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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트랙] 헌트릭스 – Golden: 치과 가는 길에 흥얼거린 멜로디가 K팝 최초의 오스카 주제가가 됐다

81위로 들어와 그래미·골든글로브·오스카까지, 작곡자 7명이 만든 기록

Odin Park기자
헌트릭스 – Golden.
헌트릭스 – Golden.

2026년 3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헌트릭스의 '골든'이 오리지널 주제가상을 받았다. K팝 곡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 곡의 후렴은 작곡가 이재가 치과에 가던 길에 흥얼거린 멜로디에서 시작됐다.

치과 가는 길에 나온 후렴

'골든'은 2025년 7월 4일 공개됐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6월 20일 먼저 나왔고, 이 곡은 그 사운드트랙의 두 번째 싱글이다. 길이는 3분 14초다. 극중 헌트릭스 세 멤버의 노래 목소리는 이재와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맡았다. 크레딧에는 작사·작곡자 7명이 올랐다. 이재와 마크 소넨블릭, 아이디오 소속의 곽중규·이유한·남희동, 서정훈(프로듀서 24), 테디가 그들이다. 프로듀서로는 24와 아이디오, 테디, 이안 아이젠드래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재는 지난해 10월 첫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더블랙레이블에서 받은 트랙을 치과에 가던 길에 듣다가 즉흥적으로 흥얼거린 멜로디가 후렴이 됐다고 했다. 한 해외 음악 매체 인터뷰에서는 사탕을 너무 먹어 금니를 해 넣으려던 길이었고, 거기서 제목이 나왔다고 말했다. 후렴은 빨리 나왔지만 곡을 끝내는 데는 한두 달의 미세 조정이 걸렸다. 영화의 서사에 얹히는 곡이어서 감독과 여러 차례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가제는 '골드'였다.

일부러 어렵게 만든 곡

장면이 요구한 조건은 두 가지였다. 가사에 '골드'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했고, 주인공 루미가 아주 높은 음을 내야 했다. 이재는 낮은 톤의 가수라 이 음역이 쉽지 않았는데, 최고음이 A5에 이른다. 그는 “'골든'이 부르기 아주 어려운 건 모두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소넨블릭의 뮤지컬 감각과 이재의 K팝 감각을 섞는 것이 중요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작곡진은 팝송을 한 사람의 전기처럼 쓰는 방식을 떠올리며 곡을 다듬었다고 전해진다.

이 곡에는 이재 본인의 이야기도 들어 있다. 그는 10대부터 20대까지 12년을 연습생으로 보냈고 데뷔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간담회에서 “'골든'은 당시의 저에게도 필요했던 노래였다”고 말했고, 데모를 부르다 울었다고도 했다. 당시 작곡을 그만둘까 고민할 만큼 힘든 시기였다는 것이다.

81위에서 1위까지, 숫자로 본 기록

'골든'은 2025년 7월 초 빌보드 핫100에 81위로 들어왔다. 8월 11일(현지시간) 발표된 차트에서 앨릭스 워런의 '오디너리'를 제치고 2위에서 1위로 올랐다. 그 주 스트리밍은 3170만 회였고 라디오는 840만 포인트였다. 빌보드는 이를 여성 보컬이 부른 첫 1위 곡이라고 설명했다. K팝과 연결된 곡으로는 아홉 번째 1위였고, 앞선 곡은 BTS 6곡과 지민, 정국의 솔로곡 각 1곡이었다. 9월 15일 차트에서는 4주 연속, 통산 5번째 1위를 했다. 이 곡은 3월 시상식 시점까지 핫100 정상에 통산 8주 올랐다.

영국에서는 싱글차트 1위에 통산 10주 올랐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두 번째로 이 차트 정상에 오른 K팝 곡이다. 국내 써클 디지털차트에서도 1위를 했다.

그래미에서 오스카까지

시상식 성적은 이어졌다.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주제가상은 1월에 받았다. 2월 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에서는 비주얼 미디어용 최우수 노래상을 받았다. K팝 곡이 그래미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수상자 명단에는 이재와 테디, 24, 아이디오가 이름을 올렸다. 24는 "아쉽게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저희와 이 모든 과정에 함께한, 저의 가장 (큰) 스승님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파이어니어 오브 K팝' 테디형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오스카에서는 ‘Dear Me’, ‘I Lied to You’, ‘Sweet Dreams of Joy’, ‘Train Dreams’가 함께 후보에 올랐다. 이재와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는 시상식 무대에서 이 곡을 불렀다. 이재는 수상 소감에서 눈물을 흘리며 어릴 때 K팝을 좋아한다고 놀림받았는데 이제 모두가 이 노래를 부른다고 말했다. 작사·작곡자가 7명이라는 점도 기록이 됐다. 아카데미 규정상 이 부문 트로피는 4개까지인데, 다섯 명 이상이면 합의해 나눠 가질 수 있다. 이유한이 소감을 이어 가던 중 퇴장 음악이 커지며 방송이 끊긴 장면도 화제가 됐다.

그 이후

이재는 4월 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스카 현장을 돌아봤다. 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응원봉을 들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은 같은 자리에서 시즌2가 기획돼 있고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밝혔다.

한 줄 평

'골든'은 치과 가는 길의 멜로디로 시작해 K팝 최초의 그래미와 오스카를 모두 가져간 곡이다. 부르기 어렵게 만든 설계가 가장 큰 기록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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