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최고 중의 최고가 된 남자의 최고작

역대 최다 기록을 들고 돌아온 남자의, 가장 배고픈 앨범

Odin Park기자
최고 중의 최고가 된 남자의 최고작

Drake 《ICEMAN》리뷰

2024년 여름, 켄드릭 라마는 'Not Like Us'로 드레이크를 죽였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 곡은 그래미 수상곡이 됐고, 슈퍼볼 무대에서 울려 퍼졌다. 드레이크의 이름 앞에 붙던 수식어들이 하나씩 지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2026년 5월 15일, 드레이크가 세 장의 앨범을 동시에 발매했다. 그 중심에 《ICEMAN》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죽었다고 했던 남자가 살아서 돌아왔다. 그것도 그냥 돌아온 게 아니다. 마이클 잭슨의 빌보드 핫100 남성 아티스트 최다 1위 기록을 경신하면서 돌아왔다. 'Janice STFU'가 핫100 1위에 오르며 통산 14번째 정상을 밟은 드레이크는 팝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다시 새겼다. 앨범 커버의 보석 박힌 장갑은 우연이 아니다. 마이클 잭슨이 'Billie Jean'을 부를 때 끼던 그 장갑. 기록을 깼다는 선언이자, 자신이 누구인지를 상기시키는 도발이다.

《ICEMAN》은 드레이크가 오랫동안 내지 않았던 종류의 앨범이다. 크루즈 컨트롤로 차트를 지배하던 시절의 앨범이 아니다. 등이 벽에 닿은 사람의 앨범이다. 켄드릭과의 비프,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의 소송, 한때 동지였던 이들의 배신. 드레이크는 이 모든 것을 가사 안에 끌어들였다. LeBron James를 겨냥했고, Rick Ross와 ASAP Rocky에게 총구를 들이댔다. 'Janice STFU'에서 그는 말한다. "그들이 나를 죽이려 했지만, 당신이 나를 부활시켰다." 과장처럼 들리지만, 이번만큼은 공정한 표현이다.

40·Boi-1da·Tay Keith가 만든 비트들은 드레이크의 목소리를 가장 잘 받아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화려함보다는 절제, 과잉보다는 밀도. 'What Did I Miss?'는 2026년 최고의 싱글 중 하나로 꼽힐 자격이 있다. Future와 함께한 'Ran To Atlanta'는 두 사람의 복잡한 관계사를 알면서 들을 때 전혀 다른 무게로 들린다. Molly Santana는 신선한 발견이다.

18개 트랙이라는 분량이 아쉬움으로 남는 유일한 지점이다. 전반부의 밀도와 집중력이 중반 이후 일부 트랙에서 흐트러지는 순간이 있다. 세 장의 앨범을 동시에 낸 야심이 때로 편집의 아쉬움으로 이어진다. 정제됐다면 더 완벽했을 것이다.

하지만 《ICEMAN》의 본질은 완벽함이 아니다. 드레이크가 오랫동안 잃었던 것, 절박함과 진정성이 다시 목소리 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팝 역사상 가장 많은 빌보드 1위를 가진 남성 아티스트가, 그 어느 때보다 덜 안전한 음악을 만들었다. 그게 이 앨범을 그의 최고작 중 하나로 만드는 이유다.

토론토 다운타운에 세워졌던 25피트 얼음 조각상. 팬들이 곡괭이로 부수고 불을 지른 그 조각상 안에 숨겨진 발매일. 드레이크는 이 모든 것을 연출했다. 그리고 앨범도 그 연출만큼이나 강렬하다.

죽었다고 했던 남자가 역대 최다 기록을 들고 돌아왔다. 이것이 《ICEMAN》이다.

★★★★⯨☆ (4.5/5.0)

한줄평
"등이 벽에 닿은 남자가 만든 최고의 음악. 드레이크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더 위험해졌다."

공유X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