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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트랙] 샤이니 - 링딩동: 멤버들도 싫어했던 노래가 시대의 후렴이 되다

청량한 소년에서 '아프로 일렉트로'로, 2009년 샤이니가 건 승부수

Odin Park기자
샤이니 - 링딩동.
샤이니 - 링딩동.

편집자주: [원 트랙]은 K팝 역사에 남은 노래 한 곡을 골라 탄생 배경과 성과, 의미를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20번째로 들여다볼 곡은 샤이니의 '링딩동'입니다.

2009년 가을, 샤이니는 한 번 들으면 떨쳐내기 어려운 후렴을 들고 돌아왔다. '링딩동'이다. 정작 이 곡을 부른 멤버들은 훗날 방송에서 "하기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청량한 소년 이미지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휩쓸었고, 17년이 지난 지금도 '수능 금지곡'의 대명사로 불린다.

탄생 배경

2008년 데뷔한 5인조 샤이니는 컨템포러리 R&B 사운드와 청량한 소년 이미지로 알려져 있었다. 그룹은 2009년 10월 세 번째 미니앨범 ‘2009, Year Of Us’를 내놓았다. 두 번째 미니앨범 '로미오' 이후 약 5개월 만의 컴백이었고, 앨범은 10월 19일 발표됐다. 타이틀곡 '링딩동'은 앨범에 앞서 공개됐다. 녹음은 2009년 8월부터 10월까지 이어졌고, 그룹의 새로운 스타일과 멤버들의 보컬 실력을 보여주려는 시도로 전해진다.

작사, 작곡, 편곡은 SM엔터테인먼트의 유영진이 맡았고 안무는 미샤 가브리엘(Misha Gabriel)이 참여했다. 곡의 색깔은 아프로 일렉트로로 설명된다. 아프리카풍 타악 리듬에 전자 신시사이저를 얹고, 오토튠을 강하게 건 보컬과 유로팝 프로덕션을 더했다. 가사는 사랑에 빠진 순간을 만화처럼 과장해 그렸다. 샤이니의 기존 R&B 노선과는 결이 달랐다. 유영진도 멤버들이 이런 스타일의 곡을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뮤직비디오는 조수현 감독이 연출했다. 2009년 10월 초 경기도 남양주 세트장에서 촬영해 10월 16일 공개됐다. 첫 방송 무대도 같은 날 KBS '뮤직뱅크'였다.

성과와 기록

반응은 빠르게 숫자로 나타났다. 링딩동은 2009년 10월 30일과 11월 6일 '뮤직뱅크'에서 2주 연속 1위를 했다. SBS '인기가요'에서는 11월 1일을 시작으로 11월 15일까지 3주 연속 뮤티즌송에 올랐다. 이로써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1위는 총 5번이 됐다. 엠넷 '엠 카운트다운'에서도 11월 5일 1위를 했다. 앨범 선주문은 6만 장이었고, 뮤직비디오는 2009년 10월 한국 유튜브 월간 시청 1위였다.

링딩동은 '수능 금지곡' 순위에서도 여러 차례 1위로 꼽혔다. 중독성 강한 후렴이 오래 귀에 남는다는 이유에서 붙은 별명이다.

인기가 정점에 오른 때도 활동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9년 11월 종현과 온유, 태민이 차례로 신종플루에 걸려 공백이 생겼고, 슈퍼주니어의 예성과 이특이 빈자리를 메웠다. 12월 30일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링딩동 리믹스 무대 도중 태민의 마이크가 나오지 않았다. 멤버들은 당황하지 않고 춤과 노래를 이어갔고, 다음 파트부터 마이크가 다시 작동했다.

기록은 시간이 지나도 이어졌다. 2018년 8월 27일에는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1억 회를 넘겼다. 해외에서는 2012년 1월 7일자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최고 16위를 기록했다.

무엇이 달랐나

링딩동은 샤이니가 기존 R&B 노선에서 벗어나 크게 방향을 튼 곡이다. 중독성 있는 후렴과 오토튠, 낯선 타악 리듬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구성이 곡의 가장 큰 개성이다. 평가는 지금도 엇갈린다. 반복적인 가사와 시대성을 지적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미국 매체 스테레오검은 K팝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거의 완벽한 입문곡이라고 평했다. 영국 매체 NME도 시대를 탄 곡일 수 있다면서 실험 정신을 높게 샀다.

의미

정작 멤버들은 이 곡을 좋아하지 않았다. 샤이니는 2024년 5월 25일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사실 저희가 '링딩동'을 싫어했다. 청량한 소년 콘셉트였는데, 남자로 변신해서 우리 같지 않아 하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이 방송에서 링딩동은 진행자 유재석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소개됐다. 하기 싫었던 변신이 결국 그룹의 대표곡이 된 셈이다.

링딩동은 샤이니가 한 가지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 팀으로 자리잡는 출발점이기도 했다. 2015년 미국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보이밴드 송 50'에는 샤이니의 곡으로 2012년 발표한 '셜록'이 이름을 올렸다. 컨템포러리 R&B 이미지에서 출발한 팀이 퍼포먼스 중심의 보이밴드로 평가받게 된 흐름에서, 링딩동은 그 첫 문을 연 곡으로 읽힌다.

한줄평

싫다던 멤버들보다 노래가 더 오래 살아남았다, 귀에 박힌 링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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