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퇴장…시장 안정 찾을까
주식시장에서 '양날의 검'으로 불리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사실상 퇴출 수순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신규 출시를 전면 중단하고, 투자자 진입 문턱인 기본예탁금을 3,000만 원으로 대폭 높이기로 했다.
주식시장에서 주도주를 사야 한다는 원칙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그 주도주의 상승세가 잠잠해질 때, 오랫동안 소외됐던 섹터가 의외로 강하게 반등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 이 오래된 소외주를 다시 봐야 할 네 가지 이유

주식시장에서 주도주를 사야 한다는 원칙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그 주도주의 상승세가 잠잠해질 때, 오랫동안 소외됐던 섹터가 의외로 강하게 반등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 이 오래된 소외주를 다시 봐야 할 네 가지 이유
주식시장에는 오랫동안 통용돼 온 원칙이 하나 있다. 상승장에서는 주도주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이끌었고, 이 원칙은 유효했다. 그런데 시장에는 이 원칙과 함께 따라붙는 또 다른 경험칙이 있다. 주도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국면에 접어들면,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으로 자금이 예상보다 강하게 옮겨가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친환경 섹터 — 태양광, 풍력, 이차전지 — 는 이 소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 쏠림이 극에 달했던 상반기 내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눌려 있었던 업종이다. 지금 당장 이 섹터에 강한 베팅을 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센티멘트 훼손이 깊었던 만큼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아래 네 가지 근거를 하나씩 뜯어보면, 지금부터 조금씩 지켜볼 만한 이유는 분명히 쌓이고 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업황 자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이면 전 세계 전력 생산의 4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며 최대 발전원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실제로 태양광은 이미 발전량 기준으로 석탄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전지 수요도 함께 늘어날 여력이 크다. 태양광·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간헐성이라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어서, 확대될수록 ESS의 역할은 오히려 더 커지는 구조다. 업황이 꺾인 게 아니라, 주가만 반도체 쏠림 속에서 소외돼 있었다는 뜻이다.
정책 변수는 두 갈래로 쌓이고 있다.
첫째는 정공법이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나라다.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의 4분의 1 수준에 그쳐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이런 격차 자체가 재생에너지 확대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지난 5월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100기가와트(GW) 달성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태양광을 중심에 둔 에너지 대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으로,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친환경 확대에 우호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다.
둘째는 다소 우회적이지만 더 직접적인 유인이다. 상반기 내내 반도체로의 자금 쏠림 때문에 펀더멘털이 양호한 다른 업종들의 주가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고, 이 쏠림을 등에 업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까지 낳았다. 금융당국은 최근 이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대책(기본예탁금 상향, 신규 상장 잠정 중단, 광고 금지 등)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조치로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금융당국 스스로도 근본적인 문제는 반도체 이익 전망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진 구조 자체에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 쏠림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려면 직간접적으로 다른 섹터의 주가 상승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고, 친환경 섹터는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명분이 뚜렷하면서 현 정부의 기조와도 맞아떨어지는 후보군이다.
친환경 섹터는 트럼프 2기 들어 대표적인 '피해주'로 꼽혀 왔다.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관세, 화석연료 우선 정책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짓눌렸다. 그런데 최근 흐름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재집권 초기 50%대에서 최근 38~40%대까지 떨어졌고,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더 낮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외신들은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고, 상원 역시 민주당의 탈환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흐름이 트럼프 1기 때도 반복됐다는 점이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글로벌 1위 풍력 터빈 기업 베스타스 주가는 한 달 만에 23% 급락했지만, 이후 4년 동안 꾸준히 올라 임기 말에는 오히려 당선 시점 대비 약 3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내 풍력 대장주인 씨에스윈드 역시 트럼프 1기 당선 직후인 2016년 12월 주가가 저점을 찍었던 종목이다. 미국 태양광 기업들의 주가도 트럼프 1기 임기 동안(2017~2021년)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오른 사례가 있다. 트럼프발 정책 리스크로 단기 충격을 받은 친환경주가, 정작 그의 임기 안에서 저점을 찍고 반등한 전례가 있다는 뜻이다. 지지율 하락과 중간선거발 권력 지형 변화 가능성이 커지는 지금 국면을, 이 전례와 겹쳐 볼 만한 이유다.
친환경 섹터는 유가가 오를수록 상대적 매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화석연료 대비 비용 경쟁력이 상승하는 데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각심 자체가 재생에너지 확대의 명분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패턴은 이번 사이클에서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지난 3월 말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지자 SK이터닉스(10.50%), HD현대에너지솔루션(9.66%), SK오션플랜트(3.54%), 한화솔루션(2.66%) 등 태양광·풍력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6월 중순에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됐다. 미국·이란 종전 기대감 속에서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SK이터닉스가 하루 만에 22% 넘게 급등했고,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도 각각 10%, 15% 넘게 올랐다. 전쟁이 야기하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친환경 섹터가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견고하거나 오히려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근거가 이미 이번 사이클 안에서 두 차례 나타난 셈이다.
태양광에서는 OCI홀딩스와 한화솔루션이 대표주로 꼽힌다. 풍력에서는 SK오션플랜트와 씨에스윈드가 있다. 이차전지는 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그리고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같은 소재주로 나눠볼 수 있다. 다만 이 종목들은 업종 특성상 정책 발표나 지정학 이벤트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큰 편이라, 실적이나 수주 등 펀더멘털 확인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편이 안전하다.
주목할 것: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그 이후 정책 지형 변화, 그리고 정부의 반도체 쏠림 완화 대책이 실제로 다른 섹터로의 자금 이동을 유도하는 정책(세제 혜택, 밸류업 연계 등)으로 구체화되는지 여부. 두 변수 모두 친환경 섹터가 '의외의 반등'을 넘어 추세적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를 핵심 단서다.
근거 | 내용 | 현재 상태
펀더멘털 | 재생에너지 발전·ESS 수요 지속 증가 | 훼손 없음, 주가만 소외
정부 정책 |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반도체 쏠림 완화 필요성 | 정책 방향 확인, 구체적 자금 유인책은 확인 필요
트럼프 변수 | 지지율 38~40%대로 하락, 중간선거 하원·상원 민주당 가능성 상승 | 트럼프 1기 임기 중 유사 패턴(베스타스 등) 반복 전례 있음
고유가 헤지 | 중동 리스크 확대 시 유가 상승 → 친환경주 상대적 매력 상승 | 이번 사이클에서 이미 두 차례 실제로 확인됨(3월·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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