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주가는 늘 사이클보다 먼저 꺾였다… 이번엔 '하락의 모양'을 바꿀 세 가지가 있다
월요일을 앞두고 미국 메모리주가 다시 흔들렸다. 그러나 2018년에는 없던 HBM, 고객이 위험을 나눠 지는 장기계약, 한 단계 높아진 주주환원이라는 세 겹의 완충 장치가 이번 하락의 깊이를 제한할 수 있다
서킷브레이커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발동됐다. 7거래일 새 21% 빠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선행 PER 3배 안팎까지 내려왔다. 과매도 구간인지, 이익 추정이 흔들리는 초입인지가 관건이다

서킷브레이커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발동됐다. 7거래일 새 21% 빠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선행 PER 3배 안팎까지 내려왔다. 과매도 구간인지, 이익 추정이 흔들리는 초입인지가 관건이다
| 항목 | 내용 |
|---|---|
| 코스피 | 5,554.22 마감, 454.59포인트(7.57%) 하락. 장중 저점 5,450.81(-9.29%) |
| 코스닥 | 760.82, 63.06포인트(7.65%) 하락. 시총 상위 73종목이 모두 하락 |
| 외국인(코스피) | 약 3.6조 원 순매도. 8거래일 연속, 누적 약 21.2조 원 |
| 개인·기관(코스피) | 각각 약 1.3조 원, 약 1.7조 원 순매수 |
| 삼성전자 | 9.48% 하락한 21만 원 (7거래일 약 -24%) |
| SK하이닉스 | 11.06% 하락한 126만 2,000원 (7거래일 약 -31%) |
| 변동성지수(VKOSPI) | 55.38, 장중 57.22 |
| 원/달러 환율 | 1,344.6원, 6.3원 상승 |
외국인 순매도의 약 71%가 삼성전자(약 1.46조 원)와 SK하이닉스(약 1.11조 원)에 집중됐다. 개인과 기관이 3조 원 가까이 받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편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3,281억 원 순매수해, 현물 매도와 별개로 선물에서는 매수 쪽으로 돌아섰다.
코스피 종가는 7월 30일 종가(5,593.56)도 밑돌았다. 일주일여 전만 해도 지수는 7,000선(7거래일 전 종가 약 7,004)이었다.
원인은 성격이 다르다. 한꺼번에 묶으면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다.
금리: 방아쇠. 미국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7% 올라 시장 예상(3.6%)을 웃돌았다.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시간 10월 14일 나스닥은 1.88%, S&P500은 1.11%,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 하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깎는 할인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성장주와 반도체가 가장 크게 맞는다.
AI 투자 수익성 의구심: 낙폭을 깊게 만든 핵심. 하락은 반도체주에 집중됐고, 반도체 비중이 높은 시장일수록 더 흔들렸다. TSMC가 같은 날 3분기 순이익이 약 69% 늘어 역대 최대라고 발표했는데도 심리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시장이 지금 의심하는 것은 현재 실적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가트너는 올해 AI 인프라 투자를 약 1조 달러, 2027~2030년에 6조 달러가 더 들어갈 것으로 본다. 이 막대한 투자를 고금리 환경에서 얼마나 빨리 회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금리와 AI 의구심은 따로 움직이는 변수가 아니다. 금리가 높을수록 투자 회수 기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닛케이도 7월 1차 하락 파동의 원인을 AI 랠리 지속 가능성 우려로 분석한 바 있다.
수급: 증폭기. 외국인이 8거래일 동안 21조 원 넘게 팔았다. 이 매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린 구조가 낙폭을 키웠다.
CXMT: 2차 요인. 중국 CXMT의 증설이 범용 D램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거론된다. 7월 27일 CXMT 모회사 상장 때는 이 우려가 실제 매도 트리거였다. 다만 오늘은 금리와 AI 의구심이 훨씬 큰 요인으로 보이고, CXMT는 공급 증가 우려가 가격 심리를 건드린 정도로 보인다.
답은 쏠림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월 말 코스피 시가총액의 50%를 웃돌았고, 코스피200 기준으로는 60.7%에 이른다(메리츠증권 집계, 7월 28일 보도). 지수가 사실상 두 종목의 방향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7월 28일 기준으로 고점 이후 코스피 낙폭의 80.2%를 반도체 업종이 설명했다. 주도주가 쉴 때 다른 종목으로 매수세가 옮겨 하락을 완충하는 순환매도 이번에는 제한적이었다.
쏠림 위에 얹히는 것은 수급이다. 올해 6~7월 급락 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낙폭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금융당국이 7월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 원으로 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관련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7월 30일 12조 4,485억 원(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32.5%)에서 8월 5일 9,199억 원(3.65%)으로 줄었다. 7월 같은 ETF발 연쇄 청산이 오늘 낙폭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시장을 흔드는 쪽은 아래 세 가지 수급이다.
외국인: 리밸런싱 물량이 가장 먼저 빠져나오는 시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거래대금이 커서 글로벌 펀드가 국가나 업종 비중을 줄일 때 큰 물량을 단기간에 처분하기 쉬운 종목으로 꼽힌다(해석). 오늘 외국인 순매도의 71%가 이 두 종목이었다. 6월 26일 반기말에는 위험 한도와 국가별 비중을 의무적으로 맞춰야 하는 펀드들이 장 시작 전 동시호가부터 한국 반도체 바스켓 매도를 쏟아냈다는 분석이 있었다(메리츠증권).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6일까지 이어진 외국인의 코스피 152조 원 순매도를 이탈이라기보다 차익실현과 목표 비중을 맞추는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과 글로벌 자금 리밸런싱이 겹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탈이 아니라 비중 조정이라면 물량이 한 번 쏟아진 뒤에는 잦아들 여지도 있지만, 그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기관: 위험 한도와 목표 비중에 묶인 자동 매도. 기관의 매도는 개별 판단이라기보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위험 한도를 넘긴 계좌에서 손절·비중 축소 주문이 기계적으로 나오는 성격이 있다(해석). 6월 26일에는 외국인이 약 4조 3,000억 원, 기관이 약 4조 1,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한 기고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이 20.8%인데 2분기 말 실제 비중은 27.7%까지 불어났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국내주식 평가액의 55.5%를 차지한다고 짚었다. 목표 비중을 넘긴 만큼의 매도 압력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10월 초 반도체 ETF 7개(운용자산 약 19조 원)의 동시 리밸런싱, 옵션 만기를 단기 매도 압력으로 꼽았다. 다만 오늘 코스피에서 기관 합계는 약 1조 7,000억 원 순매수였다. 기관 내부 주체별 내역은 확인하지 못했고, 일부 계좌의 기계적 매도가 있었는지는 세부 수급이 공개돼야 알 수 있다.
개인: 신용 물량 출회. 신용융자 잔고는 올해 최고였던 6월 24일 38조 6,000억 원에서 7월 31일 28조 9,350억 원으로 약 10조 원 줄었고, 7월 한 달 동안 반대매매는 약 1조 원 나왔다. 레버리지가 상당 부분 정리된 만큼 7월보다 반대매매 규모는 작을 수 있다. 하지만 7월 초 기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합쳐 10조 6,000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신용잔고의 약 36%를 차지했다. 주가가 더 내려가면 담보비율이 깨지고, 반대매매가 다시 가격을 누르는 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 오늘 반대매매 규모와 최신 신용잔고는 확인하지 못했다.
올해 이런 급락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 매도 사이드카는 7월 23일 보도 기준 40회로 역대 최다(종전 2008년 26회)였다. 7월 28일 코스피는 10.84% 하락한 6,023.66에 마감했고, 29일에도 5.98% 빠지며 장중 낙폭이 12%를 넘었다. 오늘의 낙폭은 올해 최대가 아니라, 반복된 급락 가운데 하나다.
이 기사에서는 컨센서스(FnGuide, MarketScreener)를 바탕으로 직접 계산한 12개월 선행 EPS·BPS를 오늘 종가에 적용했다. 선행 EPS와 BPS는 10월 12일 기준이어서, 3분기 잠정실적은 반영됐지만 오늘 하락 이후의 수정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 구분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
| 12개월 선행 EPS | 약 66,300원 | 약 449,800원 |
| 12개월 선행 BPS | 약 157,300원 | 약 858,000원 |
| 10월 15일 종가 | 210,000원 | 1,262,000원 |
| 선행 PER (10/8 → 10/15) | 3.95배 → 3.2배 | 3.74배 → 2.8배 |
| 선행 PBR (10/8 → 10/15) | 1.67배 → 1.3배 | 1.96배 → 1.5배 |
| (참고) 후행 BPS 기준 PBR | 약 2.4배 | 약 3.4배 |
SK하이닉스의 2027년 EPS와 BPS는 직접 확인한 값이 아니라 시장 표에서 역산하거나 추정한 값이다. 오차 범위는 EPS가 ±1%, BPS가 ±5% 수준이어서 선행 PBR은 약 1.4~1.6배 정도의 범위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이익이 줄면 어디까지 비싸 보이는가. 선행 EPS가 줄어도 PER이 얼마나 오르는지 보면 지금 가격에 이미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 선행 EPS 변화 | 삼성전자 PER | SK하이닉스 PER |
|---|---|---|
| 현재 추정 | 3.2배 | 2.8배 |
| -30% | 4.5배 | 4.0배 |
| -50% | 6.3배 | 5.6배 |
| -70% | 10.6배 | 9.4배 |
이익이 반토막이 나도 PER은 6배 안팎이다. 컨센서스대로라면 SK하이닉스는 순이익만으로 시가총액을 3년이 안 돼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익의 수준만 보면 가격이 비관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볼 만하다.
PBR로는 시장이 무엇을 가정하고 있나. PBR은 지속 가능한 ROE와 요구수익률의 함수다. 요구수익률 10%, 성장률 3%로 단순 가정하면, 선행 PBR 1.3배는 장기 ROE 약 12%, 1.5배는 약 13%에 해당한다. 요구수익률 9~11%, 성장률 2~3%로 넓혀도 11~15% 범위다. 반면 컨센서스의 선행 ROE(선행 EPS÷선행 BPS)는 삼성전자 약 42%, SK하이닉스 약 52%다. 즉 지금 가격은 이 높은 수익성이 곧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가정하는 셈이다. 이 계산은 가정에 민감한 단순 모형이며 정답이 아니라 시장의 기대를 읽는 도구로 봐야 한다.
과거 PBR로 목표주가를 거꾸로 짚어 보면. 같은 선행 BPS에 배수를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 선행 PBR 배수 | 삼성전자 | 현재가 대비 | SK하이닉스 | 현재가 대비 |
|---|---|---|---|---|
| 1.0배 | 157,300원 | -25% | 858,000원 | -32% |
| 1.5배 | 235,950원 | +12% | 1,287,000원 | +2% |
| 2.0배 | 314,600원 | +50% | 1,716,000원 | +36% |
| 2.5배 | 393,250원 | +87% | 2,145,000원 | +70% |
참고할 수 있는 이정표는 두 가지다. 삼성전자는 2024년 11월 PBR 0.98배, 주가 5만 5,000원까지 내려가 청산가치를 밑돈 적이 있다. 반대로 교보증권(2월 보고서)은 ROE를 근거로 삼성전자 적정 PBR을 2.7배, SK하이닉스를 4.08배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 4.08배는 역사적 고점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이정표는 산정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과거 저점은 후행 기준이고, 위 표의 배수는 1년 뒤 BPS에 적용한 것이다. 선행 BPS는 이미 앞으로 쌓일 이익을 포함하고 있어 같은 배수라도 더 높은 가격이 나온다.
낙관 논거. 컨센서스는 10월 12일 기준으로 내년까지 우상향 기조다. 삼성전자의 2027년 EPS 추정치는 67,653원에서 72,140원으로 올랐고, SK하이닉스의 2026년 EPS도 소폭 상향됐다. 가격이 다소 내려가도 출하량 증가가 이를 상쇄해 실적이 유지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지금의 하락은 이익이 아니라 의심이 만든 낙폭이다.
경계해야 할 점.
아래는 투자 권유가 아니라 판단에 쓸 수 있는 프레임이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손익은 본인에게 귀속된다.
앞서 보도된 두 오너의 지분 확대도 이번 하락 앞에서는 평가손으로 돌아섰다. 이재용 회장이 10월 12일 홍라희 명예관장에게서 사들인 삼성전자 766만 7,100주의 체결가는 주당 25만 500원이었다. 오늘 종가 21만 원과 비교하면 약 16% 낮고, 평가손은 약 3,100억 원이다. 11월 12일 증여받기로 한 1,115만 8,000주의 평가액도 오늘 종가로 계산하면 약 2조 3,400억 원이다. 최태원 회장이 7월 30일 산 SK하이닉스 3,620주는 그날 종가(약 132만 원대) 기준으로 오늘 종가가 약 4.5% 낮다. 다만 두 사례 모두 단순 비교일 뿐 매수가와 종가의 차이가 곧 투자 성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오너의 지분 확대가 신호로 작동하더라도 단기 수급 충격을 막아 주지는 못했다.

월요일을 앞두고 미국 메모리주가 다시 흔들렸다. 그러나 2018년에는 없던 HBM, 고객이 위험을 나눠 지는 장기계약, 한 단계 높아진 주주환원이라는 세 겹의 완충 장치가 이번 하락의 깊이를 제한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이 홍라희 명예관장에게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증여도 받아 지분을 1.75%로 늘렸다. 조정 국면의 저점 매수로 읽을 여지는 있지만, 일가 내부 거래라는 성격을 함께 봐야 한다

팹리스·파운드리·종합반도체의 분업 구조에 빗대면 K뷰티가 보인다. 브랜드, ODM, 대기업, 용기·원료, 그리고 반도체에는 없는 유통 채널까지 한 장의 지도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