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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트랙] 슈퍼주니어 - Sorry, Sorry: 사과 한마디로 정상에 오른 13인의 반전

'예능돌' 꼬리표를 떼고 2세대 K팝의 중심에 서다

Odin Park기자
슈퍼주니어 - Sorry, Sorry.
슈퍼주니어 - Sorry, Sorry.

편집자주: [원 트랙]은 K팝 역사에 남은 노래 한 곡을 골라 탄생 배경과 성과, 의미를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19번째로 들여다볼 곡은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입니다.

2009년 봄, 같은 후렴이 거리와 방송, 경기장 응원석에서 동시에 흘러나왔다.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다. 2005년 데뷔한 13인조 남성 그룹은 이 곡 하나로 '예능 잘하는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2세대 K팝의 한가운데에 섰다. 발매 17년이 지난 지금도 이 노래는 후배 그룹들의 커버 무대로 이어지고 있다.

탄생 배경

'Sorry, Sorry'는 슈퍼주니어의 정규 3집 타이틀곡이다. 앨범은 2009년 3월 12일 발매됐고, 곡은 그에 앞서 3월 9일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됐다. 2007년 2집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이었다. 작사, 작곡, 편곡은 SM엔터테인먼트의 유영진이 맡았고, 총괄 프로듀서는 이수만이다. 안무는 닉 베스(Nick Bass)가 만들었다. 앨범 준비는 2008년 7월에 시작돼 이듬해 2월까지 녹음이 이어졌다.

곡의 색깔은 한 줄로 요약하면 '어반 미니멀 펑키'다. 도시적인 클럽 하우스 그루브에 펑키한 리듬을 얹고, 반복되는 후렴을 중독성 있는 훅으로 삼았다. 당시 활동을 시작하던 은혁은 "다른 것보다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음악을 잘 하지 못하는 그룹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음악 활동보다 예능과 개인 활동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는 시선을 멤버들 스스로 의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과와 기록

성적은 숫자로 확인된다. 발매 두 달 남짓 뒤인 2009년 5월 중순 기준 3집은 21만 5170장이 팔렸다. 온라인 7만 5319장, 오프라인 음반 매장 13만 9851장이다. 그해 발매된 음반 가운데 처음 20만 장을 넘겼고, 슈퍼주니어 음반 중 최다 판매량이었다. 2007년 2집 판매량은 약 19만 장이었다. 이후 앨범 판매량은 25만 장을 넘어섰다.

활동 초반 이특은 "'쏘리쏘리'가 상위권에 안 들어간 차트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연말 시상식은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줬다. 2009년 벅스 뮤직 어워드 '올해의 가요' 부문에서 이 곡은 6만 184표를 얻어 과반을 차지했고, 2위 소녀시대 'Gee'(1만 8370표)와 큰 격차를 냈다. 멜론 2009년 연간 차트에서는 9위에 올랐다. 12월 시상식에서는 슈퍼주니어가 음반 대상과 본상, 인기상까지 3관왕을 기록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가 MAMA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였는데도 MAMA 사전 시상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태국 채널V의 '아시안 톱50 2009 연말 결산'과 대만 히트FM의 '2009 톱100 싱글' 차트에서 모두 1위였다. 대만 인터넷 투표에서는 25만 표 이상을 얻었다. 음악 방송에서는 SBS 인기가요에서 3주 연속 1위를 해 그룹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방송 1위는 총 10회로 집계된다.

무엇이 달랐나

이 곡이 특별했던 이유는 음악만이 아니다. 흑백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무가 곡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안무는 방송 밖으로 번져 스포츠 경기장 응원과 시상식 퍼포먼스, 패러디 영상으로 확산됐다. 필리핀 세부 교도소 수감자들이 춤을 추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것도 이 곡이 국경을 넘어 퍼진 단면이다. SM엔터테인먼트 공식 채널 뮤직비디오는 2018년 12월 유튜브 조회수 1억 회를 넘겼다.

의미

'Sorry, Sorry'가 갖는 무게는 후대의 평가에서 더 분명해진다. 음악평론가 차우진은 이 곡을 두고 "슈퍼주니어를 '글로벌 한류 제왕'의 자리에 올린 곡"이라고 평했다. 이규탁 평론가는 "이들을 국내외 최고의 K팝 보이그룹으로 만들었던, 2세대 K팝과 한류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곡이다"라고 했고, 정민재 평론가는 "K팝 클래식이 된 그룹의 시그니처"라고 정리했다.

2023년 미국 롤링스톤은 'K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0곡'을 발표하며 이 곡을 12위에 올렸다. 1위는 2009년 벅스 투표에서 2위로 밀렸던 소녀시대의 'Gee'였다. 같은 해 정상을 다투던 두 곡이 14년 뒤 같은 목록의 1위와 12위로 다시 만난 셈이다.

무엇보다 이 곡은 '예능 아이돌'이 음악으로 평가받는 팀으로 이동한 분기점이었다. 13명이라는 대규모 팀이 하나의 무대에서 군무를 짜는 방식, 세대를 가리지 않고 따라 하는 포인트 안무, 해외 시장에서 먼저 불붙은 인기는 이후 많은 보이그룹이 택한 방식과 맞닿아 있다.

한줄평

사과로 시작해 정상으로 끝난, 2세대 K팝에서 가장 당당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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