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7.57% 폭락… 금리가 방아쇠를 당기고 'AI 수익성 의구심'이 낙폭을 키웠다
서킷브레이커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발동됐다. 7거래일 새 21% 빠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선행 PER 3배 안팎까지 내려왔다. 과매도 구간인지, 이익 추정이 흔들리는 초입인지가 관건이다
월요일을 앞두고 미국 메모리주가 다시 흔들렸다. 그러나 2018년에는 없던 HBM, 고객이 위험을 나눠 지는 장기계약, 한 단계 높아진 주주환원이라는 세 겹의 완충 장치가 이번 하락의 깊이를 제한할 수 있다

월요일을 앞두고 미국 메모리주가 다시 흔들렸다. 그러나 2018년에는 없던 HBM, 고객이 위험을 나눠 지는 장기계약, 한 단계 높아진 주주환원이라는 세 겹의 완충 장치가 이번 하락의 깊이를 제한할 수 있다. 범용 D램은 과거 사이클의 문법대로 움직일 수 있어도, 업종 전체가 같은 길을 걷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16일 코스피는 2.05% 올라 5,668.05에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하락을 끊었다. 삼성전자는 2.62% 오른 21만 5,500원, SK하이닉스는 0.79% 오른 127만 2,000원이었다. 전날 각각 9.48%, 11.06% 급락한 뒤의 반등이다. 외국인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마치고 순매수(오후 3시 35분 잠정 기준 3,400억 원대)로 돌아섰다.
문제는 한국 장이 끝난 뒤였다. 16일 미국에서 마이크론, 샌디스크, SK하이닉스 ADR 등 메모리주가 3% 안팎 하락했다(하락폭은 출처마다 엇갈린다). 중국 CXMT가 고집적 메모리 설계에서 진전을 냈다는 소식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골드만삭스는 같은 날 "시장이 CXMT의 기술 추격 속도를 과대평가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험 대비 수익이 매력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국 장이 마감된 뒤 나온 하락이어서 월요일 한국 메모리주는 약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있다. 폭은 개장 전에는 알 수 없다. 다만 16일 반등에서 확인된 외국인 수급의 방향이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다.
이 업종의 오랜 경험칙부터 인정하고 가는 게 맞다. 2018년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 시점 | 사건 |
|---|---|
| 2018년 4월 | D램 고정거래가격 8.19달러로 정점 |
| 2018년 5월 23일 | SK하이닉스 주가 정점 9만 5,300원 |
| 2018년 3분기 | 영업이익 6조 원 넘어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 |
| 2018년 10월 | D램 고정거래가격 10.7% 하락(7.31달러) |
| 2018년 4분기 | 영업이익 4조 4,301억 원(전분기 대비 31.6% 감소), D램 평균판매가격 11%·낸드 21% 하락 |
| 2019년 1월 3일 | 주가 5만 7,700원, 고점 대비 약 40% 하락 |
실적이 계속 오르던 시기에 주가는 이미 내리고 있었다. 지금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같은 시기 수치는 별도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낙폭은 이미 그 전례를 넘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는 19.74%, SK하이닉스는 28.38% 떨어졌고, 6월 고점 대비로는 각각 40.55%, 56.42% 낮다(16일 종가 기준).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이달에만 약 678조 원 줄었다. 2018년에는 고점 대비 약 40% 하락한 시점이 D램 가격 하락과 이익 감소가 이미 시작된 뒤였다. 이번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107조 4,000억 원(전년 대비 782.5% 증가), SK하이닉스는 컨센서스 77조 원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가 먼저 크게 내려왔다.
우리는 시장이 과거 사이클의 낙폭과 속도를 이번에도 그대로 가정해 가격에 반영한 측면이 크다고 본다. 이것은 해석이다. 주가가 이익보다 앞서 움직였다는 사실이 이익이 꺾이지 않는다는 보증은 아니다. 그래도 그 가정이 맞으려면 과거와 같은 구조여야 하는데, 이번에는 구조가 다르다.
참고로 16일 종가를 앞선 기사의 12개월 선행 EPS·BPS 추정치(삼성전자 약 6만 6,300원·15만 7,300원, SK하이닉스 약 44만 9,800원·85만 8,000원)에 대입하면 선행 PER은 삼성전자 약 3.3배, SK하이닉스 약 2.8배, PBR은 각각 약 1.4배, 1.5배다. 이후 바뀐 컨센서스는 반영하지 못했다. KB증권은 2027년 예상 PER을 삼성전자 3.1배, SK하이닉스 2.6배로 제시했다. 낮은 PER이 곧 바닥을 뜻하지는 않지만,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 한 가격이 이미 많은 악재를 반영했다고 볼 근거가 된다.
2018년 사이클에서는 HBM이 업황을 좌우할 만한 비중이 아니었다. 지금은 AI 서버용 HBM이 메모리 사업의 별도 층을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은 HBM 웨이퍼가 글로벌 D램 생산능력의 약 20%를 차지하고 내년에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도 2025년 18%에서 2027년 약 30%로 올라설 것으로 본다(보도 기준).
범용 D램과 다른 점은 거래 방식이다. HBM은 연간 단위로 계약돼 현물이나 분기 계약 시장보다 가격 조정 속도가 느리다(트렌드포스). 물량도 상당 부분 선판매 상태다. 삼성전자는 4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준비된 HBM4 물량이 모두 팔렸고,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약 10개 주요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도됐다. 점유율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2분기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18%다(보도 수치이며 합계는 반올림 차이로 100%를 넘는다).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우위가 유지된다고 봤다.
가격 전망도 우호적이다. 2027년 주력 제품인 HBM4의 가격 협상이 올해 2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전자는 1Gb당 4달러대 중후반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도는 이것이 최종 계약가격이 아니라 협상용 제시가라고 명시한다. HBM3E가 1Gb당 약 1.5달러로 거론되는 점과 비교하면 3배를 넘는다는 것이 해당 보도의 계산이다. 트렌드포스는 2027년 HBM 혼합 평균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21% 오를 것으로 본다(모든 제품이 121% 오른다는 뜻은 아니다). HBM 생산이 범용 D램 웨이퍼를 잠식해 범용 공급도 빠듯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 범용 D램이 과거 사이클의 문법대로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계도 분명하다. HBM은 이번 급락의 핵심 원인인 'AI 투자 수익성 의구심'과 가장 직접 연결된 제품이다. AI 투자가 꺾이면 HBM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2027년 가격은 협상 중이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4 공급이 하반기부터 본격 확대되면 가격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이익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다. 범용 D램이 과거 사이클대로 갈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둬야 한다. 다만 사이클의 한 축이 연간 계약과 선판매로 움직인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락의 모양은 과거와 달라질 수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0월 15일자에서 "반도체 산업이 대폭락으로 가는가"를 물으며, 하락이 오더라도 호황만큼 가파르지는 않을 이유를 짚었다. 핵심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과점이다. 첨단 메모리를 만드는 업체는 1990년 20곳 이상에서 지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곳으로 줄었다. 중국이 신규 진입자를 내놨지만 첨단 장비를 구하지 못해 선두권에는 못 미친다고 이 매체는 봤다. 둘째, 계약이다. 과거 메모리는 현물시장이나 단기계약으로 팔려 수요가 줄면 고객이 사지 않아도 됐고 가격이 무너졌다. 지금은 공급이 모자라고 업체가 적어 고객이 수년 치를 미리 계약한다. 엔비디아는 2029년 1월까지 공급 확보에 2,500억 달러 넘게 약정했고, 마이크론은 9월에 take-or-pay 계약이 2030년까지 매출의 35%(약 320억 달러, 대부분 현금 선수금 동반)를 고정했다고 밝혔다. 셋째, 재무다. 설비투자를 차입이 아닌 영업현금으로 충당하고, 삼성전자의 설비투자는 영업현금흐름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이 매체의 결론은 이렇다. 하락이 오면 "customers will share the hangover", 즉 고객도 숙취를 나눈다.
한국 두 회사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D램·낸드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 5곳과 계약을 마쳤으며 다른 대형 고객 5곳과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기본 기간은 5년이고, 매년 1년씩 늘리는 롤링 방식이다. SK하이닉스도 5년을 기본으로 하되 고객·제품별로 기간과 물량, 가격 방식을 달리한다고 했다.
한계도 있다. 이코노미스트 자신도 AI 지출이 멈추면 가격이 내리고 이익이 줄며, 고점에서 맺은 계약은 재협상 대상이 된다고 썼다. 부담이 '나뉘는' 것이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론의 35%는 65%가 고정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D램 가격이 2023년 초의 약 6배라는 데이터는 그만큼 내려갈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 두 회사는 LTA 비중과 선수금, 가격 하한 조항의 확인된 공개 수치가 많지 않다. 가격 급등에 대한 고객사의 반발도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래서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분담 체제가 "완성됐다"기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쓰는 게 정확하다.
SK하이닉스는 8월 19일 이사회에서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40조 원어치(발행주식의 약 3.3%, 2,407만 주) 자사주를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취득해 소각하고, 연간 고정배당은 1,500원이다. 추가 환원 규모는 10월 27일 3분기 실적과 함께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8월 21일 이사회에서 올해 주주환원을 최대 110조 원 규모로 정하고, 3분기에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약 30조 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세부 내용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이 항목에도 단서가 붙는다. 삼성전자의 110조 원 가운데 확정된 항목은 임직원 보상용 15조 원 자사주 매입뿐이고, 나머지 배당·소각 세부는 내년 1월 이사회로 넘어간다. 시장이 최대 200조 원까지 기대했다는 해석이 있고,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하락 반전했다. SK하이닉스도 7월에는 주주환원 확대 기대에 못 미친 실적 발표로 약 10% 급락한 바 있다. 시장이 환원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신호다. 삼성전자 배당이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 재원과도 연결된다는 해석이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다. 두 회사 모두 FCF의 절반 이상을 환원하겠다는 기준을 명시했고, 사이클이 꺾이는 구간에서도 현금 체력으로 이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서 세 요소가 만난다. HBM과 장기계약이 이익의 하단을 받치고, 주주환원이 현금의 하단을 받치는 구도다. 기대치를 넘는 추가 환원이 나온다면 27일은 시장의 평가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구조 변화가 낙폭을 줄일 것으로 보지만, 아래 신호가 나오면 판단을 다시 해야 한다.
| 일정 | 볼 지점 |
|---|---|
| 19일(월) | 미국 메모리주 약세의 반영 폭, 16일에 돌아선 외국인 수급이 이어지는지 |
| 21일 전후 | 램리서치·메타·테슬라 등 미국 기술기업 실적. 장비 업체의 메모리 투자 전망, AI 투자 지속성 |
| 27일 |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추가 주주환원 규모, HBM·장기계약 관련 언급 |
| 10월 말 | 삼성전자 이사회의 3분기 배당 확정, 3분기 확정 실적과 HBM4·LTA 진행 상황 |
| 11월 19일 | SK하이닉스 40조 원 자사주 취득 기간 종료 |
16일 반등이 추세 전환인지 기술적 반등인지는 이 일정을 거치며 가려질 것이다.

서킷브레이커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발동됐다. 7거래일 새 21% 빠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선행 PER 3배 안팎까지 내려왔다. 과매도 구간인지, 이익 추정이 흔들리는 초입인지가 관건이다

이재용 회장이 홍라희 명예관장에게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증여도 받아 지분을 1.75%로 늘렸다. 조정 국면의 저점 매수로 읽을 여지는 있지만, 일가 내부 거래라는 성격을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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