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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더씬] 응답하라 1988: 쌍문동 골목은 의정부 공터에 서 있었다
대한항공 협조 불발로 사라진 기내 장면, 박보검의 핑크 스웨터와 안재홍의 10kg 증량
"공연에서 팬들과 즐길 콘텐츠"로 시작된 곡…음악방송 출연 없이 지상파 3사 1위

"원래 이달 말 있을 콘서트를 앞두고 팬들과 공연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만들었던 노래다." 지코의 소속사 KOZ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무노래'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거창한 히트 전략이 아니라 공연장에서 같이 놀기 위한 곡이었다는 얘기다. 2020년 1월 13일 발매된 이 노래는 몇 주 만에 가요계의 판을 바꿨다.
무거운 앨범 다음, 가벼운 한 곡
지코는 2019년 블락비 멤버들과 소속사를 세우고 사장이 됐다. 그해 9월과 11월에는 첫 정규앨범 '띵킹'을 두 파트로 냈는데, 존재 이유와 내면을 진지하게 파고든 작품이었다. '아무노래'는 그 무게에서 한 걸음 벗어난 곡으로 평가된다. 작사·작곡·프로듀싱은 지코가 맡았고, 댄스홀 리듬 위에 랩과 노래를 오가는 구성이다. 가사에는 일상의 귀찮음과 허무가 담겼다.
뮤직비디오도 같은 결이다. 지코는 파티 한가운데서도 무료한 표정을 짓다가, 생일 케이크를 거절하고 혼자 거리를 달릴 때에야 표정이 풀린다. 한 매체는 이 장면을 관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젊은 세대의 모습으로 해석했다.
15초짜리 판을 깔다
노래를 키운 건 틱톡이었다. 지코는 마마무 화사, 청하와 함께 한 소절에 맞춘 춤 영상을 올렸고, 위너 송민호와 이효리 등이 이어 참여했다. 장성규, 지석진, 박신혜도 합류했다. 이효리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특히 큰 주목을 받았고, 참여자는 어린아이부터 10대, 성인까지 폭넓었다. 정해진 안무를 완벽하게 따라 하기보다 자기 방식으로 춤을 만들어 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앞서 박진영과 현아도 챌린지를 시도했지만, 지코의 노래는 따라 하기 쉽고 흥이 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코는 한 소절에 맞춘 율동으로 문턱을 낮췄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덕현은 지코가 사람들이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줬고 셀러브리티의 참여가 유행에 가속을 붙였다고 짚었다.
중국에서도 반응이 왔다. 도우인에서는 차이쉬쿤과 판청청이 참여한 영상 조회수만 합쳐 2,300만 회를 넘겼다.
수치도 가파르게 올랐다. 1월 23일 기준 중국 도우인에서만 게시물이 약 10만 건 올라왔고 누적 조회수는 1억 600만 회였다. 1월 30일에는 틱톡 업로드가 130만 건을 넘고 조회수가 4억 회를 돌파했으며, 2월 11일에는 7억 회를 넘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방송에 나오지 않고 1위
음원 성적은 더 극적이다. 발매 약 2시간 만에 국내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올킬했고, 11일째에도 멜론·지니·벅스 등 6개 차트 올킬을 이어 갔다. 30일째에도 멜론과 플로 1위를 지켰다. 멜론 실시간 점유율 최고치 기준 '지붕킥'은 11일째 35회에서 30일째 51회로 늘었다. 지코가 음악방송에 직접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지상파 3사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고, SBS '인기가요'에서는 3주 연속 1위였다.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는 4위(2월 1일 자)에 올랐고, 미국 내 스트리밍은 첫 주 120만 회에서 이듬주 240만 회로 두 배가 됐다. 빌보드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은 지코가 영리한 챌린지로 스스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평론가 김헌식은 방송 활동 없이 인기를 얻은 점을 낯설고 새로운 흐름으로 분석했다.
4년 뒤의 사과
이 성공의 후폭풍은 한참 뒤에 돌아왔다. 2024년 3월 웹예능 '가내조공업'에서 광희가 "지코 때문에 쉬는 시간이 없다더라"며 아이돌들의 챌린지 피로를 전하자, 지코는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너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모든 기획사와 플랫폼들이 협업해서 한 달 정도 챌린지를 쉬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챌린지가 나온 배경에 대해서는 "어느샌가부터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데서 끝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한 줄 평
'아무노래'는 노래가 끝난 자리에서 놀이가 시작되도록 설계한 곡이었다. 콘서트용 팬서비스로 만든 가벼운 노래가 숏폼 시대의 홍보 공식을 바꿔 놓았고, 그 공식은 4년 뒤 만든 사람이 사과해야 할 만큼 업계 전체의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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