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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글로벌 질주, 아모레·LG생건 해외서 부활

한국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해외 매출 호조를 기록하며 'K뷰티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다.

Odin Park기자
K뷰티 글로벌 질주, 아모레·LG생건 해외서 부활

한국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해외 매출 호조를 기록하며 'K뷰티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유럽·동남아시아로 수출 다변화에 성공한 것이 핵심 동력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네즈, 설화수, 코스알엑스 등 브랜드가 미국 세포라(Sephora)와 아마존을 통해 빠르게 소비자층을 확장하고 있으며, 특히 코스알엑스의 '스네일 뮤신' 제품군은 틱톡·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더후(The History of Whoo), 오휘 등 프리미엄 라인이 동남아와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며 해외 사업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실적 반전은 수년간 이어진 구조조정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두 기업은 2021~2023년 중국 매출 급감으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사드(THAAD) 갈등 이후 지속된 중국 내 한류 제한과 현지 국산 브랜드(C-뷰티)의 급성장이 맞물리며 중국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된 탓이다. 이에 두 기업은 미국·유럽·일본·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 지역을 분산하고, 인디 브랜드 인수·합병(M&A) 및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K뷰티의 글로벌 성장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에서 확인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025년 기준 약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 신뢰도가 성분 중심·피부과학 기반 마케팅을 통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K뷰티의 입지를 재조명하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한국 스킨케어는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미국 뷰티 시장의 스탠더드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주요 유통 채널인 타겟(Target), 얼타(Ulta Beauty) 등도 K뷰티 전용 코너를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성분 기반 스킨케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 브랜드의 진입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반면 과제도 적지 않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소 인디 브랜드와의 경쟁, 글로벌 유통 파트너와의 마진 협상, 각국의 규제 환경 대응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틱톡 의존 마케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의 틱톡 규제 논란이 지속될 경우 K뷰티의 핵심 마케팅 채널 하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일본의 사례는 시사적이다. 1990~2000년대 전 세계를 호령했던 시세이도(Shiseido), 가네보(Kanebo) 등 일본 뷰티 기업은 중국과 서구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 실패와 내수 의존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잃었다. K뷰티가 이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특정 시장·채널 의존도를 줄이고,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소비자 니즈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이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 반등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이 아닌, 수년간의 전략적 구조 전환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미국·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안착시키고, 동남아·중동 등 신흥시장에서는 가성비와 기술력을 앞세운 투트랙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K뷰티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 공급망 안정화, 그리고 브랜드 자산의 장기적 관리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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