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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유통 전쟁, 신세계·롯데의 콘텐츠 대결

서울 명동이 다시 뜨겁다. 신세계백화점이 대규모 리뉴얼과 체험형 콘텐츠로 명동 상권에 불을 지핀 데 이어, 롯데백화점도 연말 시즌을 겨냥한 특화 콘텐츠로 맞불을 놓으며 국내 유통업계의 '명동 쟁탈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Odin Park기자
명동 유통 전쟁, 신세계·롯데의 콘텐츠 대결

서울 명동이 다시 뜨겁다. 신세계백화점이 대규모 리뉴얼과 체험형 콘텐츠로 명동 상권에 불을 지핀 데 이어, 롯데백화점도 연말 시즌을 겨냥한 특화 콘텐츠로 맞불을 놓으며 국내 유통업계의 '명동 쟁탈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명동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한때 '공실 거리'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중국·일본·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상권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명동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90% 수준을 회복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권 회복세를 두고 신세계와 롯데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대규모 팝업스토어와 아트 설치물 등 '경험 중심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동시에 공략했다. 특히 유명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 팝업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단기간에 상당한 집객 효과를 거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해당 층의 일평균 방문객 수가 평시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이에 맞서 연말 시즌 콘텐츠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형 미디어 파사드와 테마형 포토존,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팝업 행사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으려 하고 있다. 롯데는 특히 일본·중국 관광객에게 익숙한 브랜드 유치와 면세 연계 쇼핑 동선을 활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꾀하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경쟁이 단순한 매출 싸움을 넘어 백화점의 미래 모델을 둘러싼 전략 실험이라고 분석한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의 생존 전략은 결국 '공간의 경험화'에 달려 있다"며 "어느 쪽이 더 독창적이고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만드느냐가 명동 상권의 새로운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 도쿄의 시부야·긴자 상권에서는 이미 유사한 방식의 콘텐츠 경쟁이 백화점 업계의 표준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세탄 백화점과 마쓰야 긴자는 팝업과 아트 이벤트를 통해 단순 쇼핑이 아닌 '목적지형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하며 외국인 관광객 비중을 전체 매출의 20%대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한다. 콘텐츠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 단기 이벤트 의존에 따른 지속 가능성 문제, 임차 소상공인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심화 등이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명동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형 백화점의 집객 효과가 주변 골목 상권으로 이어지지 않는 '블랙홀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명동을 둘러싼 신세계와 롯데의 콘텐츠 대결은 한국 오프라인 유통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어느 한쪽의 독주보다 두 공룡의 경쟁이 명동 전체 상권의 활성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대형 자본의 집중이 상권 다양성을 훼손할지는 향후 정책 당국의 균형 잡힌 개입과 유통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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