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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열풍 속 '증권사 리포트 0건'…프랜차이즈株의 역설

한국 식품과 외식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른바 'K푸드 열풍' 시대에 역설적인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상장사들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부터 단 한 건의 분석 리포트도 받지 못하는 '리서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Odin Park기자
K푸드 열풍 속 '증권사 리포트 0건'…프랜차이즈株의 역설

한국 식품과 외식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른바 'K푸드 열풍' 시대에 역설적인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상장사들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부터 단 한 건의 분석 리포트도 받지 못하는 '리서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외형 성장과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소외라는 두 얼굴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커버리지 제로'의 실태

국내 프랜차이즈 관련 상장사 상당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정기 커버리지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돼 있다. 교촌에프앤비, 본아이에프, 디딤 등 외식 프랜차이즈 계열 상장사들은 연간 증권사 분석 리포트 발간 건수가 사실상 '0건'에 수렴하는 상황이다. 이는 같은 소비재 섹터 내에서도 CJ제일제당, 오리온, 삼양식품 등 식품 제조업체들이 수십 건의 리포트를 꾸준히 받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2024년 한 해에만 국내 증권사로부터 100건이 넘는 리포트가 쏟아졌다. 같은 K푸드 수혜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프랜차이즈와 가공식품 제조업 간의 자본시장 내 대우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애널리스트가 외면하는 구조적 이유

증권가에서 프랜차이즈 주식을 꺼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첫째, 시가총액이 작다.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상장사 대부분의 시총은 1,000억 원대 안팎에 머물러 기관투자자들이 의미 있는 규모로 포지션을 구성하기 어렵다. 증권사 리서치는 결국 자사 브로커리지와 연결된 기관 수요를 따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형주는 자연스럽게 커버리지에서 탈락한다.

둘째, 실적의 가시성이 낮다.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은 가맹점 수, 로열티 수익, 물류 마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가맹점주와의 갈등, 브랜드 신뢰도 변수 등 정성적 리스크가 크다. 한 중형 증권사 소비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프랜차이즈는 같은 브랜드라도 가맹점별 편차가 크고, 본사 실적이 가맹점 출점 속도에 크게 좌우돼 안정적인 실적 모델링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셋째, 해외 매출 비중의 한계다. 삼양식품, 오리온처럼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제조업체와 달리,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은 내수 중심의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시도한 브랜드도 직영보다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이 많아, 본사에 귀속되는 해외 수익이 제한적이다.

K푸드 열풍의 온기, 왜 프랜차이즈엔 닿지 않나

K푸드 트렌드는 분명히 프랜차이즈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bhc, 교촌, BBQ 등 국내 치킨 브랜드는 미국, 동남아, 중동 지역에서 K-치킨 열풍을 타고 해외 매장을 늘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매장 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 스토리가 자본시장에서 밸류에이션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스토리와 숫자의 괴리' 때문이다. 해외 진출 성과가 본사의 연결 재무제표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 그리고 가맹 갈등·위생 이슈 등 브랜드 리스크가 상시 존재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분산시킨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2022년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50% 이상 하락한 상태를 오랜 기간 유지했다.

해외 사례: 맥도날드·얌브랜즈의 경우

해외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맥도날드(MCD), 얌브랜즈(YUM),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QSR)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소비재 섹터의 핵심 커버리지 대상이다. 맥도날드는 현재 월가 주요 IB 35개사 이상의 정기 커버리지를 받고 있으며, 주가수익비율(PER) 20~25배 수준의 프리미엄을 인정받는다.

차이는 사업 모델의 성숙도와 투명성에 있다. 미국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시스템 세일즈, 컴프 세일즈 성장률 등 표준화된 KPI를 분기마다 투명하게 공시하며, 프랜차이즈 수익(로열티+임대료)과 직영 수익을 명확히 분리해 실적을 보고한다. 반면 국내 프랜차이즈 상장사들은 공시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가맹점 관련 핵심 경영지표 공개가 제한적이다.

일본의 경우 조시야, 하이다이 등 외식 프랜차이즈 상장사들이 도쿄증권거래소의 '프라임 시장' 기준에 맞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하며 기관투자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일본 외식 프랜차이즈 상장사의 평균 애널리스트 커버리지 수는 국내보다 3~4배 높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악순환의 고리: 정보 비대칭과 유동성 부재

프랜차이즈 주식이 리서치에서 외면받으면, 기관투자자의 관심도 줄고, 거래량과 유동성이 낮아진다. 유동성이 낮으면 기관은 더욱 투자를 꺼리고, 애널리스트는 커버리지 명분을 잃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는 결국 개인투자자만 남아 변동성이 커지고, 주가가 펀더멘털과 멀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연간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0~1건에 불과한 '리서치 사각지대'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약 60%에 달하며,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커버리지가 충분한 기업 대비 유의미하게 낮은 경향을 보인다. 프랜차이즈 섹터는 이 사각지대의 대표적 집합체다.

변화의 조짐과 남은 과제

일부 변화의 신호도 포착된다. 최근 들어 bhc그룹의 상장 추진설이 거론되고,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삼립에 대한 리서치 관심도가 소폭 높아지는 추세다. K푸드 투자 테마가 단순 제조업을 넘어 외식·프랜차이즈로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업체 스스로의 공시 투명성 제고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KPI 도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중소형 상장사에 대한 리서치 생태계를 지원하는 '기업 연구 지원 제도'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K푸드의 진정한 글로벌 완성이 제조업 수출에 그치지 않고 프랜차이즈 모델의 세계화로 이어지려면, 그 성장 스토리를 자본시장이 읽고 평가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함께 성숙해야 한다. 리포트 한 장 받지 못하는 프랜차이즈 주식의 현실은, K푸드 열풍의 화려함 뒤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숙제가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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