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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에서 웰니스로…매일유업, 미국 시장 정면 돌파

매일유업이 미국 최대 K-뷰티·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올리브영 USA 입점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단순한 유제품 수출을 넘어 'K-웰니스' 브랜드로의 정체성 전환을 시도하는 이번 행보는, 국내 식품 대기업이 포화된 내수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 유통 채널을…

Odin Park기자
매일유업 미국 올리브영 입점 이미지.
매일유업 미국 올리브영 입점 이미지.

매일유업이 미국 최대 K-뷰티·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올리브영 USA 입점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단순한 유제품 수출을 넘어 'K-웰니스' 브랜드로의 정체성 전환을 시도하는 이번 행보는, 국내 식품 대기업이 포화된 내수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 유통 채널을 어떻게 재설계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올리브영 USA, K-웰니스의 교두보로

올리브영은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의 절대 강자에서 글로벌 K-컬처 소비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올리브영 USA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북미 소비자들에게 한국산 뷰티·건강 제품을 공급하며, MZ세대를 중심으로 K-스킨케어 열풍과 맞물려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다. 매일유업이 이 채널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유통 계약이 아니라, K-브랜드로서의 인지도를 신뢰성 있게 이식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매일유업이 이번에 전면에 내세운 것은 셀렉스(Sellex) 등 성인 영양 브랜드와 기능성 음료 라인이다. 셀렉스는 단백질 보충, 근감소 예방 등을 콘셉트로 한 고령화 대응 영양 제품으로, 국내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매일유업의 핵심 포트폴리오로 자리잡은 브랜드다. 북미 시장에서는 단순한 '한국 음료'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갖춘 기능성 웰니스 제품으로 포지셔닝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왜 지금, 왜 북미인가

국내 유제품 시장은 저출생·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우유 소비량은 201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며, 학교 급식 우유 공급량 역시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줄어들고 있다. 이에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유제품 기업들은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시장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북미 시장이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건강·웰니스 소비 트렌드의 폭발적 성장에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웰니스 식품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8,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연평균 5~6%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단백질 강화 식품, 저당 기능성 음료, 노화 방지 영양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은 팬데믹 이후 한층 높아졌다. 매일유업의 셀렉스 같은 제품이 이 수요와 정확히 겹치는 지점에 있다는 분석이다.

K-푸드의 확장: 라면·김치에서 웰니스로

이번 매일유업의 행보는 K-푸드 수출의 질적 전환이라는 더 큰 흐름 위에 놓여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수출 품목 또한 라면·김치·냉동식품에서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 단백질 식품 등 기능성 제품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건강하고 트렌디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웰니스 제품이 그 다음 물결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의 메이지(Meiji)나 모리나가(Morinaga) 같은 유제품·영양식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과학 기반 영양'이라는 콘셉트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바 있다. 메이지는 단백질 보충제와 기능성 요거트를 앞세워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이는 매일유업이 참고할 수 있는 선례다. 다만 일본 기업들은 수십 년에 걸쳐 쌓은 현지화 경험과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일유업의 과제는 브랜드 인지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낙관과 회의, 엇갈리는 시각

업계에서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냉정한 우려도 공존한다. 긍정론자들은 올리브영 USA라는 이미 검증된 채널을 활용함으로써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K-브랜드에 대한 북미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진 지금이 적기라는 주장이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북미 웰니스 시장은 GNC,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애보트(Abbott)의 인슈어 같은 기성 강자들이 오랜 시간 공고히 쌓아온 영역이다. 특히 단백질·영양 보충 분야는 미국 소비자들이 제품 성분, 임상 근거, 브랜드 신뢰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카테고리다. 한국 브랜드라는 인지도가 K-뷰티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로 연결되려면 상당한 마케팅 투자와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식품산업 전문 연구원은 "올리브영 채널은 K-컬처에 이미 친숙한 소비자층을 가지고 있어 초기 인지도 확보에는 유리하다"면서도 "결국 재구매율을 높이려면 제품 효능의 신뢰성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매일유업의 이번 시도는 개별 기업의 해외 진출을 넘어, 한국 식품산업이 '제조업 수출'에서 '브랜드 수출'로 전환하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K-웰니스'라는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함께 파는 전략으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과 브랜드 자산 모두를 높일 수 있는 경로다.

정부 차원에서도 K-웰니스 산업을 전략 수출 산업으로 지정하고 해외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이 모색되고 있다. 다만 개별 기업의 글로벌 브랜딩 역량과 현지 규제 대응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짝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계도 필요하다.

매일유업이 올리브영이라는 징검다리를 딛고 북미 웰니스 시장에서 독자적인 존재감을 구축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단기 수출 실험으로 끝날지는 앞으로 2~3년의 성과가 판가름할 것이다. 이 결과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수많은 국내 식품·헬스케어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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