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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의 방치형 실험, 왜 '모나크'는 1년을 못 버텼나

엔씨소프트가 방치형 RPG '저니 오브 모나크'의 서비스 종료를 공식 결정했다. 2025년 출시된 지 채 1년을 넘기지 못한 채 운영을 접는 이번 결정은,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가 캐주얼·방치형 장르에서 겪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Odin Park기자
엔씨의 방치형 실험, 왜 '모나크'는 1년을 못 버텼나

엔씨소프트가 방치형 RPG '저니 오브 모나크'의 서비스 종료를 공식 결정했다. 2025년 출시된 지 채 1년을 넘기지 못한 채 운영을 접는 이번 결정은,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가 캐주얼·방치형 장르에서 겪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르 미스매치: 엔씨의 DNA와 방치형의 충돌

저니 오브 모나크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로 대표되는 대규모 MMORPG 중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선보인 방치형 수집 RPG다. 자동 전투와 오프라인 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방치형 게임은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장르로, 2023년 기준 전 세계 방치형 게임 시장 규모는 약 50억 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문제는 엔씨소프트가 이 장르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방치형 게임의 핵심은 낮은 진입 장벽과 단순한 성취감의 빠른 반복"이라며 "엔씨는 기존 MMORPG식 복잡한 시스템과 과금 구조를 방치형 틀에 이식하려 했고, 이것이 장르 정체성 훼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리니지 계열에서 검증된 '강화·과금' 공식이 캐주얼 유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방치형 장르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경쟁 환경의 적자생존: 레드오션 속 생존 실패

방치형 RPG 시장은 이미 '어피치 스태프', '버섯커 키우기', '랑그릿사 모바일' 등 검증된 타이틀과 수십 개의 신작이 경쟁하는 극도로 포화된 시장이다. 특히 중국 및 동남아시아 개발사들이 저렴한 개발 비용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잠식하면서, 대형 개발사라 해도 브랜드 파워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됐다.

게임 산업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모바일 방치형 게임의 평균 DAU(일일 활성 이용자) 유지율은 출시 30일 후 약 10~15% 수준으로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니 오브 모나크 역시 초기 마케팅 효과가 소진된 이후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됐으며, 이를 만회할 만한 콘텐츠 업데이트 사이클이 시장의 기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구조적 위기: 체질 개선의 실패 신호

저니 오브 모나크의 서비스 종료는 단순한 게임 한 편의 실패를 넘어, 엔씨소프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 이후 TL(쓰론앤리버티), 배틀크러쉬, 호연 등 다양한 장르 실험을 이어왔으나 리니지 시리즈를 대체할 '넥스트 IP' 발굴에는 거듭 실패해왔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매출 구조는 2025년 기준으로도 리니지M·리니지W 등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의존도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특정 IP에 대한 매출 편중이 심화된 상황에서 신규 게임의 연이은 조기 종료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투자자 신뢰 모두에 부정적 신호를 보낸다.

해외 사례와의 비교: 대형사의 장르 전환은 왜 어려운가

이 같은 현상은 엔씨소프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판타지 IP를 모바일 방치형 장르에 적용한 'FF Brave Exvius War of the Visions'를 2024년 종료했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역시 모바일 캐주얼 시장 진출에서 지속적으로 고전해왔다. 대형 콘솔·PC 게임사가 모바일 캐주얼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기존 브랜드 의존을 탈피한 별도 조직과 개발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게임 산업 애널리스트들은 "방치형 게임은 '가볍게 즐기는 경험'이 핵심인데, 대형사일수록 개발 과정에서 시스템 복잡도가 올라가고 수익화 압박이 커진다"며 "결국 장르의 본질을 흐리는 결과를 낳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앞으로의 전망: 엔씨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저니 오브 모나크의 실패를 계기로 엔씨소프트는 대형 MMORPG 중심 전략으로의 재집중, 또는 외부 스튜디오 인수를 통한 장르 역량 확보라는 두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엔씨가 내부 개발 역량으로 빠른 캐주얼 장르를 공략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넥슨이 다양한 스튜디오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분산한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생태계는 이제 '브랜드의 힘'보다 '장르 이해도'와 '운영 속도'가 생존을 결정하는 구조로 이동했다. 저니 오브 모나크의 종료는 그 냉혹한 시장 논리가 국내 최상위 게임사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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