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하루 반등, 추세전환일까 데드캣 바운스일까 — 다음 주 대응전략
7월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는 역대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하며 혹독했던 하락을 멈췄다. 삼성전자는 27% 폭등했고 SK하이닉스는 17년 만에 상한가를 쳤다. 그런데 이게 진짜 반등일까, 아니면 데드캣 바운스일까
지난주 '주가누르기 방지법' 세제개편안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실효성 논란은 있지만, 이 흐름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중복상장 해소와 맞물리며 '한국판 밸류업 2막'으로 번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상반기를 이끌었던 반도체가 숨 고르는 지금이, 그 2막이 주목받기에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발단은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이었다.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법'으로 불리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여기 담겼다. 대주주가 승계를 앞두고 배당을 줄이거나 자사주 매입을 미루는 방식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면 상속·증여세 부담도 함께 줄어드는 현행 구조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 논의는 지난해 5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상장사의 교환사채(EB) 발행을 둘러싼 주가누르기 의혹을 직접 언급하며 속도를 주문하면서, 지난해 통과된 상법 개정 이후 '자본시장 개혁 2막'으로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문제는 세부 내용이었다. 이소영 의원의 원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기업을 주가누르기 추정 대상으로 폭넓게 규정했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코스피에서만 1300여 개사가 해당됐다. 반면 정부안은 최근 6년(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업종별 PBR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머물렀거나, 최근 1년간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했거나, 최근 3년간 주가가 30% 넘게 빠진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해야 대상이 되도록 요건을 좁혔다. 시뮬레이션 결과 대상 기업은 100개 안팎으로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 법이 '방지법'이 아니라 오히려 '보상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다수의 저PBR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미흡한 정책이라는 논평을 냈고, 여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조차 납세자 권익을 지나치게 무시한 세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증권가의 실효성 진단도 비슷하다. 시뮬레이션 결과 현행 제도와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단순히 이 법안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저PBR 종목에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주가누르기 방지법이 상속세라는 세금 문제를 다룬다면, 이미 시행에 들어간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좀 더 직접적인 카드다. 지난 3월 통과된 상법 개정안에 따라 신규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분은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며 소각 없이 장기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관행 자체가 제도적으로 막힌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SK㈜도 보유 자사주의 상당 부분을 소각하기로 결정하며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 법안이 처음 발의됐을 당시에는 자사주 비중이 높았던 부국증권과 인포바인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을 만큼, 시장은 이미 이 테마에 민감하게 반응한 전례가 있다.
세 번째 축은 중복상장이다. 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시켜 같은 사업가치가 두 번 평가받는 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 원인으로 꼽혀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직접 지목한 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중복상장을 '원칙 금지, 예외 허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뿐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라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같은 잣대로 규제하고, 자회사를 중복상장시킬 경우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까지 부여하는 방향이다.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약 18%로, 미국(0.35%)이나 일본(4%)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이 문제의 크기를 보여준다. 대표 사례로는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상장시킨 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시총이 LG에너지솔루션의 4분의 1 수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연쇄 상장으로 논란이 됐던 카카오 그룹, 그리고 SK하이닉스의 가치가 커질수록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와 최상위 지주사 SK의 할인폭이 함께 확대되는 SK그룹의 다단계 구조가 꼽힌다. 이미 이 문제를 해소한 사례들도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 합병,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등이 대표적이며, 이런 합병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재평가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선례로 거론된다.
이 세 가지 흐름이 투자 테마로서 갖는 의미는, 지금이 반도체 쏠림이 다소 누그러지는 시점과 겹친다는 데 있다. 상반기 코스피 상승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었고, 지난달 말에는 레버리지 청산과 함께 두 종목이 역대급 반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반등 이후 반도체 대형주는 숨 고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는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이 완화되며 자금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밸류업 관련 종목들, 특히 저PBR·고배당·지배구조 이슈가 있는 종목들은 반도체 쏠림이 절정이었던 상반기 내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 반도체가 쉬어가는 지금이, 이 소외됐던 종목군이 정책 모멘텀을 등에 업고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여건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정치적 변수도 무시하기 어렵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촉발한 변동성과 이달 초 코스피 폭락을 거치며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4월 67%에서 최근 44.5%까지 떨어졌다. 한 주 만에 7.4%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취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경제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도 3월 58%에서 최근 43%로 주저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의 대표 성과로 꼽혀온 '증시 부양'이 오히려 정치적 부메랑이 됐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레버리지 ETF 도입에 유감을 표명했고,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당정 협력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민심 이반 속에서 정부와 여당이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지금의 '면죄부' 논란이 담긴 원안대로 밀어붙이기는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참모 회의에서 이 법이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질타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투자자 보호에 대한 여론의 요구가 이렇게 커진 시점에는, 국회 심사 과정에서 원안보다 투자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법안이 손질될 가능성에 오히려 무게가 실린다. 정책이 원래 취지에 가깝게 강화되는 쪽으로 조정된다면, 이는 밸류업 테마 전반에 추가적인 정책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세 정책 모두 공통된 회의론을 안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앞서 짚었듯 대상 요건이 지나치게 좁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당 내부 이견까지 감안하면 최종안이 어떻게 확정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자사주 소각과 중복상장 해소도 제도 자체는 이미 방향이 잡혔지만, 실제 개별 기업이 소각을 언제 어떤 규모로 이행하는지, 중복상장 심사기준의 예외 조항이 얼마나 폭넓게 허용되는지에 따라 효과가 크게 갈릴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모든 저PBR 기업이 동일한 수혜를 받는 게 아니라 업황과 펀더멘털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고, 미래에셋증권도 단순한 제도 기대감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세 정책 모두 방향성 자체는 뚜렷하지만, 테마성으로 한꺼번에 접근하기보다는 실제 이행 여부를 하나씩 확인하며 선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주가누르기 방지법(만성 저PBR 업종): 철강, 은행, 보험, 유틸리티, 운송, 방송통신 업종이 우선 거론된다. 신한투자증권은 PBR 1배 미만, ROE 5% 이상, 최대주주 지분율 20% 이상, 순현금 보유, 배당성향 40% 미만이라는 기준으로 한국앤컴퍼니, 코리안리, 현대그린푸드, 영원무역, DB손해보험 등을 수혜 가능 종목군으로 제시했다. 다만 철강·화학·유통처럼 업황 자체가 부진한 업종은 제도 변화만으로 재평가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사주 소각(대량 보유·미소각 종목): 법안 발의 초기 시장이 주목했던 부국증권, 인포바인을 비롯해 매커스, 조광피혁, 롯데지주, 신영증권, 텔코웨어 등이 자사주 비중 상위권으로 꼽힌다. 화학업종에서는 태광산업, KCC, 금호석유화학, SKC 등이 자사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다만 단순히 자사주 비중만 볼 게 아니라, 실제 소각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시했는지, 최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유인이 얼마나 강한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조언이다.
중복상장 해소(모회사 디스카운트 종목): LG화학, 카카오, SK, SK스퀘어처럼 알짜 자회사를 상장시키며 디스카운트를 받아온 지주사·모회사들이 잠재적 재평가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이쪽은 개별 기업의 합병이나 지분 정리 같은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확인돼야 실제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세 테마 중 가장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다.
주목할 것: 국회에서 주가누르기 방지법 관련 3개 법안(이소영 의원안, 김현정 의원안, 정부안)이 어떻게 조정되는지, 그리고 한국거래소가 마련 중인 중복상장 심사기준의 예외 조항 범위가 어디까지 넓어지는지가 다음 단서다. 특히 지지율 하락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을 원안에 가깝게 되돌리는 압력으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두 사안 모두 세부 내용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기대감'과 '실효성' 사이의 간극이 주가에 계속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7월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는 역대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하며 혹독했던 하락을 멈췄다. 삼성전자는 27% 폭등했고 SK하이닉스는 17년 만에 상한가를 쳤다. 그런데 이게 진짜 반등일까, 아니면 데드캣 바운스일까

SK그룹의 총수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보통주를 48억 원어치 사들였다. 회사 측은 이를 "책임 경영 의지"라는 말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 한 줄의 보도 뒤에는 꽤 복잡한 맥락이 숨어 있다. 오너가 자기 회사 주식을 직접 사는 행위가 단순한 제스처에 그치지 않는 이유를 짚어본다.

코스피가 이틀 연속 사상 초유의 폭락을 기록했다. 이달 하락률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크다. 원인은 무엇이고, 지금은 어떤 국면이며, 투자자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