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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AI 철도 ADAS로 트램 자율주행 시대 연다

현대로템이 인공지능(AI) 기반 철도차량용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개발에 본격 착수하며 트램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Odin Park기자
현대로템, AI 철도 ADAS로 트램 자율주행 시대 연다

현대로템이 인공지능(AI) 기반 철도차량용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개발에 본격 착수하며 트램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철도차량 제조 선두 기업이 소프트웨어·AI 역량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 고도화를 넘어 도시교통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AI가 레일 위로 올라오다 — ADAS의 철도 적용

ADAS는 본래 자동차 분야에서 충돌 방지, 차선 유지, 긴급 제동 등을 지원하는 기술로 발전해왔다. 테슬라, 모빌아이 등이 주도하는 자동차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검증된 이 기술이 철도 영역으로 이식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철도차량, 특히 트램은 일반 도로를 주행하면서도 레일에 구속된다는 복합적 운행 환경을 갖는다. 보행자, 자동차, 신호등, 불법 주정차 차량 등 도로 위의 모든 변수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지만, 기존 열차자동방호(ATP) 시스템만으로는 이러한 도심 혼재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철도차량용 ADAS는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 등 복합 센서를 통해 전방 장애물을 탐지하고, AI 알고리즘이 위험도를 판단해 자동 제동 또는 운전자 경고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철도연맹(UIC)이 정의하는 자율주행 4단계(GoA4, 완전무인운전) 달성을 위한 핵심 전제 기술이다.

글로벌 트램 자율주행 경쟁 — 선진국은 어디까지 왔나

해외에서는 이미 트램 자율주행 상용화를 향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알스톰은 2023년 보르도 트램 노선에서 GoA2 수준의 반자동 운행을 상용화했으며, 독일 지멘스는 포이트(Voith)와 협력해 드레스덴 트램 노선에서 AI 기반 장애물 감지 및 자동 제동 실증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 CRRC는 2022년 우한과 청두에서 GoA3 수준의 트램 자율주행 시범 운행을 실시하며 국가 주도 기술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수원, 위례, 부산 등지에 트램 노선이 계획·추진 중이지만, 자율주행 수준은 GoA2 이하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로템의 이번 ADAS 개발이 완성 단계에 이른다면, 국내 트램 산업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수출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술적 도전 과제 — '혼재 교통'의 벽

전문가들은 트램 자율주행의 가장 큰 난제로 '혼재 교통 환경'을 꼽는다. 지하철이나 광역철도는 전용 궤도를 달리기 때문에 ADAS 적용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반면 트램은 신호 교차로, 횡단보도, 이면도로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무수히 존재하는 도심을 통과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트램 자율주행은 센서 정확도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 판단 AI의 신뢰성 문제"라며 "야간, 폭우, 역광 등 다양한 기상·광학 조건에서도 오탐(False Positive)과 미탐(False Negative)을 최소화하는 알고리즘 검증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자동차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엣지 케이스(극단적 예외 상황) 처리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또한 사이버 보안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철도차량에 네트워크 연결 AI 시스템이 탑재될 경우 해킹이나 시스템 오작동에 대한 이중·삼중 안전장치 설계가 필수적이며, 이는 국제 표준 IEC 62280(철도 사이버 보안) 및 EN 50129(철도 안전 무결성)를 충족해야 한다.

산업·정책 측면의 기회와 과제

현대로템의 ADAS 개발은 정부의 도시철도 스마트화 정책과 맞닿아 있다. 국토교통부는 '제4차 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서 트램을 포함한 도시철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전략 과제로 명시했으며, 2024년부터 자율주행 트램 실증 사업 예산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민관 협력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는 구조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한국철도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도시철도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2,500억 달러(약 3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스마트·자율화 관련 시스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현대로템이 ADAS 기술을 조기에 확보한다면 중동, 동남아시아, 유럽 등 신규 수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서는 자율주행 확대에 따른 기관사 고용 감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 GoA4 무인 운행이 확대된 노선에서는 노조와의 협상이 도입 지연 요인이 된 사례도 있었다. 기술 도입과 함께 직무 재편, 재교육 프로그램 등 사회적 합의 메커니즘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망 — 기술 확보가 시장 주도권 결정한다

현대로템의 AI 기반 철도 ADAS 개발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트램 노선의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라는 목표를 실현하는 기술적 교두보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자율주행 산업에서 선제적 플랫폼 확보가 시장 지배력을 결정한 것처럼, 철도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조기 기술 내재화가 글로벌 경쟁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트램이 다시 도시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시대, 레일 위를 달리는 AI가 한국 철도 산업의 미래를 어디까지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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