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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테이지] NewJeans: 가장 빨리 타올랐고, 가장 오래 꺼져 있었다
가장 빨리 타올랐고, 가장 오래 꺼져 있었다. 이제 다시 켜질 수 있는지가 남은 질문이다
오뚜기가 경북 구미에 수출 전용 라면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약 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국내 라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K푸드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오뚜기가 경북 구미에 수출 전용 라면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약 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국내 라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K푸드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생산 능력 확충을 넘어, 농심·삼양식품 중심으로 재편돼온 K라면 수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수출 전용 공장의 의미…내수와 수출의 분리 전략
이번 투자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수출 전용'이라는 키워드다. 기존 라면 제조사들은 내수 생산 라인의 여유분을 활용해 수출 물량을 조달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수출 전용 공장은 해외 시장별 맞춤형 제품 생산, 품질 관리 표준화, 현지 규격 인증 대응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열풍에 힘입어 밀양에 수출 전용 공장을 설립한 선례가 있으며, 그 결과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최근 전체 매출의 7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오뚜기의 이번 결정은 이 같은 성공 방정식을 따르되,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K라면 수출 시장, 얼마나 커졌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국 라면의 수출액은 2020년 6억 달러 수준에서 2024년 기준 약 11억 달러를 넘어서며 4년 새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을 통한 한국 드라마·영화의 글로벌 확산, 유튜브와 틱톡을 중심으로 한 K푸드 챌린지 열풍이 라면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린 주요 동력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미국의 경우 한국 라면 수입액이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 증가했으며, 월마트·코스트코 등 주류 유통채널 입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시장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수출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오뚜기의 현주소와 과제
오뚜기는 국내 라면 시장에서 농심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수출 부문에서는 농심·삼양식품·팔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다. '진라면', '참깨라면' 등 국내에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제품들이 해외에서는 아직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열위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구미 공장 투자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해외 시장을 위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역량 강화를 동반한 종합적인 수출 드라이브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수출 전용 설비를 갖춘다는 것은 특정 국가의 할랄 인증, 비건 인증, 알레르기 표기 등 규제 대응 능력도 함께 높이겠다는 의미"라며 "중장기적으로 프리미엄 라인 개발과 맞물릴 경우 시장 침투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미 선택의 배경…지역 산업 재편과 맞닿아
공장 입지로 경북 구미가 선택된 것은 여러 맥락에서 읽힌다. 구미는 한때 삼성·LG 등 대기업 전자 산업의 메카였으나,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되면서 지역 경제 공동화 문제를 겪어왔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이에 대응해 식품, 배터리, 방산 등 다양한 산업 유치에 공을 들여왔으며, 오뚜기의 2천억 원 투자는 지역 고용 창출과 세수 확보 면에서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구미는 경부고속도로와 KTX 구미역 등 물류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부산항·광양항으로의 접근성도 수출 물류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평가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투자 인센티브 제공도 입지 결정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동향과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
오뚜기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경쟁사들에도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농심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공장을 통해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이며, 삼양식품은 글로벌 OEM 파트너십 확대와 동시에 국내 생산 능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팔도 역시 러시아와 동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기반으로 수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생산 능력 확대가 수출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라면 시장에서의 마케팅 비용 증가, 환율 변동성, 현지 경쟁 심화 등이 수익성을 압박하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수출 전략 수립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망과 시사점
오뚜기의 구미 수출 공장 건설은 K라면의 세계화가 특정 기업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인구 감소와 내수 시장 정체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수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인식이 식품업계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도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한 해외 유통망 지원, 인증 취득 비용 보조, 현지 마케팅 플랫폼 구축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오뚜기가 2천억 원이라는 베팅의 결실을 거두려면 공장 완공 이후 브랜드 현지화, 제품 차별화, 유통 채널 다각화라는 세 축을 얼마나 정교하게 운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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