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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미국 시장 강타…스킨케어가 이끈 20%대 급성장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이 20.8% 증가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단순한 한류 열풍의 부산물이 아닌, 스킨케어 중심의 체계적인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이 결합된 구조적 성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Odin Park기자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이 20.8% 증가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단순한 한류 열풍의 부산물이 아닌, 스킨케어 중심의 체계적인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이 결합된 구조적 성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킨케어, K-뷰티 수출의 핵심 엔진으로

이번 수출 성장을 견인한 핵심 카테고리는 단연 스킨케어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클렌징-토너-에센스-세럼-크림'으로 이어지는 한국식 다단계 스킨케어 루틴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일 제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복수 품목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충성 소비자층이 형성됐다. 이는 일회성 트렌드가 아닌 반복 구매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수출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미국 스킨케어 시장은 연평균 5~6% 성장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아시아 유래 성분과 제형을 앞세운 K-뷰티 제품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달팽이 점액, 쌀 발효 추출물, 센텔라 아시아티카(병풀) 등 한국 특유의 성분은 미국 소비자에게 기능성과 이국성을 동시에 어필하는 차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틱톡·유튜브가 만든 '버추얼 뷰티 카운터'

K-뷰티의 미국 내 확산에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틱톡에서 '#skincare' 해시태그 조회수가 수백억 뷰를 넘어선 가운데, 한국 스킨케어 루틴을 소개하는 콘텐츠는 꾸준히 상위 노출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알엑스(COSRX), 토리든 등 한국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세포라(Sephora), 울타(Ulta)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망 입점을 병행하며 온·오프라인 접점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특히 코스알엑스의 '달팽이 점액 에센스'는 아마존 스킨케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장기간 머물며 K-뷰티의 '대중화'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프리미엄 브랜드와 가성비 브랜드가 투트랙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폭넓은 소비자층 포섭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중국 무역갈등, K-뷰티엔 반사이익

구조적 수혜 요인도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입 장벽이 높아진 틈을 K-뷰티가 파고들고 있다. 미국 수입업자와 유통업체들이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한국산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최근 수년간 미국의 주요 화장품 수입국 순위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 기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FDA와의 규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와 코트라(KOTRA)는 미국 현지 박람회 참가 지원 및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 중이다.

일본·프랑스와의 경쟁, 그리고 K-뷰티의 한계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경계의 목소리는 있다. 프랑스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은 고가 시장에서 여전히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 뷰티 역시 '와비사비' 미학과 미니멀 스킨케어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K-뷰티와 직접 경쟁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화장품의 미국 수출도 동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K-뷰티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K-뷰티가 '트렌디하지만 깊이가 얕다'는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 장기 성장의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뷰티 산업 컨설턴트 이현정 씨는 "K-뷰티가 미국에서 스킨케어 카테고리 내 신뢰를 쌓은 것은 분명한 성과지만, 색조와 향수 등 인접 카테고리로의 확장과 프리미엄 포지셔닝 강화 없이는 중장기적 성장률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 지속 성장의 조건

K-뷰티의 미국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브랜드 자체의 스토리텔링 강화, 지속가능성(친환경 패키징·성분 투명성) 요구에 대한 대응, 그리고 MZ세대를 넘어 X세대·베이비부머 소비자층으로의 저변 확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20.8%라는 수치는 K-뷰티의 현재 경쟁력을 보여주는 숫자이지만, 동시에 이 성장을 구조화하지 못하면 일시적 버블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한국 화장품 산업이 이 기회를 지속 가능한 글로벌 브랜드 파워로 전환할 수 있을지, 그 선택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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