행보는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의 포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에이블리·지그재그 등 경쟁 플랫폼과의 출혈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 개척은 성장 활로를 찾는 동시에 입점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플랫폼 생태계 전체의 해외 수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결국 무신사의 선전 출점은 K-패션 플랫폼이 글로벌 유통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다. 오프라인 거점을 통한 브랜드 각인, 현지 소비자 데이터 축적, 입점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적응 지원이라는 세 과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따라 이후 상하이·베이징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다. 중국 진출 초기 단계에서의 전략 정교화와 현지 파트너십 구축이 무신사의 글로벌 행보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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