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초대형 롤러코스터, 퀄리티도 롤러코스터

4년 만의 귀환, 야심은 최대치인데 완성도는 절반

Odin Park기자
초대형 롤러코스터, 퀄리티도 롤러코스터

4년을 기다렸다. 2022년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군복무에 들어간 BTS가 2026년 3월 마침내 돌아왔다. 14개 트랙. 출시 첫날 스포티파이 1억1000만 스트리밍. 88개국 아이튠즈 1위. 빌보드 200 정상. 숫자만 놓고 보면 《ARIRANG》은 완벽한 귀환처럼 보인다.

그러나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 다른 감정이 남는다. 기대만큼 고르지 않다. 어떤 구간은 숨이 막히도록 아름답고, 어떤 구간은 이 정도면 됐다는 느낌으로 흘러간다. 초대형 롤러코스터다. 퀄리티도 롤러코스터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BTS는 분명 달라졌다.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각자의 예술적 목소리를 단단히 다진 흔적이 앨범 곳곳에 배어있다. 'Butter'나 'Dynamite' 시절의 반짝이지만 표면적인 팝 공식 대신, 이번 앨범은 정체성, 이별, 재회, 번아웃, 문화유산이라는 무게 있는 주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제목 《ARIRANG》이 암시하듯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음악 안에 끌어들이려는 야심이 역력하다.

그 야심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예상 밖의 지점에서 온다. 98초짜리 성덕대왕신종 소리로 채워진 'No. 29'는 케이팝 앨범에서 보기 드문 실험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말하려는 시도다. 전반부는 응집력이 강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군복무 이후 재결합한 7인이 다시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느낌이 가장 선명하게 전달되는 구간이다.

문제는 후반부다. Diplo, Kevin Parker, JPEGMafia, Artemas 등 화려한 국제 프로듀서 라인업은 음악적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하지만, 동시에 앨범의 중심을 흔든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이야기하면서도 서구 시장을 향해 손을 뻗는 이중적 제스처가 일관성을 흐린다. '아리랑'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정작 앨범의 상당 부분은 그 이름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다.

한국어 가사의 비율이 줄어든 것도 이 괴리를 심화시킨다. 한국의 정체성을 노래하면서 영어로 더 많이 말하는 역설. 이것이 글로벌 아티스트의 숙명인지, 아니면 선택의 문제인지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목소리가 없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ARIRANG》은 BTS의 최고작이 아니다. 그러나 가장 복잡한 작품인 건 분명하다. 초대형 아티스트가 상업성과 예술성, 정체성과 글로벌 야심 사이에서 씨름하는 생생한 현장이다. 그 씨름이 때로 아름답고, 때로 어색하다.

롤러코스터는 내리막도 있어야 롤러코스터다. 《ARIRANG》은 그 오르내림 자체가 정직한 정체성이다. 완벽한 귀환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귀환임은 부정할 수 없다.

★★★☆☆ (3.0/5.0)

한줄평
"야심은 넘치지만 일관성은 부족하다. 초대형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퀄리티, 그래도 이 씨름의 흔적이 오히려 BTS를 더 인간적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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