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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스크린으로 간다…K-게임 IP의 글로벌 도전

데브시스터즈가 자사의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IP)인 '쿠키런'을 소재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에 착수하며, 2029년 글로벌 개봉을 목표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Odin Park기자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이미지.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이미지.

데브시스터즈가 자사의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IP)인 '쿠키런'을 소재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에 착수하며, 2029년 글로벌 개봉을 목표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단순한 게임 IP의 확장을 넘어, 한국 게임 산업이 콘텐츠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프랜차이즈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쿠키런 IP의 현재 가치와 잠재력

쿠키런은 2012년 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시된 이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쿠키런: 킹덤' 등으로 시리즈를 확장하며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2억 건 이상을 기록한 메가 IP다. 특히 '쿠키런: 킹덤'은 북미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상위권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팬덤을 확보했다. 다양한 쿠키 캐릭터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 커뮤니티는 굿즈·웹툰·팝업스토어 등 2차 콘텐츠 시장에서도 강한 소비력을 발휘하고 있어, 영화화의 기반 조건은 이미 상당 수준 갖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왜 '지금' 영화인가: 산업적 맥락

게임 IP의 영상화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닌텐도의 '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2023)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13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를 돌파하며, 게임 IP 기반 애니메이션 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케인'(리그 오브 레전드 원작) 역시 에미상을 수상하며 게임-영상 콘텐츠 융합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개발 중이며,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IP의 애니메이션화를 추진해왔다. 데브시스터즈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산업적 흐름에 올라탄 전략적 판단이자, 쿠키런의 캐릭터 친화적 세계관이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와 특히 높은 적합성을 지닌다는 내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구조적 과제: 제작 역량과 글로벌 배급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는 통상 제작 기간 4~6년, 제작비 수백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고위험 프로젝트다. 데브시스터즈는 게임 개발사로서의 역량은 검증됐지만,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은 전무하다. 외부 스튜디오와의 공동 제작 혹은 해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의 협업 구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IP 통제권과 창작 방향성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배급망 확보도 중요한 숙제다. 마리오 영화가 유니버설 픽처스라는 거대 배급사의 네트워크를 등에 업었던 것과 달리, 한국 게임사가 독자적으로 글로벌 극장 배급망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선제적 파트너십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팬덤의 기대와 우려: 양날의 검

충성도 높은 기존 팬덤은 영화화의 가장 강력한 자산인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심판관이기도 하다. 쿠키런 팬 커뮤니티는 캐릭터별 서사와 세계관에 깊이 몰입되어 있어, 영화가 기존 설정을 어느 정도로 존중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다. 실제로 소닉 더 헤지혹(2020) 영화는 초기 팬 반발로 캐릭터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는 사태를 겪었다. 데브시스터즈가 제작 초기 단계부터 팬 커뮤니티와의 소통 전략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2029년 개봉, 현실성 있는 목표인가

2025년 현재를 기준으로 2029년 개봉은 약 4년의 제작 기간을 상정한다. 이는 대형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평균 제작 기간과 맞닿아 있지만, 프로젝트 초기 단계의 파트너십 구성, 시나리오 개발, 기술 파이프라인 구축 등을 감안하면 다소 빠듯한 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제작 일정보다 '어떤 파트너와 어떤 방식으로' 만드느냐가 완성도와 흥행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K-게임 IP 영상화의 분기점

데브시스터즈의 이번 도전은 단순히 한 회사의 사업 다각화를 넘어, 한국 게임 IP가 글로벌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어디까지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K-팝과 K-드라마가 이미 글로벌 소비자의 감성에 깊숙이 파고든 지금, K-게임 IP가 극장 스크린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문화 매체에서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2029년이 내놓게 될 것이다. 성공한다면 한국 게임 산업 전체의 IP 전략에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는 이정표가 되고,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인프라는 다음 도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은 이미 데브시스터즈의 다음 발표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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