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 신작 공백 끝… '아이온2' 하나로 영업이익 775% 반등
순이익도 416% 늘어난 1119억원… 증권가 "저평가 구간, 최선호주"
작고 가벼운 쌀과자 하나가 국내 영유아 간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떡뻥'으로 불리는 쌀 팽화과자가 누적 판매 2000만 개를 돌파하며 아기 간식 카테고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구조적인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작고 가벼운 쌀과자 하나가 국내 영유아 간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떡뻥'으로 불리는 쌀 팽화과자가 누적 판매 2000만 개를 돌파하며 아기 간식 카테고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구조적인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떡뻥, 왜 지금 폭발적으로 성장했나
떡뻥은 쌀을 고온·고압으로 팽창시켜 만든 영유아용 핑거푸드다. 첨가물이 없고, 물에 쉽게 녹아 영아의 질식 위험이 낮으며, 스스로 집어 먹는 자조식(自助食) 연습에 적합하다는 점이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소아과 전문의들이 권장하는 '베이비 레드 푸드(Baby Led Weaning·아기 주도 이유식)' 방식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수요를 견인했다.
국내 영유아 간식 시장은 2020년대 들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생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자녀 한 명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골드 키즈(Gold Kids)'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1인당 영유아 관련 지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영유아용 건강기능식품 및 간식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안전·성분' 민감한 소비자가 시장을 만들었다
떡뻥 열풍의 핵심 동력은 성분에 민감한 부모 소비자층, 이른바 '성분 집착형 맘(Mom)'의 부상이다. 이들은 제품 구매 전 원재료명을 일일이 검색하고, 첨가물 유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교차 검증한다. 네이버 카페 '맘카페'나 육아 플랫폼 '아이엠맘' 등에서 떡뻥 관련 게시글은 수천 건에 달하며, 실제 구매 후기가 재구매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영유아 간식 시장이 과자·음료 대기업 중심으로 편성됐다면, 지금은 소규모 전문 브랜드가 성분의 투명성을 앞세워 소비자 신뢰를 획득하는 구조로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떡뻥 시장은 중소 전문 제조사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유기농 인증 원료 사용을 마케팅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SNS 구조가 시장 확산 속도 높여
2000만 개라는 숫자의 이면에는 디지털 유통 구조의 변화가 있다. 떡뻥은 대형마트 진열대보다 쿠팡·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인스타그램 공동구매 채널에서 먼저 입소문을 탔다. 영유아 제품 특성상 육아 초기의 부모들이 온라인 정보 탐색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고, 이 과정에서 리뷰와 추천 알고리즘이 구매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유튜브 육아 채널과 인스타그램 육아 인플루언서들이 이유식 단계별로 적합한 간식을 소개하면서 떡뻥은 '이유식 완료기 필수템'으로 공식화됐다. 이는 단순 마케팅을 넘어, 콘텐츠가 소비자 교육과 제품 판매를 동시에 수행하는 현대 식품 유통의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해외에서도 유사 제품이 급성장…글로벌 트렌드와 일치
떡뻥의 부상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빗코로'(ビッコロ) 계열의 쌀 팽화과자가 오래전부터 영유아 간식 시장을 장악해왔고, 영국의 'Kiddylicious', 미국의 'Happy Baby Puffs' 등 유사 개념의 제품들이 각국 영유아 간식 카테고리를 주도하고 있다. 공통점은 단순한 원재료, 유기농 인증, 소분 포장이라는 세 가지 요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세계 영유아 간식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해 약 10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글로벌 성장세 속에서 국내 떡뻥 제조사들의 해외 수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는 이미 미국, 호주 등 한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그늘도 있다…가격 거품·검증 부재 우려
급성장하는 시장에는 그늘도 따른다. 유사 제품이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품질 편차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제품은 '무첨가',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마케팅에 활용하지만, 실제 식품 인증 취득 여부는 제품마다 다르다. 소비자단체들은 영유아 식품에 대한 표시 기준 강화와 성분 검증 체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가격 문제도 제기된다. 떡뻥 한 통(약 40~50g)의 소비자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3000원에서 8000원까지 편차가 크다. 원재료 차이보다 브랜드 프리미엄이 가격을 좌우하는 측면이 있어, 실질적인 성분 차별화 없이 '프리미엄 이미지'만 앞세운 제품이 고가에 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저출생 역설…'소수 집중' 소비가 시장 키운다
역설적으로, 저출생 기조가 영유아 프리미엄 식품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아이의 수가 줄수록, 한 아이에 대한 부모의 지출 의지는 오히려 높아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영유아 1인당 평균 소비 지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영유아 시장이 외형적인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뜻한다. 아동식품 전문가들은 "저출생 시대의 영유아 식품 시장은 '더 많은 아이'가 아닌 '더 좋은 것을 먹이겠다'는 부모 심리에 기반한 프리미엄화 경쟁이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망과 시사점
떡뻥 현상은 단순한 히트 상품의 등장이 아니라, 소비자 정보 수준의 향상, 디지털 유통 혁신, 안전·성분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 상승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기업들에게는 성분 투명성과 신뢰 구축이 경쟁력의 핵심이 됐음을 시사하고, 정책 당국에게는 영유아 식품의 표시 기준과 품질 인증 체계를 정비할 시점이 됐음을 알린다.
2000만 번 집어 든 작은 쌀과자는 한국 부모 소비자들의 달라진 선택 기준과, 그 선택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장 질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