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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트랙] 원더걸스 - Nobody: 76위가 열어젖힌 K팝 글로벌 도전의 첫 페이지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핫100 진입…'Nobody', K팝 글로벌 도전의 출발점이 되다

Odin Park기자
원더걸스 - Nobdy.
원더걸스 - Nobdy.

편집자주: '원 트랙'은 K팝 명곡 한 곡을 깊게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열다섯 번째 편은 K팝 최초로 빌보드 핫100에 이름을 올린 원더걸스의 'Nobody'입니다.

2008년 9월 22일, 원더걸스가 정규 앨범 'The Wonder Years - Trilogy'의 타이틀곡 'Nobody'를 내놓았다. 이 곡은 국내 가요계를 평정한 데 그치지 않고, 이듬해 영어 버전으로 빌보드 핫100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가수 최초의 핫100 진입곡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탄생 배경

2007년 'Tell Me'로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킨 원더걸스는 1년 뒤 'Nobody'로 다시 한 번 가요계를 뒤흔들었다. 'Nobody'는 박진영(J.Y. Park)이 작사하고 이우석(RAINSTONE)과 함께 작곡한 곡이다. 1960년대 모타운 사운드를 현대 댄스팝으로 풀어낸 레트로 곡으로, 뮤직비디오 역시 1960년대 모타운 스타일의 콘서트 무대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빌보드는 훗날 이 곡을 "모타운에서 영감을 받은 중독적인 귀벌레(earworm)로, 복고풍 콘셉트에 대한 원더걸스의 매력적인 취향과 부정할 수 없는 후렴구를 압축한 곡"이라고 평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후렴과 레트로 콘셉트의 조합은 이후 2세대 K팝의 성공 문법이 되는 '중독성 후크' 공식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성과와 기록

국내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Nobody'는 발매 직후 주요 포털 검색어 1위와 각종 음원 사이트 1위를 휩쓸었고, 뮤직뱅크에서는 2008년 10월 3일부터 24일까지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디지털 다운로드는 약 465만 건을 기록했고,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2008년 올해 가장 좋아한 노래 1위에 올랐다. 2008 Mnet 코리아 뮤직 페스티벌(KM Music Festival)에서는 여자 그룹상, 뮤직비디오 작품상, 올해의 노래상을 받았고, 골든디스크어워즈 디지털 음원 부문 본상도 수상했다. 뮤직비디오는 한국어·영어·일본어 3개 버전으로 제작돼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해외에서의 기록은 더 상징적이다. 영어 버전은 2009년 6월 26일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된 뒤 같은 해 10월 31일자 빌보드 핫100에서 76위로 데뷔했고, 한국 가수 최초의 핫100 진입곡으로 기록됐다. 이 곡의 영상은 2011년 K팝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5000만 회를 돌파했으며, 2017년 빌보드가 선정한 '역대 걸그룹 노래 100선'에서 43위에 올랐다.

미국 도전기

핫100 76위라는 성적 뒤에는 고된 현지 도전이 있었다. 원더걸스는 2009년 조나스 브라더스 월드투어의 오프닝 무대에 서며 미국 시장을 직접 두드렸는데, 당시 현지 공연장은 텅 비어 있는 경우도 많았다. 라디오 쇼, 쇼핑몰, 고등학교 공연까지 1년 내내 이어진 이 강행군은 사업적으로는 큰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훗날 한 인터뷰에서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은 비즈니스적으로는 실패였지만, 그 실패가 없었으면 지금의 트와이스도, 스트레이 키즈도 없었을 것"이라고 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미

'Nobody'가 특별한 이유는 한 곡의 흥행을 넘어 K팝의 글로벌 도전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된 지점이라는 데 있다. 76위라는 순위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한국 가수가 미국 메인 차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했고, 그 과정에서 쌓인 현지 활동의 시행착오는 이후 후배 그룹들이 글로벌 시장 전략을 짜는 데 밑거름이 됐다. 에스파 'Supernova'와 르세라핌 'UNFORGIVEN'이 글로벌 차트에서 거둔 성과도 결국 이 출발점 위에 쌓인 결과라는 점에서, 'Nobody'는 K팝 글로벌 서사의 원점으로 남았다.

한줄평

76위라는 숫자는 작았지만, 그 숫자가 K팝이 세계로 나가는 첫 이정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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