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 e스포츠 '성지'로 탈바꿈하나
넥슨이 서울 잠실에 1만 1000석 규모의 실내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운영에 나선다. 단순한 기업 투자를 넘어, 한국 e스포츠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분기점으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Gamescom) 2026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가 신작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K-게임의 서구권 침투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오는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Gamescom) 2026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가 신작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K-게임의 서구권 침투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게임스컴, 그 무게감
게임스컴은 매년 50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전 세계 110여 개국 3,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게임 B2C·B2B 복합 전시회다. 특히 유럽 게이머들의 소비 심리와 글로벌 트렌드를 동시에 반영하는 행사로, 이 무대에서의 성패는 단순한 홍보 효과를 넘어 실질적인 퍼블리싱 계약, 투자 유치, 미디어 노출로 직결된다.
2026년 행사는 전년 대비 전시 면적과 참가 기업 수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주최 측인 쾰른메세(Koelnmesse)가 예고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완전히 회복된 오프라인 게임 행사 시장의 재팽창과 맞물려 있으며, 특히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게임 타이틀들이 대거 공개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를 넘어
크래프톤은 이번 게임스컴에서 배틀그라운드(PUBG) 이후의 차기 글로벌 IP 확장을 본격화할 신작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최근 수년간 인도 시장에서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신흥 시장 공략에 성공했고, 이를 발판으로 유럽·북미 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대를 노리고 있다.
크래프톤의 2025년 연간 매출은 2조 5,000억 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넘는다. 그러나 유럽·북미 PC·콘솔 시장에서 PUBG 외 독자 IP의 인지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이번 신작 공개가 단순한 쇼케이스에 그치지 않고, 서구 게이머들의 플레이 취향을 얼마나 겨냥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의존 탈피의 분수령
엔씨소프트는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여전히 60% 이상에 달하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글로벌 신작 라인업의 성공 여부는 회사의 중장기 생존 전략과 직결된다. 엔씨는 최근 TL(쓰론 앤 리버티)의 글로벌 출시를 통해 서구권 진출을 시도했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엔씨가 선보일 신작은 기존 MMORPG 장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게임플레이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 내부에서도 '리니지 문법'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않는 한 서구권 공략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으며, 이번 신작이 그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게임의 구조적 딜레마: 내수 최적화 vs. 글로벌 범용성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반복적으로 직면하는 문제는 '내수 최적화 함정'이다.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과금 모델과 콘텐츠 구조가 서구권 게이머들에게는 오히려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폭발적 성공을 거둔 반면 북미에서는 고전한 사례, 넷마블이 글로벌 퍼블리싱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었음에도 유의미한 서구 IP를 확보하지 못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게임 시장 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북미와 유럽을 합친 서구권 게임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1,100억 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45%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한국 게임사의 서구권 매출 비중은 대형사 기준으로도 평균 15~20%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경쟁사들의 공세
크래프톤과 엔씨가 게임스컴에서 맞붙게 될 경쟁 환경도 만만치 않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EA, 유비소프트 등 글로벌 메이저들은 물론이고, 중국의 호요버스(HoYoverse)와 넷이즈(NetEase)도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투입해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호요버스의 원신(Genshin Impact)은 아시아 스타일의 미감과 글로벌 게이머 취향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사례로 꼽히며, 한국 게임사들이 참고해야 할 벤치마크로 자주 언급된다.
호요버스는 원신 출시 이후 5년여 만에 누적 매출 50억 달러 이상을 달성했으며, 유럽과 북미에서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일 문화권인 동아시아 IP가 서구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전문가 시각: "기술력보다 문화적 번역이 관건"
게임 산업 분석가들은 이번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들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문화적 현지화(Cultural Localization)'를 꼽는다. 한 게임 산업 전문가는 "크래프톤과 엔씨 모두 기술적 완성도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문제는 게임의 감성과 서사, 과금 구조가 서구 게이머들의 기대치와 얼마나 정합성을 이루느냐"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스컴은 단순히 게임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글로벌 퍼블리셔·투자자·미디어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이라며 "이번 참가의 ROI는 당장의 반응보다 6개월~1년 뒤 계약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2026년 게임스컴은 한국 게임 산업이 '아시아 강자'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크래프톤과 엔씨의 신작이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면, 그것은 단순한 신작 흥행을 넘어 한국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글로벌 인식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다면, 국내 게임사들은 서구권 공략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콘텐츠 수출 지원 정책이 단순 마케팅 지원을 넘어 게임 개발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소비자 테스트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스컴 2026, 그 무대 위에서 K-게임의 진짜 글로벌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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