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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에스팀 지분 딜레마…출구 전략 '안갯속'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 대형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ESTEEM)에 대한 지분 처리를 둘러싸고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주가 급락과 업황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엑시트(투자 회수)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투자 손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Odin Park기자
SM엔터, 에스팀 지분 딜레마…출구 전략 '안갯속'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 대형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ESTEEM)에 대한 지분 처리를 둘러싸고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주가 급락과 업황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엑시트(투자 회수)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투자 손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M-에스팀, 얽히고설킨 투자 관계

SM엔터테인먼트는 케이팝 중심의 사업 구조를 패션·모델 산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에스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에스팀은 한국 최대 규모의 모델 에이전시 중 하나로, 배우·모델 매니지먼트와 더불어 패션 콘텐츠 비즈니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패션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SM 입장에서는 아이돌 IP(지식재산권)와 패션 산업의 시너지를 기대한 투자였다. 그러나 2023년 카카오의 SM 인수합병 이후 경영 전략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비(非)핵심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 재편 압박이 거세졌다. 에스팀 지분이 그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주가 폭락이 발목 잡다

문제는 현재 에스팀의 기업 가치가 투자 당시와 비교해 상당 폭 하락했다는 점이다. 엔터·패션 복합 산업 특성상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고 있으며, 비상장 법인 특성상 시장 내 유동적인 매각 경로도 제한적이다.

SM이 지분을 매각하려 해도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투자 원금 대비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다. 그렇다고 보유를 지속하자니 지분법 손실이 SM의 연결 재무제표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 엑시트도, 보유도 모두 손실로 귀결될 수 있는 '이중 딜레마'다.

카카오발 포트폴리오 재편 압박

카카오가 SM을 인수한 이후 SM 경영진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을 강하게 드라이브하고 있다. 카카오 자체도 계열사 구조조정과 재무 건전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SM에 대해서도 비핵심 투자자산 정리를 사실상 요구하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SM 입장에서 에스팀은 케이팝 본업과 직접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카카오 체제 이후 투자 효율성 기준이 엄격해진 상황에서 지분 처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유사 사례: 엔터사의 '문어발 투자' 후폭풍

국내 엔터테인먼트 대기업들이 비핵심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가 수익화에 실패한 사례는 적지 않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외식업 투자에서 철수하고 본업 집중 전략으로 선회한 사례, 하이브가 다양한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했다가 일부를 상각 처리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엔터 산업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케이팝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아티스트 IP와 팬덤 비즈니스"라며 "이와 직접 연관이 없는 투자자산은 시장 불황기에 가장 먼저 유동성 압박에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에스팀 건은 이 교훈의 반복이라는 시각이 업계 내에 팽배하다.

인수자 찾기도 '난항'

매각 추진 시 인수 후보군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변수다. 패션·모델 에이전시 산업 자체가 디지털 전환의 파고 속에 수익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나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명확한 밸류에이션 기준을 산정하기 어려운 업종으로 분류된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탤런트 에이전시 WME, CAA 등이 PE(사모펀드) 자본을 기반으로 몸집을 불리며 업종 통합을 주도하고 있으나, 국내 모델 에이전시 시장은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외국계 자본을 유인할 정도의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SM엔터테인먼트가 에스팀 지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단순한 재무 이슈를 넘어 카카오 체제 이후 SM의 경영 철학과 전략적 방향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실을 감수하고 조기 정리에 나서느냐, 기업 가치 회복을 기다리며 장기 보유 전략을 택하느냐의 선택은 결국 SM의 재무 여력과 카카오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기회비용과 재무 부담이 누적된다"며 "불가피한 손실이라면 조기에 확정짓고 핵심 사업 재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장 신뢰 회복에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SM이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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