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쇼핑/인바운드

담배 너머로 간 KT&G, 글로벌·NGP가 성장 엔진

KT&G가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5% 성장이라는 괄목할 성과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실적 호조를 알리는 수치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담배 기업'이라는 오래된 정체성을 벗어나 해외 수익과 차세대 제품(NGP, Next Generation Product)…

Odin Park기자
KT&G 로고.
KT&G 로고.

KT&G가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5% 성장이라는 괄목할 성과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실적 호조를 알리는 수치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담배 기업'이라는 오래된 정체성을 벗어나 해외 수익과 차세대 제품(NGP, Next Generation Product)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신호가 담겨 있다.

해외이익 확대, 내수 의존 탈피의 증거

KT&G의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해외 부문의 성장세다. 국내 담배 시장은 이미 성숙기를 넘어 인구 감소, 흡연율 하락, 각종 규제 강화 등 복합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00년대 초반 60%대에서 최근 30%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이런 시장에서 내수에만 의존하는 성장 전략은 한계가 명확하다.

KT&G는 이에 대응해 중동,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특히 이란,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수출 물량을 늘렸고, 이것이 이번 분기 해외이익 확대로 직결됐다. 글로벌 담배 시장은 여전히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저·중소득 국가에서는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KT&G로서는 이들 시장이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블루오션'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NGP 가속, 아이코스 아성에 도전

두 번째 성장 축은 NGP다. 가열담배(HTP, Heat-not-burn)와 전자담배로 대표되는 NGP 시장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 BAT의 글로(GLO), JTI의 플룸(Ploom)이 선점한 무대다. 후발주자인 KT&G는 자사 브랜드 '릴(lil)'을 앞세워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최근 들어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글로벌 NGP 시장은 2020년대 중반 이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 한국, 유럽 등 규제 환경이 엄격한 국가에서 일반 궐련을 대체하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T&G는 일본 시장에서 릴의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했고, 최근에는 유럽 일부 국가로 판매 지역을 넓히며 글로벌 NGP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중이다.

사업 다각화라는 또 다른 변수

KT&G의 외형 성장에는 건강기능식품, 부동산, 인삼공사(KGC인삼공사) 등 비담배 부문도 일조한다.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브랜드는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 프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로 꾸준히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는 담배 매출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낸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단일 품목 의존도가 낮아질수록 규제 리스크가 분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다.

경쟁 환경과 리스크 요인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필립모리스, BAT, JTI 등 글로벌 담배 메이저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NGP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코스는 여전히 전 세계 HTP 시장에서 7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G가 이 격차를 좁히려면 단순한 제품 경쟁력을 넘어 유통망 구축과 브랜드 인지도 확보라는 더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환율 변동성도 주요 변수다. 수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달러·엔·유로 대비 원화 환율의 등락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해외 각국의 담배·NGP 규제 강화 흐름—세계보건기구(WHO) FCTC(담배규제기본협약) 확산, 각국의 연령 제한 강화, 광고 제한—은 장기적으로 시장 확대를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이다.

구조적 전환의 분기점

이번 2분기 실적은 단순한 분기 호조를 넘어 KT&G의 전략적 전환이 실제 재무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외이익 확대와 NGP 성장이라는 두 축은 서로를 보완하며 국내 규제·인구 구조 변화라는 '내수 절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KT&G가 일본의 JT(Japan Tobacco International)가 해외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담배 메이저로 성장한 경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JT는 1999년 RJR 인터내셔널 인수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단숨에 끌어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KT&G가 유기적 성장만으로 이 같은 궤적을 따라갈 수 있을지, 아니면 M&A 카드를 꺼낼 것인지가 향후 전략의 핵심 분기점이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KT&G의 기업가치는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을 국내 궐련에서 글로벌 NGP로 이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18.5% 영업이익 성장은 그 여정의 중간 성적표다.

공유X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