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과 사이키델릭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초상
내 멋대로 빚어낸 강력한 노스텔지아
팬덤이 사준 231만 장, 음악으로 증명하는 건 다음 앨범의 몫이다

CORTIS《GREENGREEN》리뷰
231만 장. 미니 2집 'GREENGREEN'의 초동 판매량이다. 데뷔 앨범(43만 장)의 5배가 넘는 수치다. 빌보드 200 3위, 음방 그랜드슬램, 멜론 일간 차트 1위. 숫자만 보면 이 앨범은 완벽한 성공이다. 그런데 음악은 어떤가.
'GREENGREEN'은 코르티스가 지향하는 바를 가장 직접적으로 담은 앨범이다. GREEN은 팀이 나아가려는 방향, RED는 경계하고 피하려는 것. 6트랙 전체가 이 두 색깔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다. 주제 의식은 명확하다. 문제는 그 의식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구현됐느냐다.
가장 잘 된 곡은 타이틀곡 'REDRED'다. 투박한 신디사이저와 중독적인 리듬의 결합이 신선하다. 손으로 X를 그리는 안무와 뇌리에 박히는 후렴구는 숏폼 시대에 딱 맞는 설계다. 코르티스가 뭘 하려는지 한 곡에서 읽힌다. 'TNT'도 좋다. "방구석 매일 밤 다섯 철부지"라는 가사가 솔직하고 구체적이다. 과장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6트랙 전체의 균일도는 아쉽다. 'ACAI'는 아사이볼이라는 소재 자체는 유쾌하지만 곡의 완성도가 따라가지 못한다. 먹는 음식을 소재로 한 가사의 날것 감각이 의도된 것임은 알겠지만, 날것이 미완성과 다르다는 걸 이 트랙은 구분하지 못했다. 'YOUNGCREATORCREW'는 팀의 정체성을 직접 노래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지만, 곡 자체보다 메시지가 앞서는 느낌이다. 자기 선언이 음악을 이기면 곡이 약해진다.
'Blue Lips'는 앨범에서 가장 다른 결이다. 온 마음을 쏟은 것들이 상처가 된다는 아이러니를 노래했다. 다른 트랙들의 패기와 달리 이 곡에는 그늘이 있다. 그 그늘이 오히려 코르티스의 다음 챕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암시한다. 'Wassup'은 무난하다. 무난함이 단점은 아니지만 앨범의 특별한 트랙이 되지는 못했다.
결국 'GREENGREEN'은 코르티스의 패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동시에 패기의 한계도 함께 드러나는 앨범이다. 멤버 전원이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고 LA 송 캠프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은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데뷔 8개월 차 스무 살 안팎 멤버들의 제작 역량이 6트랙 전체를 고르게 끌어올리기엔 아직 이르다.
진정성과 완성도는 다른 얘기다. 231만 장의 팬덤이 사준 앨범이 231만 장의 가치를 음악으로 증명했느냐는 별개의 질문이다. 패기만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진 않기에, 코르티스에게 다음 앨범이 더 중요하다.
별점 ★★⯨☆☆ (2.5/5.0)
한줄평
"숫자는 완벽했다. 음악은 절반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