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SKT, 로봇 학습 플랫폼으로 AI 패권 경쟁 뛰어든다

SK텔레콤이 2026년 하반기 로봇 학습 플랫폼을 공개하고 2027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통신 사업의 성장 한계를 돌파할 새로운 먹거리로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시장을 낙점한 것으로, 국내외 빅테크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물리적 AI(Physical AI) 분야에…

Odin Park기자
SKT, 로봇 학습 플랫폼으로 AI 패권 경쟁 뛰어든다

SK텔레콤이 2026년 하반기 로봇 학습 플랫폼을 공개하고 2027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통신 사업의 성장 한계를 돌파할 새로운 먹거리로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시장을 낙점한 것으로, 국내외 빅테크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물리적 AI(Physical AI)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통신사의 '탈통신' 전략, 로보틱스로 수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5G 가입자 성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통신 3사 모두 비통신 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증가율은 2022년 이후 매년 둔화하고 있으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 속에서 SKT가 선택한 차세대 성장 동력이 바로 로봇 AI 플랫폼이다.

SKT가 준비 중인 로봇 학습 플랫폼은 로봇이 현실 세계의 다양한 작업을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가공·학습시키는 인프라다. 쉽게 말해 로봇을 위한 'AI 훈련소'를 구축하는 셈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제조, 물류, 의료,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로봇 솔루션을 공급하는 B2B 사업 모델이 핵심이다.

글로벌 물리적 AI 시장, 폭발적 성장 예고

SKT의 행보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시장조사기관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약 1,540억 달러(약 2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올해 초 CES에서 "물리적 AI가 다음 혁명"이라고 선언했고, 테슬라의 옵티머스, 피규어AI,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이 앞다퉈 로봇 AI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특히 로봇을 실제 환경에서 작동시키기 위한 '학습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플랫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로봇 학습 데이터셋 'Open X-Embodiment'를 공개하고, 엔비디아가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심(Isaac Sim)'을 앞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T가 구축하려는 플랫폼 역시 이 생태계 경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SKT의 경쟁력과 약점, 양면의 칼

SKT가 이 분야에서 보유한 잠재적 강점은 분명하다. 전국에 구축된 5G·AI 인프라, 방대한 데이터 처리 역량, 그리고 AI 반도체 스타트업 사피온(SAPEON)을 포함한 기술 자회사 생태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특히 통신망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 전송 능력은 로봇이 원격으로 학습하고 제어받는 '클라우드 로보틱스' 모델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로봇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 없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한계, 구글·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 그리고 국내 시장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이 도전 과제로 꼽힌다. IT 업계 관계자들은 "플랫폼 사업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많은 로봇 제조사와 산업 파트너를 생태계로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경쟁 구도: 통신·대기업 모두 가세

SKT만의 독주는 아니다. KT는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로봇 원격제어 기술을 개발 중이고, LG유플러스도 로봇 연동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 전담 조직을 강화하며 가정용·산업용 로봇 시장을 공략 중이며, 현대자동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이 일제히 로보틱스 AI에 뛰어들면서 인재 확보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로봇 전문 인력 수요는 향후 5년간 공급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어, 플랫폼 구축만큼이나 핵심 인재 유치가 사업 성패를 가를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하반기 공개, 내년 사업화…로드맵의 현실성은

업계 전문가들은 SKT의 로드맵 실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평가한다. 한 AI 로보틱스 연구자는 "로봇 학습 플랫폼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니라 물리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잇는 복잡한 통합 작업"이라며 "2026년 본격 사업화라는 목표는 파트너십과 데이터 확보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사한 시도들을 살펴보면 당초 일정보다 지연된 사례가 다수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로봇 사업 '페퍼'를 중심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려다 상용화에 실패한 전례, 혹은 아마존 로보틱스가 물류 특화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사례는 SKT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전 산업 범용 플랫폼'을 지향할 것인지, '특정 산업 수직 특화'를 노릴 것인지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망: 플랫폼 선점이 곧 시장 지배

로봇 AI 시장에서 플랫폼을 선점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승자독식'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시대에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모바일 생태계를 양분했듯, 로봇 학습 플랫폼 역시 소수의 강자가 표준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T가 올 하반기 플랫폼을 공개함으로써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통신 인프라 위에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선언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 그리고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SKT 로봇 학습 플랫폼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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