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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국감 도마 위… 시장 지배력 논란 총집결

2025년 국정감사 시즌,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장이 사실상 '쿠팡 국감'으로 변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 조사 거부 의혹부터 배달앱 최혜대우 요구 논란까지, 쿠팡을 둘러싼 복수의 핵심 쟁점이 한꺼번에 국감 테이블에 오르면서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가 집중…

Odin Park기자
쿠팡 로고.
쿠팡 로고.

2025년 국정감사 시즌,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장이 사실상 '쿠팡 국감'으로 변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 조사 거부 의혹부터 배달앱 최혜대우 요구 논란까지, 쿠팡을 둘러싼 복수의 핵심 쟁점이 한꺼번에 국감 테이블에 오르면서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가 집중 조명을 받게 됐다.

'조사 거부' 의혹—법적 경계선은 어디인가

핵심 쟁점 가운데 첫 번째는 쿠팡의 공정위 조사 방해 의혹이다. 공정거래법 제81조는 공정위의 현장 조사에 대한 거부·방해·기피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기업 측은 "적법한 절차 내에서 법률적 검토를 거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조사 거부의 법적 성립 여부 자체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공정거래 전문가들은 "조사 협조 범위에 대한 해석이 기업과 당국 간에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관련 법령의 명확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유사 사례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2023년 네이버 쇼핑 검색 알고리즘 조사 과정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불거진 바 있어, 플랫폼 기업과 규제 당국 간의 구조적 긴장 관계가 재확인되는 양상이다.

배달앱 최혜대우 요구—수직 계열화의 그늘

두 번째 쟁점은 쿠팡이츠 관련 '최혜대우(MFN·Most Favored Nation)' 조항 강요 의혹이다. 최혜대우 조항이란 입점 업체에게 자사 플랫폼에서 타 경쟁 플랫폼 대비 동등하거나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계약 조항이다. 쿠팡이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물류 인프라와 쿠팡이츠를 결합한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상황에서, 배달앱 시장에서도 동일한 전략이 반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이미 거대 플랫폼의 MFN 조항 활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아마존에 대해 유사한 조항 폐지를 명령한 바 있으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역시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공정위가 2023년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체계 개편에 개입한 선례가 있어, 이번 쿠팡이츠 사안이 유사한 규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지배력, 숫자로 본 현주소

쿠팡의 시장 지배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쿠팡은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 연간 거래액은 40조 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산된다. 쿠팡이츠는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에 이어 2위권을 다투며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복합 플랫폼 구조는 한 사업 영역의 우월적 지위가 다른 영역으로 전이되는 이른바 '레버리징(Leveraging)'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당국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경쟁법 학계에서는 "쿠팡의 사업 구조는 아마존 모델의 한국판 복제에 가깝다"며 "아마존이 미국과 EU에서 반독점 규제의 핵심 타깃이 된 것처럼, 쿠팡도 규제 리스크의 임계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입점업체·경쟁사 시각의 온도 차

이해관계자별 온도 차는 극명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로켓배송의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쿠팡은 배송 만족도 부문에서 수년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입점 중소 셀러들의 목소리는 정반대다. 쿠팡의 알고리즘이 로켓배송 상품을 우선 노출하고, 검색 결과에서 자사 PB(Private Brand) 상품을 유리하게 배치한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4년 실시한 온라인 입점업체 실태조사에서는 응답 업체의 절반 이상이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바 있다. 경쟁 사업자들 역시 "동등한 경쟁 환경(level playing field)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국감의 한계와 제도적 과제

국정감사는 정치적 이벤트로서의 성격상 실질적 규제 집행력과는 거리가 있다. 과거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이 국감에 거듭 소환됐지만 구조적 변화로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실질적 규제를 위해서는 공정위의 독립적이고 신속한 사건 처리 능력과 함께, 현행 공정거래법의 플랫폼 특화 규정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유럽의 DMA에 해당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입법 논의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플랫폼 산업 육성과 소비자·소상공인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한 입법 교착이 결과적으로 규제 공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향후 전망—규제의 분기점

이번 국감이 쿠팡에 대한 실질적 제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공정위가 복수의 사안을 동시에 조사 중인 상황에서 국감의 정치적 압력은 조사 속도와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쿠팡이츠의 계약 관행 시정 요구, 중기적으로는 플랫폼 자사 우대 행위 전반에 대한 법적 기준 확립이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쿠팡 국감'이 단순한 정치적 공방에 그치지 않으려면, 감정적 청문을 넘어 데이터에 근거한 구조적 논의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플랫폼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과 공정 경쟁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적 틀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이번 국감이 의미 있는 입법·정책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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